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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기억2

박정희 재떨이 모시는 200억짜리 ‘자료관’이라니… 1,368억 들여 ‘박정희 도시’ 만들기 나선 구미시…누구를 위한 기억인가 재떨이가 화제다. 그것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이라고 기증된 재떨이다. 뜬금없이 재떨이가 화제가 된 것은 경북 구미시에서 총사업비 200억 원이 소요되는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을 세우려 하면서 거기 보관할 ‘유물’을 기증받는 캠페인을 벌이면서다. 애당초 구미시가 세운 유물 확보 사업의 취지는 야심 찼다. ‘(……) 개인이 자료를 관리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도난 멸실 훼손 등으로부터 자료를 보호하고, 건립 예정인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의 전시 교육 연구에 활용’하겠다며 구미시는 ‘유물 기증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재떨이’는 어떤 역사를 환기해 줄까 그러나 1차 캠페인(2016.4~7)에 이은 2차 캠페인(2016... 2021. 4. 28.
카메라, 카메라 (2) 펜탁스에서 펜탁스로, 카메라와 함께한 시간들 처음 사진기를 구경한 건 예닐곱 살 때쯤으로 기억된다. 열한 살 위의 누나를 따라다니면서 사진사를 만났다. 그 무렵 카메라는 워낙 귀한 물건이어서 그걸 가지고 다니는 이들은 ‘하이칼라’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사진사들도 대단한 인기를 누리던 때인데 누나와 함께 있었던 사진사는 사진을 찍어주면서 마을을 도는 이른바 ‘영업활동’ 중이었던 것 같다. 사진과의 첫 만남 나는 완강하게 사진 찍기를 거부했다.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무언가 두려웠던 것 같다. 마을 뒷동산에는 늙은 소나무가 많았다. 나무를 꽤 잘 탔던 나는 솜씨를 뽐내려고 구부정하게 굽은 소나무에 기어올랐다. 그 순간을 사진사는 놓치지 않았고 불의에 사진을 찍힌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사진을 .. 2020.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