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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새내기3

그래도 봄…, 3월의 학교 풍경 2008학년도의 시작 그래도 봄이다. 어느 날부터 복도와 게시판에 하나둘 동아리 회원 모집 포스터가 붙기 시작한 것이다. 1년 365일, 책에다 코를 박고 사는 아이들인데도 학년 초에는 1학년 새내기를 회원으로 모셔오느라(?) 용을 쓴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동아리 소개 시간이 따로 있지만, 복도에다 포스터를 붙이고 아는 친구를 통해서 좋은 회원을 많이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뜨겁기만 하다. 자세한 내용 없이 동아리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동아리는 어차피 동아리 소개 시간에 자세한 걸 다룰 터이니 새내기들에게 이름으로 어필해 보자는 전략을 선택한 듯하다. 좋은 후배를 모시기 위한 각 동아리의 광고 문안(카피)도 현란하다. 이웃의 남자 고등학교들과의 연합활동을 강조하면서 이성에 목말라하는 여학생들의 .. 2022. 3. 14.
다시 맞는 봄, 3월 2010학년도가 시작됐다 2010학년도가 시작되었다. 의례적인 문투라면 ‘대망의 2010 어쩌고’라고도 할 수 있을 테지만, 2010학년도는 내게 ‘슬그머니’ 그 민얼굴을 내밀었다. ‘슬그머니’라고 표현한 까닭은 올해도 꼼짝없이 담임을 덮어쓰고 말았기 때문이다. 2009학년도를 마치면서 나는 지난 3년 동안의 담임에서 놓여난다는 사실에 은근히 설레고 있던 참이었다. 학급과 아이들에게서 벗어난 여유와 한가로움을 어떻게 즐길까 하는 고민은 그것만으로도 신나는 일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그러나 '미리 마신 김칫국'은 썼다. 내가 ‘비담임’에서 ‘담임’으로 급전직하(!)한 경위는 다음과 같다. 우선 학교별 교원의 ‘정원 조정’이 있었다. 현행 교원 수는 법정 정원에 훨씬 못 미치는데도 올해도 어김없이 감원이 이루.. 2021. 3. 8.
[한글 이야기] ‘심심파적’과 ‘불여튼튼’ ‘순우리말 어근’에 ‘한자어’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 얼마 전 의 서평 기사에 ‘심심파적’이란 낱말을 썼다. 송고할 때는 분명 그렇게 썼는데, 편집하면서 실수로 빠졌는가, 기사에는 ‘심심파’로 나왔다. 수정해 달라고 요청하려다가 말았다. 아는 사람은 바르게 고쳐서 읽겠지 하고서. ‘심심파적’에서 ‘심심-’은 형용사 ‘심심하다’의 어근(語根)이다. ‘-파적(破寂)’은 말 그대로 ‘고요를 깨뜨림’이란 뜻이니 이는 곧 ‘심심풀이’란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순우리말 어근에다 한자어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인 셈이다. 언제쯤 이 말이 쓰이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용례에도 김원우의 소설(1986)과 이희승의 회고록(1996)을 인용하고 있으니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듯하다. 기본적으로 ‘새말[신어(新.. 2019.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