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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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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풀이’가 아니라 ‘뒤풀이’다

by 낮달2018 2020.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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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의 첫 소리가 된소리나 거센소리일 땐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는다

한글 맞춤법에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가 ‘사이시옷’이다. 이는 사잇소리 현상을 표시하기 위해 앞말이 모음으로 끝났을 때 받침으로 붙이는 ‘시옷(ㅅ)’이다.

 

(1) 시내 + 가 [시내까] → 시냇가

(2) 초 + 불 [초뿔] → 촛불

 

위 보기처럼 두 낱말이 어울려 새 낱말을 이룰 때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걸 표시하기 위해 ‘사이시옷’을 쓰는 것이다. 물론 앞말에 이미 받침이 있을 때는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는다.

 

(1) 산 + 길 [산낄} → 산길

(2) 호롱 + 불 [호롱뿔] → 호롱불

 

모든 말에 이런 원칙이 지켜지면 좋은데, 문제는 여기 예외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일일이 그걸 다 들여다볼 수는 없으니 몇 가지 예외를 살피는 것도 사이시옷 공부에 유용할 듯하다.

 

한자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

 

‘한자어+한자어’로 된 합성어일 때에는 어떤 소리 환경에서도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지 않는다. 실제 한자어 합성어에서는 뒷말이 된소리로 나는 경우가 아주 많다. 그러나 대원칙은 여기에는 사이시옷을 적지 않는다는 것이다.

 

(1) 대가(代價) [대까] → 댓가(×)

(2) 초점(焦點) [초쩜] → 촛점(×)

 

그러나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이 여섯 개 낱말들은 그 소리가 확실하게 인식된다고 보아 사이시옷을 받쳐 적는다.

 

(1)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이 밖에 ‘한 낱말 아래에 다시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나는 낱말이 이어질 경우’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는 걸 기억해 두어야 한다. ‘순우리말+순우리말’, ‘순우리말+한자어’로 된 합성어이더라도 ‘ㄲ,ㄸ, ㅃ, ㅉ’(된소리)나 ‘ㅋ, ㅌ, ㅍ, ㅊ’(거센소리) 앞에서는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는다는 것이다.

 

뒷말이 이미 거센소리나 된소리로 나기 때문에 굳이 그걸 표시하는 사이시옷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예는 다음과 같다.

 

(1) 갈비-뼈 갈빗뼈(×)

(2) 위-쪽 윗쪽

(3) 아래-쪽 아랫쪽(×)

(4) 뒤-편 뒷편(×)

(5) 위-층 윗층(×)

(6) 뒤-처리 뒷처리(×)

(7) 뒤-풀이 뒷풀이(×)

(8) 뒤-뜰 뒷뜰(×)

 

그런데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된소리 ‘ㅉ’가 오지만 앞말에 사이시옷을 붙이는 경우다.

 

(1) 셋-째 세째(×)

(2) 넷-째 네째(×)

 

모든 행사마다 행사를 막으면서 뒤풀이를 하게 되는데, 나는 그걸 뒤풀이로 써 놓은 예를 거의 보지 못했다. 하나같이 ‘뒷풀이’인 것이다. 그런 ‘뒷풀이’에 참석하는 기분은 영 찜찜하다. 뒤풀이 장소에까지 가서 ‘가갸거겨’를 꺼낼 수는 없는 까닭이다.

 

 

2007. 8. 26.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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