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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극락전4

도리사, 드는 이 편안히 품어주니 ‘최초 가람’ 아닌들 어떠랴 [선산 톺아보기 ⑬] 태조산(太祖山) 도리사(桃李寺)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태조산 도리사(桃李寺) 일주문은 도리사 2Km 앞 아스팔트 길 위에 세워져 있다. 거대한 콘크리트로 지은 이 산문에는 금빛으로 쓴 ‘해동 최초 가람 성지 태조산 도리사’란 현판이 달려 있다. 도리사는 거기서 느티나무 가로숫길로 산길을 십여 분 더 가야 있다. 정말 도리사는 ‘해동 최초 가람’일까 태조산(太祖山 691.6m)은 선산의 진산인 비봉산의 동쪽 줄기에 해당하는 산으로 원래 이름은 냉산(冷山)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이 산에 어가(御駕)를 두어 숭신산성을 쌓고 후백제 견훤과 전투를 벌인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왕건은 925년 후백제 견훤과의 팔공산 전투에서 크.. 2022. 8. 6.
용연사(龍淵寺), 비슬산의 만산홍엽 용연사(龍淵寺)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면 반송리 비슬산 자락에 있다. 그리고 거기 달성군 옥포면 너머 논공읍에는 이제 15개월째 이른바 ‘짬밥’을 먹고 있는 아들 녀석이 근무하고 있는 부대가 있다. 두 달만의 면회. 외출을 허락받은 아이와 함께 우리는 이 절집 아랫마을에서 곰탕과 산나물비빔밥을 먹었고, 절 구경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시간을 죽이기 위해 바야흐로 깊고 짙어진 만산홍엽(滿山紅葉)을 한번 휘 돌아볼 수 있었다. 그 기슭에 용연사를 품고 있는 비슬산(琵瑟山)은 내가 다녔던 중학교 교가(“비슬산 정기를 얼싸 누리고……”)에도 등장하는, 팔공산과 함께 대구의 진산(鎭山)격의 산이다. 그러나 높이나 산세가 비슷한데도 비슬산은 팔공산보다 훨씬 작은 산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팔공산이 대구 북부를 에.. 2022. 1. 8.
일연의 인각사, 혹은 역사를 기억하는 방법 [가을 나들이 ②] 군위 인각사(麟角寺) 아미산 가는 길에 애당초 내 여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인각사에 들른 것은 아쉬움 때문이다. 군위군이 브랜드 슬로건으로 선정할 만큼 일연과 , 그리고 인각사는 지역의 풍부한 문화 콘텐츠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내 기억 속의 인각사는 한적한 시골, 초라한 전각 몇 채가 쓸쓸하게 서 있던 20여 년 전의 풍경에 머물러 있다. 물론 일연이 를 편찬한 절집이라고 해서 인각사가 규모를 갖춘 사찰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나는 거기서 일연의 시대를 떠올릴 단서라도 하나 찾아보고 싶었다. 아직도 인각사 대신 ‘인각사지’인 까닭 인각사는 고로면 화북리 화산(華山)의 북쪽 기슭 강가 퇴적 지대에 자리 잡은 절이다. 등에 의하면, 인각사 북쪽에 있는 높은 절벽에 전설상의 동물인.. 2020. 11. 11.
불국사의 발견, 또는 재발견 길라잡이 따라 불국사 답사, 불국사의 ‘발견’ 5월 첫날에 불국사(佛國寺)를 다녀왔다. 지난 3월 첫날의 ‘대구 근대 투어’에 이은 두 번째 답삿길이었다. 훌륭한 길라잡이는 답사객의 눈을 뜨게 해 주는 법, 나는 이웃 블로거 초석이 들려주는 불국사를 기대했고 그것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불국사, 첫 아이가 말문을 튼 곳 불국사는 아마 내가 난생처음 찾은 절집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고향 주변엔 절이 드물었고, 부모님은 불자와는 거리가 멀었다. 초등학교 수학여행으로 경주를 거쳐 부산을 다녀왔으니 그때 불국사를 빼먹었을 리가 없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어릴 적 여행의 기억은 온전하지 않다. 나는 초등학교 때에 들렀던 이 절집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언제 다시 나는 불국사를 찾았던 것일까. 글쎄,.. 2019.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