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미디어 리포트

연초 일간지 만평(漫評) 둘러보기

by 낮달2018 2022. 1. 10.
728x90
SMALL

▲ 새해 만평들. 위로부터 김용민(경향신문), 장봉군(한겨레신문), 손문상(프레시안)의 만평 .

만평(漫評)은 말 그대로 ‘질펀한[만(漫)] 품평[평(評)]’이다. 그것은 대상에 대한 삐딱한 눈길과 비웃음, 조롱, 익살스러운 모방, 반어 등의 방법을 통해 특정 시기 한 사회의 모순과 불합리를 고발한다. 그것은 단 한 컷의 그림으로 독자의 감성에 호소한다.

 

신문 만평이 그 걸쭉한 풍자성으로 신문의 인상적인 단면으로 떠오른 것은 새 신문, <한겨레 신문>의 ‘한겨레 그림판’부터가 아닌가 한다. 그 이전에 신문 만평이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박재동의 만평은 이전과 달리 간단한 대사를 과감하게 썼고, 당대의 권력자들을 캐리커처를 통해 저잣거리로 끌어내리면서 전 시대의 만평과 분명히 구분되었기 때문이다.

 

<한겨레>의 그림판은 현재 장봉군 화백이 맡고 있다. 그림은 잘 모르지만, 그의 그림은 터치는 좀 굵어 보인다.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이나 <경향닷컴>의 김용민 화백의 그림이 주로 인물들의 표정을 과장하는 해학적 터치 중심인데 비기면 그런 특징은 훨씬 두드러져 보인다.

 

<프레시안>과 <경향닷컴>, 두 화백의 그림은 좀 닮았다. 둘 다 원색을 표현하되, 손 화백의 그림이 훨씬 회화적인 것 같다. 그런 만큼 훨씬 어두워 보인다. 그에 비기면 김 화백의 그림은 해학이 넘친다. 풍자의 대상들이 보여주는 표정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의 탐욕스러운 얼굴 모습도 풍자와 조롱기를 강화한다.

 

지난 1월 1일의 만평 세 편에서 보이듯 손 화백의 그림은 비관적이고 어둡다. 대신에 그것은 독자의 분노에 호소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머지 두 화백의 그림은 단순한 풍경 속에 사랑과 희망을 담담하게 읊조리고 있다.

 

지난 9일, 10일의 장봉군, 손문상 화백의 만평을 골랐다. 몇 자라도 텍스트를 붙이는 게 사족일 터이니 생략한다. 만평들은 우울한 연초의 풍경들을 담았다. 씁쓸하지만 우리는 세 화백이 그린 세상을 무심히 살고 있다.

 

▲ 한겨레 그림판(장봉군, 1월 9일)

 

▲ 프레시안(손문상, 1월 10일)

 

 

2008. 1. 10. 낮달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