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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교단(1984~2016)에서

22살 청년 전교조와 ‘한심한 동지’ 김용택 시인

by 낮달2018 2019.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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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시인은 정말 전교조의 한심한 동지였나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는 창립 22주년을 맞아 전교조 운동사 1권 <참교육 한길로>를 펴냈다.

어저께 택배를 하나 받았다. 전교조 경북지부에서 보낸 것이다. 열어보니 전교조 운동사 1권(법외노조 편) <참교육 한길로> 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결성 22주년을 맞아 펴낸 자료집이다. 자료수집과 집필과정에만 3년이 소요된 이 책은 전교조가 태동하던 1980년대 하반기부터 1989년 전교조 결성, 1999년 전교조 합법화에 이르는 과정을 신국판 1400여 쪽에 담고 있다.

 

전교조 22년, <참교육 한길로>의 발간

 

거기 10년도 넘는 간난(艱難)의 세월이 담겨 있다고, 그러고도 12년이 더 지나 이제 전교조가 스물둘, 성년이 되었다는 사실은 정작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무심히 책을 뒤적이는데 권말 자료로 1989년 해직 교사를 비롯한 법외노조 시기 희생자와 지회장 명부가 실려 있다.

 

무슨 오래 묵은 편지처럼 경북의 해직 교사 명단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해직 이후 수도자의 길로 간 사람도 있고, 복직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의 이름도 있다. 배주영, 정영상 선생의 이름 옆에 쓰인 ‘사망’이라는 두 글자가 무심하고 아프다.

 

복직하고도 17년이 흘렀다. 그 새 떠난 사람도 적지 않다. 황현자, 지송월, 정관, 장성녕 선생……. 희미해지는 기억 저편으로 떠난 사람들의 얼굴이 무심하게 떠오른다. 그렇듯 세월은 매정하기만 한 것이다. 다시 10년이 흐르면 더 많은 사람이 기억 속에 묻혀 갈 것이다.

 

지부장의 편지는 ‘전교조가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제 힘들고 지친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가고 있’는 바, ‘아직은 좀 작은 그늘이지만 뿌리와 줄기를 더욱 든든하게 만들어 이 나라 고통받는 학부모까지 쉴 수 있는 큰 그늘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하고 있다.

 

끝에 실린 구절에 오래 시선이 머물렀다.

 

힘들었던 시기, 하지만 가슴 속에는 참교육의 씨를 싹 틔우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치열한 삶’이라고 하면 글쎄, 머리를 끄덕이다가 만다. 삶과 길이 아주 명료하게 보이던 시기였다. 내가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가 너무 분명해서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진실로 나는 그 시절의 삶을 아무 부끄럼 없이 ‘치열’로 매길 수 있을는지…….

▲ < 교육희망 > 585 호 (2011. 5. 9) 에 실린 김용택 시인의 칼럼 ⓒ < 교육희망 > PDF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음 .

오늘 아침, 책상 위에 기관지 <교육희망> 22주년 특집호가 놓였다. 지면을 뒤적이는데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전북 군산의 한 고교에서 근무하는 조합원이 쓴 기산데, 시인 김용택이 지난 호에 실은 칼럼에 대한 ‘반론’이었다.

 

김용택은 무어고 반론은 또 무언가. 그런데 제목이 심상찮았다. “‘회원’이었던 김용택 시인에게”라는 제목 아래 부제로 “5월 9일 자 칼럼 '한심한 당신들의 동지'를 읽고”가 붙었다. 단숨에 기사를 읽어 치우고 나서 나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한심’한 건 ‘우리’가 아니라 ‘당신’이다

 

사연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전교조 ‘회원’이었다(전교조는 노동조합이므로 구성원을 가리키는 말은 ‘조합원’이 맞다.)는 김용택 시인이 기관지 <교육희망>에 ‘한심한 당신들의 동지’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칼럼의 내용은 요약하면 대충 다음과 같다.

 

교직 경력이 ‘38년이고 학교를 그만둔 지 3년’인데 난생처음으로 전교조 관계 신문으로부터 청탁을 받아 ‘감개무량하다’. 놀랍게도 ‘이런 신문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나는 전교조란 말에 ‘반감’이 있다. 강연 청탁 전화할 때 뻣뻣하고 불친절했다. 그런데 전교조가 ‘특별한 존경을 받고 사는 선택된 조직’인 줄 안다.

