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길 위에서

손가락 관절 ‘통증’이 가시고 있다

by 낮달2018 2023. 9. 3.
728x90

[맨발 걷기] ② 접지 한 달의 변화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맨발 걷기는 지난 8월 29일로  한 달을 꽉 채웠다. 그간 빼먹은 날은 장맛비가 내렸거나 긴한 볼일로 집을 비운 날 등 엿새에 그쳤다. 지난해 12월에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이래 특별한 일이 없으면 운동을 쉬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걸 지키기는 그리 어렵진 않았었다. [관련 글 : 맨발 걷기’, 혹은 접지(earthing)’를 시작하다]

 

어차피 맨발로 걷지 않아도 하루 한 시간은 마실 가듯 이웃 마을을 다녀오곤 하니, 맨발 걷기는 가욋일이 아니라, 늘 하던 걷기에서 신발을 벗었을 뿐, 생판 다른 운동은 아니었다. 또 한 시간쯤 걸리던 걷기가 맨발 걷기 1시간 외에 학교 운동장까지 오가는 짬을 더해 20분쯤 늘었을 뿐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열심히 이어온 걷기는 4~5kg의 체중 감량으로 이어졌다. 70kg대까지 떨어뜨리는 목표는 쉽지 않았는데, 어느 날 거짓말처럼 79kg이 되던 순간의 만족감을 잊을 수 없다. 그 이후, 운동을 계속하니 체중이 감량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가끔 80을 살짝 넘는 때가 있긴 해도 곧 그 이하로 돌아갈 수 있었다.

▲ 식전에 맨발 걷기를 하는 초등학교. 교사 중앙에 디지털 시계가 달려 있다.

맨발 걷기는 운동장 가녘을 한 바퀴 도는 데 평균 3분, 스무 바퀴를 돌면 정확히 60분이었다. 귀가하는 데 드는 시간 10분씩 20분이니, 80분간 대체로 7천에서 9천 보까지 걷는다. 이전의 걷기가 6천 보 수준이었으니, 운동량은 확실히 늘었다. 그러나 아직 체중이 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맨발 걷기, 접지 시작한 지 한 달

 

맨발 걷기를 시작하면서 내게 일어난 몇 가지 명현 반응은 앞의 글에서 얘기한 대로다. 그간 팔이 마비되는 것 같은 증상이 두세 번쯤 일어났다. 새벽에 잠자리에서 한 번씩 팔이 저리는 때가 있었지만, 마비되는 느낌은 처음이었다. 지속되는 변화로는 2~3일 뒤에 일어난 것으로, 주먹을 쥐면 양손의 손가락이 다 접히지 않고 관절에 둔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열흘쯤 지나자 왼손은 증상이 사라졌는데, 오른쪽 손가락은 여전히 제대로 접히지 않고, 손가락 관절마다 통증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게 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것은 아니어서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며칠 전 새벽에 깨었는데, 오른손도 가볍게 접히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열 손가락 어디에도 닳아버린 연골 때문에 느껴지던 간헐적인 통증이 사라져 버렸다는 걸. 내 머리는 요령부득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접히지 않고, 통증이 느껴진 명현 반응은 결국 이런 방식으로 내 통증의 호전으로 이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한 달을 넘긴 지금, 내 손은 예전처럼 편안해졌다. 오른손 검지에 아주 희미하게 통증이 남아 있는 듯한데, 그것도 점점 사라져가는 중이다. 나는 맨발 걷기가 어떻게 내 손가락의 관절의 통증을 가시게 했는지, 그 메커니즘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통증이 사라진 걸 아는 건 내 몸이고, 내 의식이다.

▲ 손가락 통증은 관절의 연골이 닳아서 생긴 증상이다.

손가락이 아파서 병원을 찾은 게 2018년 여름이다. 방사선 사진을 찍은 의사는 연골이 다 닳아서 그렇다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나는 타자기와 컴퓨터 자판을 40년 넘게 두드려왔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고 입맛을 다셨었다. 무슨 글쓰기를 업으로 삼은 이도 아닌데 손가락 연골이 다 닳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였다. [관련 글 : 손가락 연골이 다 닳았다고? 설마!]

