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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선산(구미) 이야기 118

성주 성산, 옛 가야왕국의 자취, 고분군을 찾아서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 ‘가야 고분군’ 지난 1월 9일 성주를 다녀왔다. 벽진 봉계리의 해동청풍(海東淸風)비를 찾았다가 돌아오는 길에 성주읍에 들른 것이다. 성주는 2019년 봄, 성밖숲에 세워진 백년설 노래비를 찍으러 왔다 가고 처음인 듯하니 그새 3년이 지났다. 시골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요즘은 예전과 같지 않다. 해마다 인구가 줄긴 해도 지자체들은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위한 시설 투자를 계속하고,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데도 힘쓴다. 오랜만에 거길 찾아온 사람이 갑자기 달라진 시가의 모습에 헷갈리곤 하는 이유다. 요즘은 시골도 적잖이 변화한다 물론 무슨 상전벽해 같은 변화가 있지는 않다. 그러나 포장된 도로가 새로 나고, 낯선 건물 몇 채만 들어서도 달라지는 게 저잣거리의 풍경 아닌가. 2015.. 2022. 1. 19.
마지막 4개 섬, 경북에도 ‘무상급식’ 물결 미시행 4개 지역도 내년부터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시행키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간 ‘무상급식의 섬’으로 남아 있던 경상북도 시 지역에서도 내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되게 되었다. 군 지역에 이어 경북의 대다수 시 지역의 무상급식 계획에서 유독 4개 시 지역만이 빠진다는 게 알려진 것은 지난달 말께다. 마지막 섬 4개 시, 결국 여론에 굴복 전국에서 다 실시하고 있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간 큰 결정을 한 곳은 구미, 상주, 영주, 문경시였다. 이들은 대체로 저소득층 우선 지원(상주·문경), 일부 학년 지원(구미·영주) 등으로 무상급식 흉내만 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들 지역의 급식 지원 계획이 여론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지역 시민사회.. 2021. 12. 8.
“박정희 제사상 차리느라 아이들 밥상 걷어차냐” 구미 시민단체, 전면 무상급식 실시 요구해 ‘관철’… 남유진 시장 ‘내년부터 시행’ 약속 지난 5일 오전 10시 구미시청 현관에서 ‘초등 전면 무상급식 촉구 및 남유진 시장 규탄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 기자회견’이 열렸다. 30여 명의 시민단체 대표, 정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구미시는 초등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전면 무상급식, 구미 등 3개 시만 빠졌다 뜬금없이 무상급식 얘기가 나온 까닭은 최근 구미시가 상주시, 문경시와 함께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전체 지원이 아닌 일부 지원으로 계획하고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미 무상급식이 이뤄지고 있던 군 지역에 이어 2018년부터 다른 시 지역에서는 전면 무상급식이 예정돼 있는데 유독 구미시를 비롯한.. 2021. 12. 7.
카프 영화의 상징 김유영, 잊혀서 외로운 별로 남았다 구미 출신 사회주의 영화인 김유영 약전(略傳) 구미시 고아읍 원호리 원호초등학교 뒷담과 도로 사이의 공터에는 기념비 하나와 화강암 조형물이 몇 기가 세워져 있다. 길에 바투 붙어 있어도 행인이든 지나는 차량에서든 눈에 띄는 자리가 아니어서 거기 그런 기념물이 있다는 사실은 지역 주민들도 잘 모른다. 당연히 찾는 이들도 거의 없다. 카프 영화의 상징적 존재 김유영 기념비의 주인공은 원호리 출신의 영화인 김유영(金幽影, 본명 영득, 1908~1940)이다. 그는 “영화를 작가의 것이 아닌 민중의 것, 사회주의적 교화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시각”(김종원)으로 ‘무기로서의 예술론’을 견지한 카프(KAPF) 영화의 상징적 존재였다. 원호리에서 천석지기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구미 공립보통학교를 나와 대구 공립.. 2021. 12. 6.
