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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진 세상에 /텃밭일기

[2025 텃밭 농사] ② 흉내만 냈는데도 감자는 무럭무럭 자랐다

by 낮달2018 2025. 4. 29.

잎이 무성해진 감자, 고추와 가지 심기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 3월 13일에 감자를 심고, 3월 24일에 그냥 모양만 대충 갖추어 멀칭 비닐을 덮었다. 구멍은 뚫지 않았다. 신문지는 풀 막이용이다.

올 텃밭은 어쩌나, 내키지 않아서 어정쩡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그래도 밭을 묵혀 둘 순 없다 싶어서 감자를 심은 게 지난 3월 13일이다. 묵혀 둔 밭을 일구어서 대충 이랑을 만들어 설렁설렁 감자를 심었다. 선산 오일장에서 씨감자 만 원어치를 사 왔는데, 손바닥만 한 밭에 심고 나니 거지반이나 남았다. [관련 글 : 밭을 묵혀 둘 수 없어서 감자를 심었다]

 

아내가 이랑을 비닐로 덮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지만, 올핸 그냥 가자고 얼버무렸다. 두 번째 감자 농사를 지으며 멀칭 없이 해도 별문제가 없었던 게 떠올라서였다. 그러나 아무래도 찝찝하다 하여 3월 24일에 밭에 들러 비닐을 덮었다. 심은 뒤에 거꾸로 하는 일이라, 대충 모양만 갖추어서 덮었다. 마땅히 모종 자리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어디쯤인지 종잡을 수 없어서, 나중에 싹이 올라오면 구멍을 내자고 했다. 감자 이랑 옆에 풀이 무성해서 일단 무얼 심어도 되도록, 우선 멀칭부터 해 놓았다.

▲ 4월 5일에 들르니, 그간 거센 바람에 허술하게 덮은 비닐이 벗겨져 이랑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래도 한두 군데 싹이 보였다.
▲ 감자 싹이 올라온 곳에 비닐에 구멍을 내주어 숨을 쉬도록 해 주었다.
▲ 4월 초순, 집 앞 산의 중턱에 있는 복사밭에는 복사꽃이 한창이었다.

4월 5일에 집 앞, 산 중턱에 복사꽃이 곱게 필 때, 들르니 긁혀서 터진 비닐 틈으로 몇 군데 싹이 터 있었다. 싹 둘레에 구멍을 내어주었다. 4월 14일에 들렀을 땐, 싹은 이미 대세가 되어 있었지만, 중간에 뻐끔하게 빈 데가 더러 있었다.

▲ 4월 14일에 들러 싹이 올라온 부분에 구멍을 뚫어주었다.

그리고 오늘(4.28.) 들르니, 그간 얼마나 무럭무럭 자랐는지, 이제 제법 잎이 무성해져 꼴을 갖추고 있었다. 한껏 게으름을 피운 밭 임자의 입이 헤 벌어졌다. 어쨌든 작물이 잘 자라는 걸 보고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농부란 없는 것 아닌가 말이다.

 

나는 시내 농약사에서 사서 간 고추와 가지 모종을 심고, 아내는 감자 포기 사이에다 비료를 주었다. 최소한만 하자며, 고추는 7포기, 가지는 2포기만 샀다. 그냥 풋고추나 따 먹고, 가지는 2포기로도 충분하다 싶어서였다. 대신 멀찍하게 사이를 두고 가지를 심었다.

 

감자를 물을 조금 주다 말고 보니 벌써 정오가 가까워져 우리는 서둘러 일을 마무리하고 귀로에 올랐다. 감자가 제대로 씨알이 굵어지려면 물이 필요한데, 요즘 너무 가문다. 언제쯤 비라도 한줄기 해 주면 좋으련만 하는데, 그건 어차피 인간의 몫은 아니다

▲ 4월 28일에 들른 감자밭. 감자가 자라 잎이 무성해져 제법 밭이 꼴을 갖추었다.
▲ 감자를 심은 이랑 옆에는 나중에 뭘 심든 일단, 멀칭을 해 두었었다. 28일엔 여기에 고추를 몇 포기 심었다.
▲ 고추는 약소하게 7포기만 심었다. 두 포기는 청양이다. 나머지 빈 이랑은 뭐로 채울까 고심 중이다.
▲ 노는 이랑 끝, 볕이 잘 드는 곳에 가지를 두 포기 심었다. 두 포기지만 이 가지는 여름내 우리 식탁에 열매를 공급해 줄 것이다.

 

 

2025. 4. 29.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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