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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진 세상에 /미디어 리포트

KBS 사장의 ‘성공’, 혹은 망가진 ‘공영방송’

by 낮달2018 2024.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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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망한 KBS라디오의 유튜브 채널 조회수, 천만 대에서 백만 대로

▲ 박민 사장은 성공했다. 그게 '자기 반성'과 '혁신과 희생'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박민 사장의 취임식.

<한국방송(KBS)> 박민 사장이 취임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그는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주저해선 안 된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고, “자기 혁신이 선행되면 KBS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회복될 거라면서, 국민의 사랑과 재정적 안정성을 되찾는다면 지상파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공영 미디어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고 강조”(이상 KBS뉴스)했다.

 

이후 그는 전광석화처럼 주요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진행자와 패널 등을 교체하는 등의 이른바 ‘개혁’을 시작했는데, 이후 KBS는 이른바 ‘땡윤방송’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관련 글 : 망가져 가는 공영방송 <KBS>, 반복되는 퇴행의 데자뷔]

 

정부 여당은 친야당, 친노조 방송이라고 규정하며 KBS를 장악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그예 박민 사장을 꽂아 넣더니 전가의 보도처럼 빼든 ‘수신료 분리 징수’도 어물쩍하게 거두어들였다. 이유도, 앞으로 계획도, 회사 내부자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수신료 징수를 유예한 것이다. [관련 글 : 수신료분리 징수, ‘땡윤 뉴스를 얻는 대신 공영방송을 잃는다][관련 기사 : KBS, 2월부터 시행하려던 TV 수신료 분리 징수 유예]

▲ KBS라디오의 얼찬 유튜브 채널 조회수는 지난해 9월 3천만 대에서 올 1월 450만 대까지 추락했다.
▲ KBS는 추락했지만, CBS와 YTN은 대폭 상승했고, 부동의 1위 MBC는 일정 부분 줄었다.

어쨌든 박민 사장은 성공했다. 그의 공로는 추후 어떤 방식으로 보상받을지는 모르지만, 덕분에 ‘국민의 방송’ KBS는 ‘땡윤 방송’, ‘박민의 방송’으로 떨어졌다. 대통령 특별 대담 방송 뒤에 후폭풍은 드세어져 ‘대통령실 TV’라는 비야냥까지 들어야 했다. 우려했던 대로 ‘공영방송’의 맏형은 바야흐로 망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디어오늘>이 진행자와 출연자들을 하차하고 프로그램을 폐지한 이후 KBS라디오의 월간 유튜브 채널 조회수가 3000만에서 450만 대로 떨어졌다는 따끈따끈한 소식을 전했다. 더 볼 것 없이, 청취·시청자들이 망가지고 있는 방송을 외면한 것이다. [관련 글 : KBS라디오 월 조회수 3000450김현정의 뉴스쇼상승세]

 

미디어오늘 기사의 주요 내용을 그래프나 도표로 만들었다. 더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다. 천만 대의 조회수가 백만 대로 떨어지고, 다른 라디오 채널이 약진, 또는 대폭 상승하는 동안 KBS는 죽을 쑤고 있다. MBC, YTN, CBS 등 채널의 최근 30개 영상 평균 조회수가 1만 대에서 10만 대에 이를 동안 ‘거시기 방송’ KBS1라디오는 고작 1천 대에 그치는 상황이니 더 말할 게 없다.

▲ KBS라디오 유튜브 채널의 주간 조회수도 지난해 10월 500만 이상에서 올 2월엔 80만 대로 급감했다.
▲ KBS는 1천회로 추락한 대신 CBS와 MBC는 10만대, YTN은 1만 대였다.
▲ KBS1라디오 유튜브 채널 월간 조회수 추이(유튜브 데이터분석 서비스 '플레이보드'). 미디어오늘에서 재인용.

 

2024. 2. 17. 낮달

 

* KBS의 사장이 바뀌기 전까지는 나도 KBS라디오의 시사 프로그램을 자주 듣고 보았다. 주로 아침 방송으로 최경영의 <최강 시사>를 MBC의 <시선집중>이나 CBS의 <뉴스쇼>와 함께 번갈아 가며 들었었다. 저녁에는 주진우의 <라이브>를 그리고 최욱의 <더 라이브>도 가끔씩 듣곤 했다. 

 

주진우와 최욱이 하차하고, 최경영 기자는 퇴사하면서 더는 아침과 저녁 , 밤중의 시사 방송을 들을 일이 없어졌다. 점심 때쯤에는 <최영일의 시사본부>를 듣다가 진행자의 건강 때문에 몇 사람 임시 진행자를 거쳐 <배종찬의 시사본부>를 이어 들었다. 어느 날부터 확인해 보니 이 프로그램도 없어지고 <세상의 모든 정보>라는 프로그램이 들어와 있다. 

 

뉴스는 더 볼 것도 없다.  <9시 뉴스>를 진행하는 박 아무개 앵커는 ‘대통령 비서’라는 평가까지 받을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박 사장과 박 앵커가  불공정 보도라고 사과한  <오세훈 처가 의혹 보도>에 대해서 취재팀은 자사 보도에 대해서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를 신청하는 사상 초유의 제소까지 하기도 했다. 도대체 이 코미디는 어디까지 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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