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1 ‘주류 일절’에서 ‘안주 일체’까지 잘못 쓰이고 있는 한자어 산길로 접어드는 출근길 어귀에 음식점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가게가 하나 있다. 가게 바깥벽에 여기서 취급하는 품목을 선명하게 써 붙여 놓았는데, 거기 요즘에는 보기 드문 낱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부산물 일절’과 ‘다대기 일절’.(‘다대기’는 일본어 ‘tata[叩]ki’에서 온 말이다.) 아직도 저 낱말이 쓰이는가, 고개를 갸웃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것은 저 습기 찬 6·70년대의 풍경과 정서를 고스란히 떠올려 주는 듯했다. 선술집이나 간이식당의 유리 달린 미닫이문마다 빨간 페인트(‘뺑끼’라고 불러야 더 어울리는!)로 써 놓은 메뉴는 십중팔구가 ‘주류 일절’, ‘안주 일절’이었다. 아직도 ‘일절(一切)’이 쓰인다 그것은 과자 부스러기나 석유를 팔던 동네 가게에도 붙어 있었다. .. 2020. 9.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