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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살사리꽃2

가을, 코스모스, 들판 지난주에 안동댐 부근에 코스모스밭이 있다 해 찾아갔다가 허탕을 쳤다. 어제 오전에 잠깐 교외로 나갔다. 봉정사로 들어가는 길 양쪽에 코스모스가 성기게 피어 있었기 때문이다. 방심한 사이 어느새 가을이 성큼 깊었나 보다. 들판에는 벼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줌과 망원, 단렌즈를 바꿔 가면서 코스모스를 사진기에 담았다. 사진을 찍게 된 지도 꽤 되었건만 나는 여전히 조리개를 많이 열어서 배경을 뭉개는 사진을 선호하는 편이다. 애당초 촬영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아서겠지만 사진에 관한 생각은 여전히 초보의 그것을 벗지 못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접사로 찍으니 조리개를 죄어도 배경이 흐려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어차피 사진은 ‘뻥’이다. 인간의 눈을 대신할 수 있는 렌즈 따위는 없는 것이다. 대수롭지 않은 풍경.. 2019. 9. 25.
[사진] 구미시 ‘장천 코스모스 축제’ 구미시 장천면에서 베풀어진 2013 코스모스 축제 멕시코 원산인 코스모스 속 한해살이풀 코스모스(Cosmos bipinnatus)는 이미 가을꽃의 대표 주자로 뿌리를 내렸다. 우리 고유어로는 ‘살사리꽃’. 우리 어릴 때만 해도 가을철 길가에 핀 꽃은 대부분이 코스모스였다. 하늘거리는 연약한 줄기에 핀 꽃은 화사하면서도 청초했다. 코스모스에 바치는 '헌사'들 그 연련한 빛깔, 그 청초함에 바치는 헌사도 착하다. 시인 윤동주는 “청초한 코스모스는/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시 )라 노래했고 “몸달아/기다리다/피어오른 숨결”이라 노래한 이는 이해인 수녀다. 시인 조정권은 “십삼 촉보다 어두운 가슴을 안고 사는 이 꽃을/고사모사(高士慕師) 꽃”이라 부르자고 제안한다. ‘제 스승을 홀로 사모한다는 뜻’으로 부르는.. 2019.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