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연, <스마트 친일 인명사전> 앱 출시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 인명사전>을 발간한 것은 2009년 11월이었다. 4,389명의 친일 인사가 수록된 전 3권 총 3,0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 사전이 빛을 보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해방 반세기를 넘겼어도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반역사성’도 그러했거니와 사전이 탄생하기까지 유무형의 압력과 방해도 적지 않았다.
2003년 말에 국회에서 <친일 인명사전> 편찬을 위한 기초조사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은 대표적 사례라 할 만하다. 분기탱천한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이듬해 1월 모금 캠페인 ‘<친일 인명사전> 편찬 국민의 힘으로’가 돛을 올렸다. 단 열하루 만에 3만여 명이 대거 참여한 이 캠페인은 삭감액인 5억 원 전액을 모금하는 성과를 이루며 <친일 인명사전> 발간의 대의를 다시금 확인하게 해 주었다.
경술국치 102돌인 지난 8월 29일 0시부터 민족문제연구소는 이 <친일 인명사전>을 어플리케이션으로 제작해 발매를 시작했다. 이 앱의 공식 이름은 ‘스마트 친일 인명사전’.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 인명사전> 발간 과정에 보여준 국민들이 보여준 놀라운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고 <친일 인명사전>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당시의 약속을 지키고자 앱을 개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친일 인명사전>은 간행했지만, 사전의 대중적 보급은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였다. 30만 원짜리 고가의 사전을 개인이 구매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공공도서관과 학교를 대상으로 한 사전 보급률도 미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앱 ‘스마트 친일 인명사전’을 개발한 이유다.
이 앱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내 손안의 친일 인명사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인명 외에도 분야별· 지역별· 출생연대별 등 다양한 영역별 검색이 가능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당초 무료 이용을 검토했으나 개발비용과 종이책 보급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부득이 앱 가격을 1만원으로 책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수료와 세금 등 경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건당 약 5천원)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시민역사관 건립 기금으로 적립된다고 한다.
이 앱은 현재 안드로이드폰(구글)에서만 내려받기가 가능하다. 애플용은 승인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해 9월 말 개통된다고 한다.
어제 민족문제연구소의 소식을 받고 바로 ‘스마트 친일 인명사전’을 내려받았다. 따로 저장하기가 불가능한 것이 흠이지만 사전을 검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앱의 활용 가치는 충분하리라.
2012. 8. 30.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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