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교단(1984~2016)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말을 잃었다

by 낮달2018 2021. 10. 24.
728x90

시민과 교사들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규탄 공동 기자회견’

▲ 정권이 이걸 원하나? 퇴행의 역사는 반복된다 .

한동안 바빴다. 여든셋 장모님이 떠나는 먼 길을 배웅해야 했고, 이런저런 일 때문에 곁을 돌아보는 게 쉽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에야 겨우 정신을 가다듬었다. 자정 넘어 날아온 텔레그램으로 이웃 시군에 사는 명퇴 동료가 보낸 메시지가 허탈했다.

▲이웃 시군에 사는 명퇴 동료가 보낸 메시지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을 요구한 기자회견에 퇴직 동료들이 다수 참여했다.

친구가 말한 ‘거기’는 안동시청 앞에서 시민들과 교사들이 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규탄 공동 기자회견’이다. 나는 그에게 물어서 그런 행사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 이 기자회견에 나온 이들 가운데 퇴직한 선배, 동료 교사들도 눈에 띄었다.

 

시민과 교사들이 굳이 안동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유가 있다. 안동은 시청에 걸린 현판(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에서 나타나듯 ‘항일투쟁 독립운동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기자회견문 끝에 “안동을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말한다. 그 정신문화의 본질은 항일 독립운동이며 독립운동의 정신은 반독재 민주화와 반신자유주의 운동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라고 한 것도 같은 의미일 터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선 더는 할 말이 없다. 어쩌다 이 나라가,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가치관의 전도를 이야기하지만, 국정화로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수작이야말로 그 극치라고밖에는 더 말할 수 없는 일 아닌가.

 

퇴행의 역사, 국정화로 가는 것도 모자란 모양이다. 그예 행정자치부는 반상회를 통해 국정교과서 홍보를 지시했단다. 어쩌면 조만간에 국정화를 반대하는 좌파 종북 매국 세력을 규탄하기 위한 70년대식 궐기대회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2015. 10. 24. 낮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