강연료를 일방적으로 정하고 내 의견을 말하면 시인이 돈을 따진다고 몰아붙인다. 전교조 사무실에 가보니 불결하고 거기 근무하는 사람들은 경직되어 있었다. 평생 전교조 ‘회비’를 내고 살았는데 그 돈이 아까웠다. 더러는 교장으로 옮겨 앉아 거들먹거리는 걸 보고 환멸을 느꼈다. 진보교육감이 나자 그 주변을 서성이는 교사들을 보며 곤혹스러웠다.

진정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전교조에서 만났는데 그들을 통해 희망을 보았다. 곁에 있던 교사들이 해직될 때 사는 것이 무서워 해직되지 않았다. 교사 생활에 부채가 있다면 평생 아이들에게 잘못한 일이다.

교사가 위대할 수 있는 것은 가르치면서 동시에 배우기 때문이다. 반성하라, 마음을 문을 열어라. 부드럽고 착하고 따사로운 사랑으로 빛나는 얼굴을 보여 달라. 이 너절한 세상 속에 인간을 지키려는 큰 사랑의 교육이 있어야 하고 인간의 희망을 찾으려는 치열한 싸움이 있어야 한다. ‘한심하게도 나는 평생 당신들의 동지였다.’

 

그가 쓴 글의 마지막 구절의 울림은 크고도 깊다(!). 그는 마지막 문장으로 자신의 속내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여기서 문제는 ‘한심하다’는 형용사다. 유감스럽지만 이는 외교적 겸사(謙辭)가 결코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심함은 자신을 겨누긴 하지만, 그 속내는 앞서 말한 ‘반감’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중간에 <교육희망>이라고 제호가 바뀌긴 했지만 <전교조 신문>은 전교조 창립 때부터 간행되어온 기관지다. 20년 가까이 ‘평생 동지’였던 사람이 기관지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고 한다. 세상에, 그건 이제야 원고를 청탁해 온 것에 대한 억하심정의 표현이 아니라면 그가 조합원이었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 < 교육희망 > 586 호 (2011. 5. 30) 에 실린 조합원 교사의 반론 ⓒ < 교육희망 > PDF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음 .

기사가 나온 뒤, 조합원들은 노기를 가누지 못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글쎄 기관지의 존재도 처음 알았다는 어리보기 퇴직 ‘회원’이 조직에 날리는 똥침치고는 심하지 않은가 말이다. <교육희망> 누리집 게시판에는 교사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예의 반론 기사는 조목조목 그의 글을 반박하고 있다.

 

그가 어떤 ‘부자신문’에 한동안 시를 연재했다든가, 조직의 일면만으로 전체를 매도한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새삼스럽다. 그러나 ‘인간의 희망을 찾으려는 치열한 싸움’ 운운하면서 ‘평생 동지’였던 자신을 한심하다고 한 것은 쉽게 용서하기 어렵다. 그것은 시방도 힘겹게 싸우고 있는 동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시가 교과서에 오르고 메이저 신문에 시를 연재할 만한 잘 나가는 시인이라고 해서 그에게 7만 조직과 그 구성원에 대해서 함부로 말할 권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반론 기사에도 드러나듯 ‘치열한 싸움의 현장에서 결단코 단 한 번도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없’지만 우리가 그의 부재를 비난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것은 또한 ‘사는 것이 무서워 해직되지 않’은 김용택을 우리가 나무라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우리의 평생 동지’였던 것을 한심하다고 부끄러워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나라의 잘 나가는 시인 김용택이 우리의 동지였다는 사실을 굳이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부끄러워하는 시인 김용택을 우리의 ‘평생 동지’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교조 22년, 그 성년의 길목에서 만난 한 퇴임 조합원의 망발 앞에 나는 우리가 갈 길이 아직 멀다는 생각을 한다. 숱한 교사들의 고민과 눈물과 상처로 만들어진 이 ‘작은 그늘’이 더 ‘큰 그늘’로 자라기까지 이런 ‘한심한 동지’까지도 품을 수밖에 없겠지만 말이다.

 

 

2011. 6. 2. 낮달

 


 

댓글 모음

 

해를그리며 2011/06/02 19:55

저런 글을 읽으면 맘이 편치 않으시지요.

김용택시인도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에 저런 글을 썼겠지요.

살아온 삶을 부끄러워 하는 순간 그 삶이 부끄러운 삶이 된다고 하지요.

왜 자신의 삶을 부끄러운 삶으로 만들었을까...

이미 충분히 넉넉히 가지신 분이.

 

낮달 2011/06/04 09:41

글쎄, 그만한 문명을 가진 사람이 왜 저런 주책을 부렸는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그에 관해서 모두가 알 만큼 알긴 하지만...

