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목작약(모란)은 지고 초모란(작약)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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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은 나무고, 작약은 풀이라는 점을 빼면 모란과 작약은 같은 미나리아재빗과 속하는 식물로 서로 많이 닮았다.
그래서 모란은 ‘나무 작약’이라 하여 ‘목작약(木芍藥)’이라 하고, 작약은 ‘풀 모란’이라 하여 ‘초모란(草牡丹)’이라 불리기도 한다. [관련 글 : ‘꽃 중의 꽃’ 모란(牡丹)과 작약(芍藥)]
꽃 중의 꽃으로 일컬어지지만, 모란은 일상에서 아무 데서나 만날 수 있는 꽃은 아니다. 내가 오가는 봉곡동과 부곡동에 모란이 피는 집은 단 두 집밖에 없다. 꽃이 피어 있을 때가 아니면, 대부분 무심히 지나치기 쉬워서 그렇고, 꽃이 피어 있는 시기가 그리 길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작약도 마찬가지다. 올해, 동네 중학교 뒤의 가정집 마당에 모란이 핀 걸 보았는데, 우연히 주인장과 담소하면서 그 옆에 있는 풀이 작약이라는 걸 알게 됐다. 모란이 먼저 피어서 지고 난 다음에 작약이 핀다. 5월 초순에 이미 모란은 졌고, 그 집 마당의 작약이 피어난 것은 중순께다. 한동안 다니지 않았던 부곡동의 살구나무가 있는 농가를 지나다가 그 집 대문간에 작약이 핀 걸 발견한 것도 우연이었다.
작약이 핀 걸 보고, 의성의 벗에게 연락했다. 의성 탑리의 조문국 유적지 전(傳) 경덕왕릉 맞은편 언덕에 조성된 작약 단지에 작약꽃이 언제쯤 절정인가를 물었다. 그리고 어저께(20일) 아내와 함께 탑리를 다녀왔다. 그날따라 기온이 30도를 넘어서 볕이 따가웠지만, 작약 단지에는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유적지 전체가 그늘 하나 없으니, 양산을 대신하여 우산을 비치해 두었다.
예전에 비하면 꽃이 촘촘히 심어져 이제 단지는 제대로 꼴을 갖추었다. 원래의 단지는 빨간 작약이, 반대편 산비탈에 흰 작약을 심었다. 아직 흰 작약 단지는 작약이 듬성듬성 심기어 얼마간 엉성해 보였다. 그러나 흰 꽃은 또 그것대로 독특한 여운을 남겨준다.
가볍게 작약 단지를 돌아서 우리는 탑리 장터의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점심을 먹고, 인근 산운마을의 찻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폐교한 초등학교 터에 조성된 산운 공원은 나무와 숲이 좋았다. 거기 문을 연 돈까스 집에 언젠가 한 번 들르기로 하고 우리는 벗 내외와 작별하고 귀갓길에 올랐다.
2025. 5. 21.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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