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병사2

자선의 계절, ‘구세군’과 ‘자선냄비’ 구세군, 전국 353개 지역서 ‘자선냄비’ 모금 날이 갈수록 시간 감각이 굼뜨다. 어느새 12월, 세밑이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어저께 시내에 나갔다가 처음 구세군(救世軍) 자선냄비를 보았다. 날씨는 그리 차지 않았는데도 자선냄비 주변은 썰렁해 보였다. 사람들은 제 갈 길을 가느라 종종걸음을 했다. 구세군 대한본영에서는 지난 11월 29일 광화문에서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을 열고 전국 353개 지역에서 자선냄비 모금을 시작했다. 어느 때부턴가 구세군 자선냄비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연말 시즌의 상징이 되었는데, 이 땅에서만 그 역사가 82년이다. 내가 구세군을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 시절이다. 고종사촌 동생과 함께 지내던 대명동의 자췻집에서 꽤 긴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높다란 축대 위에 외벽에 콜타르를 .. 2023. 12. 31.
안현태와 김종현, 두 죽음과 국립묘지 독재 협력 장군 출신 ‘범법자’는 돼도 ‘순직 소방사’는 묻히지 못한다 지난 7월 25일과 27일 두 죽음이 있었다. 앞의 죽음은 병사, 뒤엣것은 사고사다. 앞선 죽음의 주인공은 73세의 노인이고 뒤이은 죽음은 스물아홉 꽃다운 청춘의 것이다. 안현태와 김종현, 안 씨는 전 청와대 경호실장으로 전두환의 비자금 조성을 주도하고 5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산, 구악의 한 사람이고, 김 씨는 속초소방서에 근무하다 대민지원 중에 순직한 소방대원(소방사)이다. 비록 삶은 전혀 달랐지만, 죽음은 평등하다. 물론 그것은 그들이 살아서의 영예와는 무관하게 화장, 또는 매장되어 흙으로 돌아갈 때는 그렇다. 그러나 짐작했겠지만, 유구한 계급사회, 대한민국의 죽음은 전혀 평등하지 않다. 한 ‘자연인의 병사’와 ‘.. 2020.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