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지산동고분군 등 7개 고분군 유산, ‘세계유산목록’ 등재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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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세기 영호남 지역의 가야 소국 지배자들이 묻힌 고분군을 이르는 ‘가야고분군’이 한국의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가야고분군’(Gaya Tumuli)의 세계유산목록(World Heritage List) 등재를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은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 있는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고령 지산동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등 7개 유산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자세한 내용은 ‘가야고분군추진단’ 참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유네스코 공식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평가 근거는 “가야고분군이 주변국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세계유산 등재의 핵심적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가야(加耶)는 서기전 1세기부터 서기 562년까지, 경상남도와 경상북도 일부에서 형성된 작은 나라들의 연합이다. 삼국시대에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존속하였다. 가야의 기원은 삼한시대 변한 혹은 변진 12국 중 구야국이다. 해로 상의 요충지로서 대방군에서 한반도 남부, 나아가 일본 열도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해상 교통의 요지였다.
2∼3세기에 걸쳐 김해의 가야국을 중심으로 12개 소국이 합친 변한 소국 연맹 즉 전기 가야 연맹을 이루었고, 발전된 철기 생산 능력과 양호한 해운 입지 조건을 바탕으로 주변 지역과 교역하며 발전해 나갔다. 교역을 통해 들어온 외국계 유물은 가야의 국제관계를 반영한다.
가야와 관련된 고분군은 780여 개소에 이르며, 고분군에 축조된 고분은 수십 만기에 달한다. 중앙집권화된 국가체계를 이루지 않고 공존하였던 가야의 각 정치체는 지역마다 크고 작은 고분군을 조성하였다. 가야고분군은 사라진 가야 문명을 복원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고고학 유적이다. 가야고분군은 입지와 경관, 묘제의 변화, 부장 유물을 통해 가야 사회의 내부구조와 변천 과정을 보여준다. [아래 도표 참조]
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로 처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래, 2021년에는 ‘한국의 갯벌’이 열다섯 번째 세계유산이 되었다. 이번 유네스코의 결정으로 가야고분군은 우리나라의 열여섯 번째 세계유산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관련 글 : ‘한국 갯벌’ 15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
가야는 비록 고대국가로 성장하지 못한 연맹체로서 운명을 다했지만, 여전히 해명되지 않은 고대의 소국이다. 그래서 가야는 더 신비로운 고대의 왕국이 되었다. 가까운 이웃 성주에도 옛 가야의 자취인 고분군이 남아 있다. [관련 글 : 성주 성산, 옛 가야왕국의 자취, 고분군을 찾아서]
대구와 이웃한 고령은 대가야의 옛터로 이번에 지산동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 고령군청 소재지인 고령읍은 2015년에 아예 ‘대가야읍’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 뜻은 물어보지 않아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지산동고분군 말고도 주로 일대에 살았던 유력층과 주민들이 묻힌 박곡리고분군이 있다.
대가야박물관을 비롯하여 대가야왕릉전시관,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등 대가야를 주제로 갖가지 시설이 준비되어 대가야 왕국을 알리고 있다. 거기 대가야의 유적들이 있다는 걸 모르지 않는데도, 한 번도 거길 찾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역시 가야는 잊힌 왕국이어서 그런가.
올가을이나, 그게 어려우면 오는 봄에는 고령, 대가야 옛터를 한 번 찾아볼 일이다.
2023. 9. 18.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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