선산 오일장 구경 2일과 7일에 열리는 구미 선산장구미에 옮아와 살게 되면서 짬이 나는 대로 인근 오일장을 둘러보자고 아내와 약속했었다. 그러나 그놈의 짬이란……. 선산 오일장을 찾은 게 더위가 절정이던 지난달 17일이다. 오전 10시쯤 집을 나섰다. 가는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선산읍은 구미시 통합 전의 선산 군청 소재지로서 신라시대에는 일선주(一善州), 숭선군(崇善郡), 고려시대에는 선주부(善州部), 조선시대에는 일선현, 선산군 등으로 불리었다. 선산이 면에서 읍으로 승격된 것은 1979년 5월이다. 선산, 군청 소재지에서 ‘구미시’의 소읍으로 1970년대 초 구미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구미는 선산군 소속의 읍이었다. 읍으로 승격한 것은 구미보다 1년이나 늦지만, 선산은 어디까지나 군청 소재지.. 2021. 9. 30.
구미는 민주당 시장 택했는데… ‘박정희 우상화 사업’ 중단 안 하나 참여연대도 ‘박정희 기념사업 중단’ 요구… 구미시가 명확한 입장 밝혀야 구미참여연대(공동대표 이봉도·전대환, 아래 참여연대)가 석 달 만에 보도자료를 냈다. “박정희 기념사업의 즉각적인 중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이다. 참여연대가 보도자료를 내지 않은 지난 석 달간 구미 지역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6·13 지방선거가 치러졌고, 선거 결과 24년 만에 구미시의 지방 권력이 바뀌는 반전이 있었다. ‘보수의 심장’으로, ‘영남 성골’로도 비유되는 이 구여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아성에서 민주당 소속의 장세용 시장이 당선됐다. 민주당은 6개의 도의원 선거구 중 3곳에서 승리했고, 시의원도 선거에 출마한 7명 전원이 당선하는 기염을 토했다. (관련 기사 : ‘박정희 고향’ 구.. 2021. 9. 5.
구미시의 ‘새마을’ 사랑, 시 예산은 새마을회 ‘쌈짓돈’? 구미시 새마을 예산 퍼붓기 구미시의 ‘새마을’ 사랑은 끝이 없다. 새마을회에 예산을 퍼부어 주기 위해 편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업의 이름만 바꾸면 보조금은 얼마든지 추가로 지원될 수 있고, 보조금과 위탁금의 구분조차 없이 마구잡이 지원이 이루어진다. 구미시 예산은 ‘새마을회 쌈짓돈’이라고 해도 될 판이다. 구미참여연대(아래 참여연대)가 2017년 구미시 예산을 분석한 결과다. 여러 차례 보도된 대로 구미시는 새마을 관련 조직에 모두 9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그 가운데 ‘제2 새마을운동’(1,200만원), ‘21세기 새마을운동’(3,100만원)이라는 항목의 예산도 포함되어 있다. ‘제2’, ‘21세기’ 새마을운동은 무엇인가 새마을운동에 ‘제2’, 또는 ‘21세기’라는 수식어를 얹으니 그럴 듯해 보이긴.. 2021. 7. 12.
새마을 ‘종주도시’ 자처한 구미시의 이상한 행정 작은 도서관 예산도 ‘새마을’ 때문에 엇갈리는 ‘종주(宗主)도시’ 구미 구미는 자칭 ‘새마을운동 종주도시’다. 2012년 9월 선포된 구미시장(남유진)과 구미시 새마을회장(김봉재) 명의의 ‘종주도시 선언문’은 ‘새마을운동’이 ‘최빈국의 나라’였다가 ‘선진국 반열’에 우뚝 서게 한 ‘영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신 박정희 대통령’의 과업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하여, 1978년에 ‘새마을과를 신설한 이래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새마을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구미시는 ‘가슴 속에서 펄럭이는 새마을 깃발의 자부심을 안고 대한민국 새마을운동의 정통성을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하며 ‘새마을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가 준비된 구미시’가 ‘새마을운동 종주도시임을 선포’했다. 새마을 종주도시답게 구미시는 새마을운동에 거.. 2021. 7. 4.
