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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교단(1984~2016)에서

‘가능성과 희망’ - 학교 축제 풍경

by 낮달2018 2021.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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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축제가 보여준 가능성, 혹은 희망

▲ ▼  축제장인 강당 외벽에 걸개그림 하나. 그 앞 이젤에 아이들 그림을 전시했다.

어저께 학교는 축제를 치렀다. 한여름, 아닌 7월 중순에 웬 축제? (이게 말이 되나?) 기말시험은 치렀겠다, 방학을 하루 앞둔 절묘한 시점, 다행히 날씨는 선선했다, 이러면 말이 될까? 되기는 되겠다. 짐작했겠지만 이게 이 무한 입시경쟁 시대에 한 여학교가 선택한, ‘비켜 가기’ 축제다.

 

‘비켜 가기’ 축제라 함은 생색(축제 치렀어!)은 적당히 내면서 그것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축제를 전후해서 아이들이 받는 영향 따위는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전략적 사고(?)를 이른다. 축제를 준비한 시간은 기말시험을 마치고 난 뒤 닷새 남짓. 덕분에 그래도 학습실에 들어앉아 책을 파는 아이들을 빼면 모처럼 학교 안에 활기가 넘쳤다. 재잘대고 비명을 지르고 까르르 웃음보를 터뜨리고…….

 

행사래야 합창제와 예술제, 약식 전시회 정도였으나, 축제의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오후에 두 시간 남짓 치러진 동아리 이벤트. 열몇 개의 동아리가 등록해 활동 중인데(언제 활동할 시간이 있긴 하나?) 동아리의 힘이 세긴 세다. 아이들은 동아리별로 교실 한 칸씩을 차지해 저들의 활동을 소개하거나, 음식을 만들어 파는 등 갖가지 이벤트를 벌인 것이다.

 

몇 명의 재주꾼들이 재주를 피우고, 나머지 아이들은 구경꾼이 되어 버리는 학교 축제의 일반적 형식에 비추어 보면, 아이들을 주체로 세우고 있는 이 동아리 활동은 학교 축제가 나아갈 바를 명쾌하게 제시해 주는 듯하다. 축제는 일회성 오락 행사가 아니라 한 해 동안의 학생 활동을 총화하는 형태로 치러지는 게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하루 전부터 교정 곳곳에 붙은 동아리 선전 포스터와 쪽지, 축제 당일 아이들의 모습을 따라잡은 사진들이다. 조신하고 주의 깊게 공부에만 열중하던 아이들의 어디에 저런 엄청난 에너지가 감추어져 있었는지 놀랍기만 하다. 여전히 아이들은 가능성이고 희망이다.

▲ 영화 동아리 <다스키노>가 복도에다 붙여 놓은 낙서장
▲ 만화 동아리 <카오스>의 포스터
▲ 현관문에 동아리 안내가 여러 장 붙어 있다.
▲ 합창제에 출연 중인 우리 반 .  기특하게도 녀석들은 은상을 받았다.
▲ 노래하고 있는 우리 반 아이들. 얼마나 예쁜 아이들인가!
▲ 오디션을 거쳐 축제날 밤 예술제에 뮤지컬을 들고 출연한 우리 반 아이들.
▲ 예술제 출연을 마치고 기념 촬영 .  아이들이 든 피켓은 뮤지컬소품이다.
▲ 종이로 만든 리본을 치마 가득 달고 있는 아이. 별걸 다 해보고 싶은 나이다.
▲ 드라마 패러디. 많이 본 모습 아닌가. 대장금이 바야흐로 미각을 시험하고 있다.
▲ 눈 내리는 벤치의 두 연인. 물론 <겨울 연가>다 .
▲ 드라마 패러디에 출연했던 아이들이 인사하고 있다.
▲ 연극 <장화 홍련>에 열연 중인 배우들. 스스로 대본을 쓰고 스스로 연출해 만든 연극.  대단한 아이들이다.
▲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생겨날까. 춤추고 있는 1학년 아이들.
▲ 영화 동아리가 마련한 시사회장(?).  좁지만 있을 건 다 갖추었다 .
▲  영화 동아리방의 포스터
▲ 요리 동아리 <미미(美味)>, 판매할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다.
▲ 문예 동아리 <시샘>의 방에 전시된 시화들
▲ 봉사 동아리 <인터랙트>가 자리 잡은 우리 반. 아이스커피를 팔고 있다.
▲  만화 동아리 회원들의 코스프레 (costume play).  물론 나는 내용은 잘 모른다 .
▲  한 동아리 (ENE) 의 방 .  풍선이 사람을 닮았다 .
▲ 일본문화 동아리 렌[연(蓮)]의 방 풍경
▲ 천문 동아리 <별바라기>에서 한 아이가 망원경을 보고 있다 .
▲ 과학 동아리 <타키온>. 무슨 시약을 이용해 만든 여러 빛깔의 비이커가 보인다.

 

2007. 7. 14.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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