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낯선 익숙함을 찾아서2

살아 있는 문학 수업, 김 선생의 ‘교과 나들이’ [서평] 김명희 문학기행 전문가 아닌 여느 사람이 명승이나 유적지를 ‘구경’하러 다니는 일도 ‘답사(踏査)’가 된 것은 유홍준의 이후의 일이다. 이 눈 밝은 미술사학자가 온 나라를 더듬으며 조곤조곤 들려준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법’은 이른바 모든 ‘답사’의 ‘전범’이 되었고, 그가 간 길을 따르는 여느 사람의 발길도 덩달아 ‘답사’가 된 것이다. 역사 유적과 같은 문화유산은 아니지만, 문학작품을 낳은 땅과 문인을 찾아 떠나는 ‘문학기행’ 역시 1980년대에 시작된 새로운 모습의 ‘답사’ 여행이라 할 만하다. 문학이 세상과 삶을 담는 그릇이라면 그것을 낳은 땅과 고을을 찾아 그 속살을 더듬는 일도 문학작품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길 가운데 하나가 되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1980년대 초중반에 한 .. 2021. 7. 10.
게으름뱅이 독자의 ‘책 읽기’ 지리멸렬해진 요즘 나의 ‘책 읽기’ 언제부턴지 모르겠다. 책 읽기가 ‘지리멸렬’해진 게. 들쑥날쑥하긴 하지만 정기적으로 사야 할 책을 정리해 두었다가 일괄 구입 주문을 내는 것은 예와 다름이 없다. 책은 시간은 다투어 택배로 도착한다. 그러나 기다렸던 책을 펴는 순간의 긴장이나 설렘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읽을 날을 위하여 새로 산 책은 따로 서가에다 꽂지 않고 쌓아둔다. 그러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어느 날부터 그것들은 시나브로 한 권 두 권 서가에 꽂히고 만다. 어쩌다 한번 들쳐지기나 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배달되어 온 모습 그대로 손때 하나 묻지 않은 채 얌전히 서가로 처박히고 마는 책들! 지리멸렬해진 ‘책 읽기’ 세상에 가장 비싼 책은 ‘읽지 않은 책’이라 했던가. 지난 몇 해 동안 그런 과정.. 2019.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