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속담2

잃어버린 언어, 입말과 속담 ‘입말’이 자꾸 ‘글말’을 닮아간다 입으로 하는 말을 입말[구어(口語)], 글로 쓰는 말을 글말[문어(文語)]이라 한다. 적어도 1894년 갑오개혁 때까지는 이 입말과 글말은 서로 맞지 않았다. 입말과 글말의 일치, 즉 언문일치(言文一致)는 1910년 이후 이광수·김동인 등의 작가에 의해 전개되었지만, 그 ‘이름과 실제’가 같이 완성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는 대체로 다르지 않은 입말과 글말을 쓰며 산다. 그러나 그 쓰임의 맥락이나 상황이 분명히 다르니 둘이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입말이 가진 순간성·현재성·즉흥성에 비추면 글말이 가진 장점은 분명히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입말이 그 발화(發話) 상황에 맞추어 과감한 생략이 허용되는 데 비기면 글말은 잘 갖추어 입은 입.. 2020. 2. 11.
‘뜨물’ 숭늉을 마시며 쌀 뜨물로 끓인 숭늉 겨울 들면서 가끔 아내가 식후에 쌀뜨물을 숭늉 대신 내놓기 시작했다. 펄펄 끓인 쌀뜨물은 불어가면서 천천히 마셔도 좋고, 거기 밥을 조금 말아서 먹는 것도 괜찮다. 세월이 세월이니만큼 무어 그리 각별한 맛이 있을 턱은 없다. 그러나 뜨겁게 김이 오르는 쌀뜨물을 마시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의 기억을 고스란히 떠올려주곤 해서 아내와 나는 그 시절을 애틋하게 추억하기도 한다. ‘뜨물 숭늉’의 유년 어릴 적에 식후에 숭늉으로 먹곤 했던 뜨물 숭늉은 고작 두세 식구의 밥을 지어내는 압력밥솥에서 끓여내는 요즘 뜨물과는 비교할 수 없다. 윤이 나는 까만 무쇠솥에 불을 지펴서 짓는 밥의 밥맛도 밥맛이려니와 밥을 푼 뒤에 다시 뜨물을 붓고 아궁이에 조금 더 불을 지펴서 끓여내는 뜨물 숭늉을 후후 불어.. 2019.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