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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꽃사과4

2023 가을 본색(1) 익어가는 열매들 결실과 수확의 계절, 주변에서 익어가는 과실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가을을 ‘결실’이나 ‘수확’의 계절이라고 이르는 것은 새삼스럽고도 진부하다. 한때는 그게 사람들이 쓰는 편지의 첫 부분인 계절 인사로 즐겨 쓰이긴 했지만, 더는 그 의미의 울림이 새롭지 않아서다. 그것과 동시에 쓰인 표현이 ‘천고마비’나 ‘독서’의 계절 등인데, 그것도 해묵어 화석이 되어버린 표현이다. 그나마 ‘조락(凋落)’의 계절이라고 하면, 앞엣것에 비기면 케케묵은 느낌이 덜하다. ‘조락’은 ‘시들어 떨어진다’라는 한자어인데, 정작 사람들은 그것보다는 ‘낙엽’의 계절을 선호한다. 결실이나 수확이 작물이나 과수의 숙성을 가리키는 낱말이라면, ‘조락’은 그 이후의 생태적 현.. 2023. 11. 1.
성년이 되어서야 만난 ‘사과꽃’, 그리고 사과 이야기 아름다운 ‘사과꽃’과 최상의 과일 ‘사과’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사과꽃은 당연히 사과나무에 핀다. 사과가 과수원에서 주로 익어가던 시절에는 일반인들이 사과꽃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과는 겨울철은 물론 연중 가장 널리 유통되는 과일이지만, 사과가 어떻게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그래서다. 유년시절, 사과는 흔한 과일이 아니었다 어랄 적 동네엔 사과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다. 한두 그루로 지을 수 있는 농사가 아니므로 사과 농사를 짓는 이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윗마을에는 집집이 낙동강 강변의 모래땅에다 조성해 놓은 과수원에서 사과 농사를 지었다. 과수원 주위에는 탱자나무 울타리가 쳐져 있었다. 봄가을로 소풍을 갈.. 2023. 4. 14.
6월에 익어가는 것들, 혹은 ‘화해와 평화’ 6월, 익어가는 꽃과 열매, 그리고 남북의 화해 6월, 익어가는 것들 6월이다. 한동안 다투어 피어나던 꽃들도 고비를 맞았다. 찔레에 이어 온 동네를 붉게 물들이던 장미꽃이 아마 동네에서 만난 마지막 봄꽃이 아닌가 싶다. 어느 날 불타오르기 시작한 장미는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시작하여 인근 공립 중학교, 그리고 산 아래 이어지는 주택가 담장으로 번져갔다. · 동네 한 바퀴-매화 지고 앵두, 살구꽃까지 동네 한 바퀴-매화 지고 앵두, 살구꽃까지 이미 곁에 당도한 봄을 주절댄 게 지난 15일이다. 그리고 다시 보름이 지난 3월의 막바지, 이제 꽃은 난만(爛漫)하다. 산으로 가는 길모퉁이 조그만 교회 앞에 서 있던 나무의 꽃봉오리가 벙글고 � qq9447.tistory.com · 동네 한 바퀴 ② 살구와 명자.. 2020. 6. 12.
동네 한 바퀴 ② 살구와 명자 지고 사과꽃 피다 4월도 중순, 사과꽃 피다 동네에 핀 꽃을 둘러보면서 쓴 첫 번째 글에서 ‘우리 동네 꽃 지도’ 어쩌고 하면서 건방을 떨었다. 그게 ‘건방’이란 걸 알게 된 것 이즘 들어서다. 늘 다니던 길 대신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면서 새로운 꽃나무를 여럿 만났기 때문이다. 고작 그 정도를 둘러보고 ‘지도’를 들먹였으니 건방도 그런 건방이 없다. [관련 글 : 동네 한 바퀴-매화 지고 앵두, 살구꽃까지] 늘 주변을 살피며 다닌다고는 하지만 우리 눈이란 그리 믿을 바가 못 된다. 겨우내 헐벗은 나무를 보면서 그게 피워낼 꽃을 알아보는 데에는 내공이 필요하다. 새 숲길로 다니던 나는 겨우내 이쪽 길은 아무래도 생강나무가 전의 길만 못한 것 같다고 여겼다. 우리가 참꽃이라고 불렀던 진달래도 어쩌다 눈에 띌 뿐이었다. 처음에.. 2020.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