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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귀향2

한가위 풍경, ‘귀성(歸省)과 ‘귀향’ 사이 추석 명절, 귀성 없는 귀향 기다릴 어버이 계시지 않는 고향 한가위가 가깝다. 예년과 달리 징검다리긴 하지만 거의 한 주를 쉴 수 있는 연휴라 그런지 은근히 들뜬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니, 들뜬 건 내 마음인지 모르지’ 하고 중얼대다가 다시 고친다. 내게 들뜰 이유가 있어야 말이지. 돌아갈 고향이 있나, 반겨줄 어버이가 계시나……. 아, 참. 선생님은 고아시니까 그렇죠? 공연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날이 갈수록 명절이 오히려 쓸쓸해진다고 했더니 동료가 농을 건넸다. 그렇다. 어버이를 모두 잃었으니 나는 고풍스럽게 말하면 ‘고애자(孤哀子, 어버이를 모두 여읜 사람이 상중에 자기를 이르는 일인칭 대명사)’인 셈이다. 부모님뿐이 아니다. 내게 열아홉 살 연상의, ‘아버지 맞잡이’였던 맏형님도, 그 형수도 세.. 2023. 9. 28.
‘고엽’과 ‘바르바라’, 프레베르의 시편과 이브 몽탕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evert, 1900~1977)의 시편을 읽으며 프랑스 시인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evert, 1900~1977)를 만난 것은 1975년 민음사가 낸 ‘세계시인선’ 25 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지금 내 서가에 꽂힌 은 1985년에 나온 제4판이다. 이미 누렇게 바랜 이 책의 정가는 1천 원이다. 물론 그 시절의 화폐 가치의 오늘의 그것으로 단순 환산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책값 앞에서 나는 참으로 아련해진다. ‘고엽(枯葉)’의 시와 영상 보기 ‘고엽’의 시인 자크 프레베르 시집 에 실린 시편 가운데 나는 ‘바르바라(Barbara)’를 즐겨 읽었다. 나는 그 시를 내 잡기장에 옮겨 적었고, 그 뒤로 두고두고 그 구절들을 되뇌곤 했던 것 같다. 그 시절에 내가 시집.. 2019.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