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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고모2

장○○가 최○○의 ‘외조카’라고? ‘외조카’는 없다 미디어에서 잘못 쓰는 ‘호칭어’와 ‘지칭어’ 친척 사이의 관계나 거기 따른 호칭의 체계는 꽤 복잡하다. 이른바 ‘핵가족’ 출신의 젊은 세대들에겐 명절 때 만나게 되는 친척들 사이의 관계와 호칭을 이해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갓 시집온 새색시나 신행 간 새신랑이 새 사람을 보겠다고 모여든 친척들 앞에서 기가 질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항렬’, 관계와 호칭의 출발점 친척은 혈연과 혼인으로 이루어진 관계다. 혼인을 통해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이 친족 관계는 확장되고 복잡해진다. 혼인은 다른 가문과 관계를 맺는 일이어서 이 관계망은 한결 더 복잡해지는 것이다. 친족 관계의 호칭은 부계(父系)와 모계(母系)는 물론 남매 사이에서도 갈린다.(더구나 우리말에선 ‘부르는 말’인 호칭과 ‘가리키는 말’인 지.. 2021. 3. 21.
어떤 부음(訃音), 한 세대의 순환 지난 토요일 오후에 시방도 고향을 지키고 있는 이웃 형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 선친과 지기였던 그의 부친이 별세했다는 기별이었다. 의례적인 위로의 말을 건네고 전화를 끊으면서, 그제야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벌써 20년이 지났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나서 비로소 이제 세상에 아버지 세대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3년 전, 어머니를 여의면서, 이제 아버지, 어머니의 동기간(同氣間)은 아무도 남지 않았다는 깨우침에 가슴이 아려왔던 기억을 희미하게 떠올렸다. 아버지는 2대 독자셨고, 누이가 두 분 계셨다. 따라서 아버지 동기간은 모두 여섯 분인 셈인데, 당신의 막내 누이, 그러니까 내 작은고모는 아들 하나만 남기고 일찍(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세상을 뜨셨다. 고모는 그때 30대 중반.. 2019.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