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법1 [한글 이야기] ‘슬림(slim)하고 샴푸(shampoo)하다’? 한글과 영어의 ‘이종교배’ 십여 년 전 일이다. 휴대전화를 새로 바꾸었는데 이 물건이 좀 얇고 날씬한 놈이었다. 이를 본 젊은 여교사가 탄성을 질렀다. “야, 슬림(slim)하다!” 언젠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았는데 이발을 끝낸 미용사가 내게 정중하게 물었다. “샴푸(shampoo)하실래요?” 나는 접미사 ‘-하다’를 영어와 그렇게 붙여 써도 된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된 느낌이었다. 우리말 ‘조어법(造語法)’(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법)의 큰 줄기는 파생법과 합성법이다. 단어를 형성할 때 실질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중심 부분을 ‘어근(語根)’이라 하는데 이 어근에다 접사(어근에 붙어 그 뜻을 제한하는 주변 부분)를 붙여서 만드는 게 파생어니, 파생법은 이 파생어를 만드는 방법이다. 어근에다 새로운 어근을 .. 2019. 10.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