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일자리2

‘봄’은 ‘밥’이고 ‘민주주의’다 이성부 시인의 시편 ‘봄’을 읽으며 유난히 지난겨울은 추웠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하는 게 맞지만 고단하게 살아가는 헐벗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지난겨울 추위는 혹독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영상의 기온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바깥바람은 차고 맵다. 입춘 지나 어저께가 우수, 그래도 절기는 아는지 어느새 한파는 고즈넉이 물러나고 있는 낌새다. 아직 봄을 느끼기에는 이르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새 우리는 ‘지난겨울’을 이야기하고 있다. 겨울의 막바지에 서 있지만 우리는 정작 이날을 겨울로 느끼지 않으며, 우리가 서둘러 온 이른 봄 가운데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계절 가운데 ‘봄’만큼 다양한 비유나 상징으로 쓰이는 게 또 있을까. 일찍이 이 땅에서 ‘봄’은 빛과 희망이었고, 해방과 독립이었다. .. 2021. 2. 21.
은퇴, 혹은 세대교체 오는 2월 말을 끝으로 나는 교직을 떠나게 되었다. 1984년부터 선 교단에 머문 시간은 31년, 정년을 세 해나 남기고 나는 이 ‘혹성’을 탈출한다. 동갑내기 친구들 가운데 지금도 직장 생활을 하는 이는 거의 없다. 이들은 일찌감치 퇴직했기 때문이다. 2, 3년 전부터 예고된 50대 중후반 세대들의 은퇴 러시에 어느덧 나도 합류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른바 베이비붐(baby boom) 세대, 한국전쟁 뒤인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인구가 급증할 때 태어난 베이비부머(baby boomer)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전체 인구의 14.5%인 714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한평생 가정과 사회를 위해 애썼지만 아무 준비 없이 은퇴를 맞이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중 65.. 2021.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