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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무실마을2

아기산과 무실[수곡(水谷)] 마을 안동시 임동면 수곡리, 아기산과 무실마을 아기산은 안동시 임동면 수곡리에 있는 임동면의 진산(鎭山)이다. 높이는 591m. 옛날에는 봉화터로 쓰였으며 가뭄이 심할 때 여기서 기우제를 올리면 비가 내렸다고 한다. 무실마을에서는 이를 마을의 당산으로 모시고 해마다 고사를 지낸다. 한자로는 ‘거위 아(鵝)’자나 ‘높을 아(峨)’자에다 ‘갈림길 기(岐)’자를 쓴다고 하는데, 그리 썩 미더운 해석은 아닌 듯하다. 마을 주변의 멧부리가 그렇듯 우리말로 대수롭지 않게 붙인 이름이 시간이 지나면서 생뚱맞은 한자 이름을 얻은 경우로 보이니 말이다. (인근의 갈라산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葛羅山’이 된 듯하다.) 아기산은 그리 가파르지 않아서 오르기도 수월하거니와 워낙 한적한 곳이다. 어제 오후, 1시간 반쯤 걸린 산행길.. 2021. 7. 2.
나무는 살아남았고, 사람들은 과거를 잃었다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은행나무’ 기행 100년, 한 세기를 넘으면 사람이나 사물은 ‘역사’로 기려진다. 백 년이란 시간은 단순히 물리적 시간의 누적에 그치지 않고 그 나이테 속에 한 나라, 한 사회의 부침과 희비와 온갖 곡절을 아로새기기 때문이다. 거기엔 물론 아직도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년을 넘지 못하는 까닭도 있을 터이다. 굳이 아흔아홉을 ‘백수(白壽)’라 부르는 까닭도 그 백 년이 쉬 다다를 수 없는 시간이라는 반증이다. 그러나 백 년을 넘기더라도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존재의 한계’라는 표현은 그런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압축적 표현이다. 백 년을 훌쩍 넘기는 사물로 눈을 돌려본다. 백 년을 넘겨 장수하는 사물 가운데 고건축을 제외하면 생명을 가진 것으로는 나무를 꼽을 .. 2020.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