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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만하다’와 ‘주먹만 하다’, 어떻게 다르나

by 낮달2018 2020.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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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형용사 ‘만하다’는 띄어 쓰고, 조사 ‘만’은 붙여 쓴다

(1) 사과가 모양은 그래도 먹을 만하다.

(2) 화를 낼 만도 하다.

(3) 아기가 주먹만 하다.

 

위의 세 문장에서는 모두 ‘-만 하다’라는 부분이 들어 있다. (1)과 (2)의 다른 점은 (1)은 ‘만하다’를 붙여 썼고, (2)는 ‘만’과 ‘하다’를 띄어 쓰고, ‘만’에 조사인 ‘도’가 붙은 것이다. (3)은 ‘만’이 앞말에 붙었고, ‘하다’는 띄어 썼다. 이들의 문법 명칭은 다음과 같다.  

 

(1) 사과가 모양은 그래도 먹을 만하다. ➜ 보조 형용사

(2) 화를 낼 도 하다. ➜ 의존명사

(3) 아기가 주먹 하다. ➜ 조사

 

1. 만하다 : 보조 형용사

 

(1)의 ‘만하다’는 보조 형용사다. 보조 형용사란 본용언 아래에서 그것을 돕는 구실을 하는 형용사다. 이를테면 ‘먹고 싶다’, ‘누워 있다’ 에서 ‘싶다’, ‘있다’와 같이 앞의 본 용언(먹고, 누워)를 도와주는 구실을 하는 형용사다.

 

보조 형용사 ‘만하다’는 “① 어떤 대상이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할 타당한 이유를 가질 정도로 가치가 있음을 나타내는 말.”과 “②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능함을 나타내는 말.” 등으로 쓰인다. 

2. 만 : 의존명사

 

문장 (2)에서 ‘만’은 앞의 ‘관형어’ ‘낼(내+ㄹ)’의 꾸밈을 받아 쓰이는 의존명사다. 뒤에 붙은 ‘도’는 체언에 붙여 쓰는 조사다. 조사 다음은 띄어 써야 하니 서술어인 동사 ‘하다’는 띄어 썼다. 의존명사 ‘만’ 뒤에 붙을 수 있는 조사는 ‘-도’ ‘-은’ 등이 있다.

 

실제로 이 문장에서 ‘만’ 뒤에 붙은 조사 ‘도’를 빼면 (1)과 같아진다. “화를 낼 만하다.”에서 ‘만하다’는 (1)과 같은 보조 형용사가 되는 것이다. 결국 조사가 이 '만'의 문법 기능을 결정하는 셈이다. 

3. 만 : 조사

 

문장 (3)에서 ‘만’은 조사(보조사)다. 조사는 윗말에 붙여 써야 하니, 당연히 ‘주먹만 하다’가 되는 것이다. ‘만’은 “앞말이 나타내는 대상이나 내용 정도에 달함”을 나타낸다. 그래서 ‘집채만 하다’나 ‘짐승만 못하다’ 등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정리

 

뭐가 뭔지 어지러운가. 정독하면 간단히 이해되는 일인데, 대부분 정독은커녕 “아이고, 한글은 어려워”하고 도망치기 바빠서일 뿐이라는 걸 인정하고 새로 한번 들여다보시길 권한다.  

 

‘만하다’는 무조건 띄어 쓰는 보조 형용사.

‘만’에 조사가 붙으면 ‘의존명사’,

체언 뒤에 붙여 쓰면 ‘조사’!

 

국어 문법, 어렵지 않고 충분히 공부할 만하지 않은가.

 

 

2020. 7. 26. 낮달

 

 

 

'먹을 만하다'와 '주먹만 하다', 어떻게 다르나

'만하다'(보조 형용사)는 띄어 쓰고, '만'(조사)은 붙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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