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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진 세상에 /풍경

[사진] 회룡포의 ‘청소년 우리 강 체험’ 행사

by 낮달2018 202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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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우리 강 체험 행사’가 지난 토요일(23일) 예천 회룡포 백사장에서 열렸다. 운하반대교수모임과 환경단체 등이 구성한 ‘4대강 1만 체험 333추진 본부’가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모래 강의 자정 능력과 우리 강의 진정한 모습과 가치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다.

 

이 행사는 지난 3월 26일 베풀어진 행사에서 힌트를 얻어 기획되었다 한다. 행사장인 회룡포는 텔레비전 드라마와 ‘1박 2일’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진 명승지로 하회마을에 못지않은 ‘물돌이[하회(下回)]마을’이다.

 

마을을 감아 돌며 흐르는 내성천의 맑은 물과 드넓은 백사장 등을 지닌 이 육지 속의 섬은 세계자연유산 등록이 추진되는 명승지다. 그러나 이 천혜의 절경은 조만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내성천 상류인 영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송리원댐이 완공(2014년)되어 물길이 막히면 모래의 퇴적과 수량의 감소로 이 아름다운 풍경은 더는 볼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회룡포에서 ‘청소년 우리 강 체험’ 행사가 열리는 이유도 거기 있다.

 

행사는 11시부터 시작되었지만, 내가 아이들과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두 시가 넘어서였다. 휴가철이고 주말인데도 정작 홍보가 미흡했던가. 참석자의 수나 열기가 봄의 행사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졌다. 백사장에 쳐진 푸른색 천막에 빈 곳이 많았다. 깃발은 곳곳에 펄럭였으나 정작 단체 참가자 수가 기대에 못 미친 듯했다.

 

행사가 벌어진 백사장은 마을로 들어오는 이른바 ‘뿅뿅다리’와 반대쪽의 마을 뒤편 모래밭이다. 며칠 전 인근 마을의 남자 중학생 두 명이 익사했다는 급류가 건너편이다. 저편 뿅뿅다리보다는 훨씬 더 크고 높고 튼튼하게 놓은 ‘큰 뿅뿅다리’가 강 저편의 비룡산과 모래밭을 잇고 있다.

 

유속이 빨라진 내성천 물길

 

깊지는 않으나 강은 마을을 휘돌며 꽤 가파른 물살을 지으며 흐른다. 동료들도 고개를 갸웃했다. 여기 물살이 이렇게 빨랐던가 싶은 것이다. 마을사람들의 진단도 같다. 요즘은 물살이 예전에 비해 훨씬 빨라졌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하류에 4대강 공사로 준설이 계속되고 있으니 물살이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물과 모래밭은 최고의 놀이터다. 얕은 가장자리마다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고 있고 모래밭에는 벌거벗은 아이들이 제각기 놀이에 열중해 있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리를 건너 비룡산의 회룡포 전망대로 오르기로 했다.

 

두꺼운 그늘의 숲길은 걷기에 적당했다. 간간이 가파른 오르막이 있었지만 20여 분만에 우리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회룡포는 늘 그렇듯 아름다웠다. 드넓은 백사장에 쳐진 천막이 ‘우리 강 복원’ 다섯 글자를 아로새기고 있었다.

 

후대에 상속될 우울한 ‘유산’…

 

4대강 공사는 이제 막바지라고 한다. 그러나 계속된 장마로 공사 구간 곳곳에 문제가 많은 모양이다. 공사로 말미암은 농민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공사로 말미암아 파괴되는 생태계의 문제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사람들의 심사는 씁쓸하다.

 

그것은 철모르고 강물 속에서, 모래밭에서 뒹굴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남길 부정적 유산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어느 천막 앞에 내걸린 ‘아름다운 내성천’이라는 펼침막이 마치 먼 나라의 표지처럼 여겨진 것은 그런 까닭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2011. 7. 25.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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