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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윤리적 소비5

SPC(파리바게뜨) 불매운동, 혹은 ‘윤리적 소비’ SPC그룹 계열 빵 제조공장 20대 여성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 지난 15일 새벽에 경기 평택에 있는 에스피씨(SPC)그룹 계열 빵 제조공장인 에스피엘(SPL) 평택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 기계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숨진 노동자는 입사한 지 2년 6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며, 평소 가족을 부양해온 ‘착한 딸’이었다고 알려졌다. SPC그룹 빵 공장의 20대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 사고와 함께 노동자가 숨진 당일 밤부터 회사에서 공장을 재가동하는 등 부실한 대처 등이 알려지면서 사회관계망(SNS)을 중심으로 에스피씨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단식투쟁 때에 이어 시민들의 두 번째 연대가 이루어진 것이.. 2022. 10. 29.
그래, 우리는 소비도 ‘이념적’으로 한다 신세계그룹 정용진의 질문에 부쳐 ‘이마트 피자’' 사건 이래 9년이 지났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유통업계에도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이른바 ‘꺾기와 후려치기’로 획득한 가격 경쟁력으로 영세 상권을 잠식해 온 대형 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올 2분기에 창사 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 말이다. 이른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에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이마트 쪽은 일시적 실적 부진이라며 표정을 관리하고 있지만, 그게 만만하게 볼 만한 수준은 아닌 모양이다.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 힘겨운 출혈경쟁을 벌이면서 이마트는 SSG닷컴을 통해 새벽 배송 시장에도 뛰어들었고, 이마트24와 삐에로쇼핑, 스타필드 등에도 적잖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이들이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기는 어.. 2022. 1. 10.
“삼성 ‘대체재’ LG 제품, 이제 더는 사지 않겠다” LG의 청소노동자와 계약 해지, 불매운동에 동참하려는 까닭 새해 벽두에 노동자들이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엘지(LG) 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어딘가 했더니 여의도에 있는 ‘트윈타워’다. 한때 해마다 여의도 집회로 가는 전세 버스 속에서 늘 건너다보았던 지상 34층짜리 ‘쌍둥이 빌딩’에서 지금 용역업체의 계약해지에 반발하며 청소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단다. 보도에 따르면 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여 명은 지난해 12월 말 계약이 해지되었다. 건물 관리 회사인 엘지 계열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용역업체인 지수아이앤씨와의 계약을 종료하면서다. 정부 지침은 원청의 용역업체가 바뀌더라도 고용을 승계하도록 권고하는 것인데도, 노동자들은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노동자 가운데 30여 명은 계약해지에 항의하며 .. 2021. 1. 22.
공정무역, ‘아름다운 커피’ 이야기 직거래로 생산자에게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고, 세계화의 폐해를 줄이는 ‘공정무역 커피’ 커피를 처음 마신 게 언제였던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고등학교에 다니던 때였을 터이다. 그냥 ‘이런 맛이구나!’ 하는 정도에서 그 묘한 빛깔의 음료를 들이켰던 것 같다. 당시만 해도 커피는 서민들의 일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던 까닭이다. ‘커피를 즐기는 것’이 마치 중산층들의 품위 있는 삶의 징표처럼 이해되던 때였으니 말이다. 자판기 커피는 물론 없었고, 여유가 있었던 일반 가정에서는 즉석(인스턴트)커피를 ‘접대용’으로 마련하고 있었던 것 같다. 다 먹은 커피 병은 훌륭한 주방 용기로 활용되었고.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겨우 다방에 드나들기 시작했는데 커피와는 친해지지 못했다. 좋아서가 아니라 자릿값을 하기 위.. 2019. 6. 26.
‘착한 커피’ 혹은 더바디샵 ‘윤리적 소비’의 기쁨에 대하여 “소비자는 영악하다”는 진술은 다분히 공격적이다. 공급자 편향이 드러나는 이 진술의 소비자 버전은 당연히 “소비자는 합리적이다”일 것이다. 합리적 소비란 물론 ‘최저 비용으로 최고의 재화·봉사를 사는 일’을 이른다. 경우에 따라 거대 할인점의 무차별한 저가 공세를 부나비처럼 쫓아가는 소비자를 바라보는 기분은 씁쓸할 수도 있겠지만, ‘이기’와 ‘이해’ 앞에서 갈기를 세우는 인간들의 저 원초적 본능을 어찌하랴. 그러나 소비자가 늘 영악하지는 않다. 그들은 재화의 가치를 거기 투여된 노동으로 환산해 이해한다. 반값으로 물건을 사게 된 행운을 기뻐하면서도 그들은 제값을 받지 못하게 된, 거기 투여된 노동을 안타까워할 줄 아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그들은 합리적일 뿐 아니라 ‘윤.. 2019.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