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밥3 정월 대보름, ‘액은 보내고 복은 부른다’ 정월 대보름의 ‘세시 풍속’정월 대보름이다. 시절이 예전 같지 않으니 세상은 심드렁하기만 하다. 대보름은 고작 시장에서 절식(節食) 마련을 위한 ‘반짝 수요’로나 기억될까. 그러나 내 어릴 적에 정월 대보름은 설날에 못지않은 절일(節日)이었다. 한자어로 ‘상원(上元)’이라고도 하는 대보름은 백중(7.15.), 한가위와 함께 보름을 모태로 한 세시풍속일이다. 대보름은 음력을 사용하는 전통 농경사회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차고 이지러지길 거듭하는 달의 변화에서 꽉 찬 만월은 ‘풍요’의 상징이었다. 음양 사상에 따르면 달은 ‘음(陰)’, 즉 여성으로 인격화된다. 따라서 달의 상징구조는 달-여신-대지로 표상되며, 여신은 만물을 낳는 지모신(地母神)으로서의 생산력의 상징인 것이다. 태곳적 풍속으론 대보.. 2025. 2. 12. ⑥ 곡우(穀雨), 봄비는 촉촉이 내리고 봄의 마지막(6번째) 절기 곡우(穀雨) 곡우, 봄비가 자주 내리고 곡식이 풍성해진다 4월 20일(2024년은 19일)은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穀雨)다. ‘곡식 곡(穀)’에 ‘비 우(雨)’자를 쓰는데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비는 예나 지금이나 농사의 풍흉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특히 곡우 무렵은 논에 볍씨를 뿌려 못자리하는 때이므로 비가 필수적이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는 속담처럼 곡우 때 비가 오지 않으면 그해 농사를 망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되므로 “곡우에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는 속담이 생겼다. 곡우 무렵에 산란하는 조기는 알을 낳을 때 우는 습성이 있다. “곡우를 넘.. 2024. 4. 19. 대보름 아침, 책 몇 권 대보름 찰밥과 새로 산 책들 정월 대보름이다. 아침 식탁에 찰밥과 나물이 올랐다. 아내는 찰밥이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고 투덜댔지만, 나는 대추와 밤까지 넣어 지은 밥 한 그릇을 얌전히 비웠다. 나물은 고사리, 취, 냉이, 시금치 등이었는데 내가 늘 입에 올리는 아주까리 나물이 예전 맛이 아니었다. 나물 맛, 혹은 입맛 잎의 결이 살아 있으면서 담백한 풍미를 가진 게 아주까리 나물인데 어째 식감이 예전 같지 않았다. 너무 삶아 물러서 그런가, 고개를 갸웃하다가 나는 입에서 뱅뱅 도는 말을 삼켜버렸다. 아주까리 나물 맛이야 거기가 거길 터, 변한 건 내 입맛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저께 며칠 전 주문한 책 몇 권을 받았다. 퇴직 신청을 하면서 이제 책 사 읽는 것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2021. 3.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