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서 11월, 겨울로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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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2달을 계절별로 나누면 가을에 해당하는 달은 9, 10, 11월이다. 9월은 가을의 어귀, 흔히들 ‘초추(初秋)’라고 쓰는 초가을이고, 10월은 ‘한가을’, ‘성추(盛秋)’다(자주 쓰이는 말은 아니다). 의미상으론 ‘중추(仲秋)’라고 하면 적당할 듯하지만, 그건 ‘음력 8월’을 뜻하는 말(추석이 중추절)이어서 여기 붙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11월은 당연히 ‘늦가을’, ‘만추(晩秋)’다. 그러나 11월은 입동(立冬, 11월 7일)과 소설(小雪, 11월 22일)을 든 달이어서 가을이라기보다 겨울의 초입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러고 보면 10월 말부터 만추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한동안 게으름을 피우다가 하순께부터 매일 아침 산책 겸 걷기 운동을 빼먹지 않았다.
디에스엘아르(DSLR) 카메라는 몸체만으로도 무겁다. 거기다 대구경의 풀프레임 렌즈까지 끼우면 그냥 들고 다니기도 버거울 지경이다. 그래서 35mm나 50mm, 70mm, 100mm 단렌즈를 끼워서 집을 나선다. 최근 한 사흘 동안은 1980년대에 필름 카메라에 장착해 쓰던 50mm 수동 에스엘아르(SLR) 렌즈를 끼워서 썼다. 수동이어서 일일이 거리를 맞추어 주어야 하지만, f1.4 밝기의 이 오래된 렌즈의 표현력은 여느 DSLR 렌즈에 비길 바 아니다.
사진을 고른 기준은 그저 내 취향에 따른 것이다. 사진가들이 즐겨 찍는 대상도 아니고, 그냥 내 눈에 비친 가을 풍경으로 맞춤하다 싶으면서, 무난한 것만 고른 것이다. 오늘(31일) 다녀온 금오산 환경연수원 주변 사진은 24~70mm 렌즈로 찍었다(맨 앞의 체육공원 억새 사진도 마찬가지다).
들판을 가득 채웠던 볏논의 황금물결은 하나씩 비워지고 있다. 그루터기만 남은 볏논의 쓸쓸한 풍경 너머로 나뭇잎과 먼 산이 곱게 물들고 있다. 오랜만에 찾은 금오산에도 단풍이 아롱지고 있었다. 금오지를 한 바퀴 돌 요량이었으나 데크 길 보수 공사로 출입을 막고 있어 환경연수원 부근을 짧게 돌았다.
금오산 단풍은 언제쯤 절정일까, 가까이 있어도 찾지 않은 단풍은 저 혼자 깊어갈 뿐이다.
2022. 10. 31.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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