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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살구나무’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뜨는 <위키백과>에서는 살구나무 잎과 꽃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잎은 길이 5~9 cm, 너비 4~8cm로 자라며 꽃은 흰색에서 분홍빛을 띤다.”
요컨대 살구꽃이 ‘흰색에서 분홍색을 띤다’는 것인데, 여러 해 살구꽃을 사진으로 찍어온 경험으로 보면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살구나무 가운데 제일 오래된 나무는 개화는 조금 늦어도 ‘흰색에서 분홍빛을 띠’는 꽃을 피운다.
올해는 산책길 코스를 이리저리 바꿔보는데, 위의 살구나무 근처에 있는 농장에서 조금 다른 살구나무를 만났다. 처음엔 워낙 붉은빛이 강해서 복숭아꽃인 줄 알고 무심히 지나쳤다. 그런데 하루는 지나치다 말고 유심히 들여다보니, 분명 꽃받침이 뒤집힌 꽃이다. 적어도 살구꽃을 다른 장미과의 꽃들과 구별짓는 가장 큰 차이가 꽃받침의 형태 아니던가.
워낙 헛갈려서 인터넷에서 ‘분홍 살구’를 검색하니 몇 군데에 비슷한 꽃이 보였다. 품종의 차이인가 싶어 다시 검색해 봐도 마땅한 결과를 찾기 어려웠다. 비슷한 결과처럼 보이는 건 국립생물자원관의 ‘한반도의 생물다양성’이라는 꼭지의 ‘살구나무’ 항목이다.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피는데 지름 25~35mm, 꽃자루가 거의 없으며 연한 홍색이다. 꽃받침잎은 5장이며 홍자색이고 뒤로 젖혀진다. 꽃잎은 5장이고 둥근 모양이다.”
마땅히 물어볼 데도 없으니 일단 그리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집 근처의 외진 농장에서 복사꽃 같은 나무 몇 그루를 만났다. 마침 주인이 있어서 물어보니 살구나무란다. 어느새 살구꽃도 지는 시기여서 이제 더는 비교할 수는 없다. 철따라 피고 지는 꽃도 이리 저마다 다르니, 우리의 ‘앎’이란 기실 얼마나보잘 것 없는 것인가.
2023. 4. 2.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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