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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선산(구미) 이야기

‘연화지’와 ‘봉황대’가 벚꽃을 만났을 때

by 낮달2018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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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북 김천시 교동 연화지의 ‘벚꽃 축제’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 김천 연화지는 시내에 있는 저수지로 주변의 마을과 건물들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다.
▲ 호숫가에는 개나리가 화사하게 피었고, 호수를 빙 둘러 심은 벚나무에는 벚꽃이 풍성하게 달렸다.
▲ 호수 주변의 아파트 건물이 호수 수면에 비친 반영도 볼 만하다.
▲ 호수 주변의 높은 건물은 전국에서 모여든 사진가들에게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 호수 왼쪽에서 바라본 봉황대(오른쪽 정자). 소나무가 심어진 인공섬이 보인다.

지난해 벚꽃 지고 난 연화지를 찾아서 “벚꽃이 지고 없어도 ‘연화지’와 ‘봉황대’는 아름답다”를 썼었다. 꽃이 지고 난 연못과 주변 풍광은 그만하면 훌륭했다면서 내년에는 놓치지 않으리라고 마음먹었다. 3월 말에서 4월 초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옛 친구로부터 벚꽃 축제에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관련 글 : 벚꽃이 지고 없어도 연화지봉황대는 아름답다]

 

벚꽃 구경도 하고, 벗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양수겸장이다. 벗은 20여 년 전에 대기업에서 퇴직한 뒤 여러 곡절 끝에 트럭에 풍선과 장난감 따위를 싣고 축제장을 주유하면서 아이들에게 그걸 팔면서 가계를 돕고 있는 참이다. 지난겨울에는 구미 ‘라면 축제’에도 다녀갔었다.

 

벗은 며칠 먼저 연화지 주변에 진을 치고 있는데, 나는 꽃피는 시기를 살펴서 3월 마지막 날인 일요일 오후에야 가족들과 함께 연화지를 찾았다. 꽃은 80%쯤만 피었는데도 연화지 주변의 풍광은 압도적이었다. 연못 주위로는 넘치는 인파 사이로 벗을 찾았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보아하니 벗의 장사는 별 재미가 없는 듯했다. 아이를 동반한 부모가 지갑을 열지 않는 한, 매출이 올라갈 일이 별로 없다. 그래도 매대는 지켜야 하니 따로 담소를 나눌 형편도 아니다.

▲ 연화지 중간쯤에 있는 섬에 세운 정자 봉황대(봉황루)에도 사람들이 발길이 이어진다.
▲ 봉황대로 들어가는 조양문 앞에 친 벗의 장난감 전. 파라솔 왼쪽에 벗의 뒷모습이 보인다.

다음은 한 시간 남짓 연못 주위를 돌면서 찍은 사진이다. 벚꽃의 미덕은 가지에 다닥다닥 붙어서 핀 풍성한 꽃잎에 있다. 그것도 붉은빛이 도는 하얀 꽃이 주는 여운이 남다르다. 그것도 호수의 물빛과 만나니 더 말해서 무엇하랴.

 

욕심 같으면 인적 드문 호젓한 호숫가를 천천히 거닐고 싶지만, 전국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유일한 축제에 대해서는 언감생심 아닌가.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해서 그 풍광마저 망치는 것은 아니니, 마음을 다독이며 둘러볼 일이었다. 야간 경관 조명시설도 완비했으니, 야간에도 넘치는 인파는 이어질 것이다.

 

다음 날 밤에 야경을 보러 와서 벗과 시간을 갖기로 하고, 근처 카페에서 차를 한 잔 마시고, 유명한 호박 칼국수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우리는 귀로에 올랐다. 구미의 샛강 벚꽃도 내일이면 만개할 것이다. 이래저래 올 봄은 벚꽃으로 풍성해질 듯하다.

▲ 조양문 옆에서 바라본 인공섬의 소나무. 수면에 비친 나무 가지가 아름답다.
▲ 연화지 오른쪽에서 바라본 봉황대.
▲ 봉황대로 들어가는 돌다리. 왼쪽은 조양문이고, 가운데 정자가 봉황대가 있다.

 

 

 

2024. 4. 3.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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