159억짜리 ‘박정희 역사자료관’에 ‘역사’가 빠졌다 [방문기] 예비 개관한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지난 6월 30일, 숱한 논란 끝에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이하 자료관)이 문을 열었다. 9월 정식 개관에 앞선 예비 개관이라는 소식을 듣고 자료관 누리집에 접속하여 다음 날 관람을 예약했다. 누리집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시간당 관람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하여 예약을 받고 있었다. 애당초 관람객으로 자료관이 붐비는 일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짐작은 틀리지 않았다. 예비 개관 2일째,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이른 시간이긴 했으나, 직원 몇 명과 청색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 안내자들 외에 자료관에서 만난 관람객은 불과 서너 명에 지나지 않았다. 박정희(1917~1979) 전 대통령의 출생 100돌인 2017년부터 국비 64억 등 159억 원을 들여 지은.. 2021. 7. 3.
1천억 건물 비워놓고 기어이 ‘박정희 유물관’ 지어야 하나? ‘박정희 기념사업’ 뒷설거지는 민선 7기 시장·도지사의 몫 남북정상회담에 이어지는 북미회담이 모든 정치적 의제를 집어삼켰다곤 하지만, 일주일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는 시나브로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예상을 뒤집는 대구 경북에서의 정당별 지지도 추이에 유권자들은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실감한다. 그러나 6월 13일 투표는 예정대로 시행될 것이고 다음날이 밝기 전에 당락도 판가름 날 것이다. 어느 당의 누가 당선하든 7월 1일부터 이들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지방자치의 상당 부분은 이들의 손에서 결정되고 집행될 것이다. 파행의 박정희 기념사업, 뒷 설거지는 신임 단체장의 몫 새삼스레 지방선거 이후를 원론적으로 짚어보는 것은 새로 지방행정을 맡게 되는 이들에 의해서 전임자들이 남긴 사업이 어떻게든 마무리되고 정리될 .. 2021. 6. 10.
구미시, ‘새마을과’ 폐지할 때가 되었다 구미참여연대, 구미시 새마을과 폐지 요구 지난 5월 25일,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새마을운동 제창 47주년을 맞이해 ‘새마을의 날’ 기념식을 열고, 새마을 운동의 지속적 추진을 다짐했다. 경상북도는 1973년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새마을과를 만든 광역자치단체고, 구미시는 87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새마을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자칭 ‘새마을 종주(宗主)도시’다. 구미참여연대, 구미시에 ‘새마을과 폐지’ 요구 나흘 뒤, 구미참여연대(공동대표 김찬 외, 아래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관이 주도하는 ‘새마을운동’은 개발독재 시대의 상징”이라며 구미시가 “‘새마을과’ 폐지로 시민자치의 새 모델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관 주도의 구미 새마을운동은 ‘정치적 필요에 따라 시대.. 2021. 6. 9.
다시 ‘북봉산’ 우리 동네 뒷산, 북봉산 지난 주말에 아내와 함께 ‘마침내’(!) 북봉산에 올랐다. 가파른 우리 아파트 뒷길을 피해 이웃 아파트의 뒷길을 택했다. 조팝꽃이 하얗게 핀 산기슭을 오르자 평평하고 제법 널따란 등산로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길은 매우 평탄하고 넉넉하게 산마루를 타고 정상으로 이어졌다. 대개 산이 그렇듯 북봉산은 소나무가 많은 산이다. 이 산이 4월부터 짙푸르러 보이는 것도 신록으로 옷을 갈아입는 잡목들 가운데서 소나무가 그 변함없는 푸른빛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주말인데도 등산객은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한 시간 남짓 오르니 정자 하나가 나타났다. 산꼭대기에 정자를 세우는 것은 이 지역의 특징인 듯하다. 북봉산 정상이다. 해발 388m. 산악인들이 세운 빗돌 곁에 벽진 이씨의 한 종회가 세운 ‘.. 2021.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