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1박1 얼음 낚시, 혹은 파한(破閑)의 시간 얼음 낚시 구경 누차 밝혔듯 나는 ‘재미없는 사람’이다. 마땅한 취미도 기호도 갖지 못한, 이른바 ‘잡기’에는 아예 손방이다. 당연히 ‘낚시’도 모른다. 선친께서는 물론, 돌아가신 형님도 낚시광이라 할 만한 분이었고, 중형도 그 방면으로는 빠지지 않는 사람인데도 그렇다. 벗들 가운데도 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적지 않은 편이다. 자연 그들의 낚시 길에 어쩌다 동참할 기회도 있긴 했는데 결과는 ‘역시’였다. 나는 입질조차 없는 수면에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한나절을 꼬박 지새우는 그들의 인내와 기다림에 경의를 표하는 편이다. 대신 30분을 견디지 못하고 주리를 틀고 마는 자신은 낚시와는 털끝만 한 인연도 없는 게 확실하다고 여긴다. 낚시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다. 인간이 최초로 사용한 도구 중 하나가 .. 2019. 12.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