 

손가락 통증의 완화, 이건 얼마나 갈까

 

그때 내가 손가락 통증을 다스리려 어떤 치료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몇 차롄가 소염제 등을 먹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나는 약을 끊어버렸다. 무릎에 물이 차서 치료해야 한다, 무릎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을 때, 몇 차례 병원을 드나들다가 말았던 것처럼.

 

나는 노화로 말미암은 이런 통증을 다스리는 데 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은 알지만, 매일 같이 한 움큼씩의 약을 먹어야 하는 그런 일상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가끔 찾아오는 통증을 내 몸의 일부처럼 여기며 지난 5년을 보냈다. 그리고 지금, 맨발 걷기 한 달 만에 만성통증의 완화를 맞은 것이었다.

 

이 통증의 완화는 어떤 작용으로 말미암았을까. 맨발 걷기로 닳아 없어진 연골이 재생될 리는 없다. 그러면 이른바 ‘혈류의 개선’이 이루어져서일까, 아니면 활성산소가 없어지면서 염증이 나은 것일까. 몸의 변화, 그 비밀은 알 수 없지만, 이런 상태가 지속되려면, 꾸준히 걸어야 하는 건 확실하다. 십수 년 동안의 무릎 관절염이 맨발로 걸어서 호전됐지만, 겨울이라 걷기를 쉬었더니 무릎이 도졌고, 봄에 다시 걷기를 시작하니 나았다는 사례가 말해주는 건 꾸준한 걷기가 호전 상태를 지속해 준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 맨발로 걷는 학교 운동장. 나는 비가 와 흙이나 황토흙이 약간 진 상태, 또 잔디를 밟는 것도 좋아한다.

맨발로 땅을 밟을 때 몸속으로 흘러드는 자유전자(음전하)가 염증과 만성질환의 원인인 활성산소(양전하)를 중화한다. 이 사실을 밝혀낸 것은 미국의 전기기술자 클린턴 오버, 심장의학자 스티븐 시나트라, 자연치유 저술가 마틴 주커가 펴낸 <어싱: 땅과의 접촉이 치유한다>(2010)라는 책을 통해서다. 단지 땅과 몸을 연결하는 것만으로 불면증, 만성통증, 스트레스, 염증으로 인한 노화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솔깃한 이야기다.

▲ 국내에 번역 출간된 <어싱 : 땅과의 접촉이 치유한다>(왼쪽). 오른쪽은 미국에서 출간된 같은 제목의 책. 아직 이 책은 읽어보지 못했다.

몇 가지 증상의 변화도 기대하면서 열심히 걸어야겠다

 

어쨌든 그간 내 몸에 일어난 변화는 몇 가지가 더 있다. 한동안은 낮잠을 안 자도 졸리지 않았고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었지만, 그게 죽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한동안 소변 보는 횟수가 꽤 되었는데 어느 날부턴가 그게 반쯤으로 줄어들었다. 됐다 싶었는데, 이 증상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안정적이진 않았다.

 

뭔가 나아진 듯싶다가도 그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리거나 해서 약간 혼란스러워지기도 한다. 아직 안정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일까. 증상의 완화든, 치유든 그 과정이 씻은 듯 산뜻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건 아무래도 욕심이다. 좀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9월을 맞았다. 

 

나는 무엇보다도 맨발 걷기의 치유 사례 가운데,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효과에 주목한다. 7월 초의 검사에서 나는 정상 수치 안에 들지만, 지난번보다 높아져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담당 의사가 말했었다.  9월쯤 다시 검사하면 이 수치를 제대로 확인해 볼까 한다. 그건 아마 맨발 걷기가 내게 얼마나 쓸모 있는 운동이 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 같다.

 

 

 

2023. 9. 1. 낮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