 

세한도 2011/06/02 22:44

너무 그러지 말게나. 욕 안 했다지만 우린 벌써 오래 그이 욕을 해 왔다네. 귀가 간지러웠겠지.

나도 부끄럽다네. 퇴임조합원으로서.

 

내일은 대구, 11일은 경북 창립기념대회라는데 나는 어느 곳에도 가지 않고,

참 사사로이 내 일만 보고, 즐기고, 피하고, 살고 있다네.

아마, 그이도 그런 부끄럼은 알아서

괜히 그런 소리 하는 게지. 너무 그러지 말게.

 

낮달 2011/06/04 09:45

그려~

공연히 화 내는 척하는 것뿐일쎄.^^

 

청산이 날 부르거든 2011/06/02 23:50

글쎄요, 지금 85호 크레인에서 사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자신이 학교 다닐 때 전교조 선생님이 있었더라면....>이라고 했던 말을 기억합니다. ism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김용택의 말은 참교육을 현장을 만들고자 하는 많은 분들에게 상처주는 말입니다. 선의의 비판은 받아들여야겠지만, 전교조 교사라는 것만으로도 힘든 선생님들에게 <선배> 김용택은 참.....그래도 <교육희망>에 갈채를 보냅니다. 희망은 어쩌면 정면으로 싸워야 가질 수 있는 것이기에...

 

낮달 2011/06/04 09:47

애도 아니고, 예순이 넘은 사람이 공식 매체에

저런 투정을 하니 대략난감일 뿐이지요.

자신이 얻은 지위가 섬진강 자락의 순박한 민중들과 그가 가르친 시골아이들로부터 비롯되었는데도 저런 망발을 하다니... 그게 그의 한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풍경 2011/06/03 17:31

‘한심하게도 나는 평생 당신들의 동지였다.’

를 '한심하지만 그래도 나는 평생 당신들의 동지가 될 것이다'로

하면 좀 더 나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강연료로 서로 협상을 한 것은 양쪽 다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는 생각도 좀 합니다.

그런데 '형편이 이래서 이 정도 드리면 안될까 조심스럽게 여쭙니다' 고 말하는데도

'강연료를 멋대로 정하시는군요, 그건 안됩니다.' 라고 했다면 김용택 시인이 오만한 것이겠습니다.

 

낮달 2011/06/04 09:50

전교조에서는 그의 후배인 안도현, 도종환 시인도 부르지만 강연료를 가지고 그처럼 구는 사람은 없습니다.

일찍이 그에 관한 비평이 무성했는데 이번 글은 그의 밑천을 고스란히 내 보인 셈이 된 것 같습니다. ^^

 

낙화암 2011/06/03 08:10

`아닌 밤중 홍두깨'라더니 참 어처구니가 없네요

교사도 아니고 전교조도 아닌 저같은 무지렁뱅이인 나이많은 아지매도

전교조에서 발행하는 교육희망을 아는데 (저는 전교조 홈피를 통해 달마다 읽고 있음)

명색이 전교조교사라는 사람이 교육희망을 처음듣는다니 이건 또 뭔 시츄인지....

살인적인 등록금에 힘있는 놈들의 사금고가 된 부산저축은행 등등

세상이 총체적으로 미쳐돌아가니 이제 시인마저도 미쳐가는가봅니다

 

낮달 2011/06/04 09:51

글쎄, 말예요.

섬진강 자락 사람들과 아이들을 노래해 문명을 얻은 이가 어찌 저런지...

 

영화처럼 2011/06/03 12:42

시인 김용택의 저 인식과 논리는, 오래 전 시인 정호승이 동아일보에 실었던 특별기고문

"절망보다 분노하라, 울기보다 다짐하라" 한 것과 전혀 동일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에 자기를 드러내는 것이 이토록 얕은 것이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그들의 시적 상상력에 기대어 한 시대를 살아왔으니 오늘은 이토록 참담한 형국이 되어

새로운 길을 더듬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

자본과 명예와 권력의 위력 앞에 허약하게 무너지는 영혼을 만나는 듯 하여 우울해지는 시간입니다.

저들이 부려 둔 시를 가르치고 읊조리는 것이 어쩌면

서정주 류의 친일했던 시인의 시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만큼이나 부담스러워질 수 있겠다 싶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우리가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시간이 아닌가 합니다.

 

낮달 2011/06/04 09:53

동감입니다.

그가 동지였다고만 하지 않았어도 우리는 그를 보수적인 문인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치부하고 말았을 겁니다. 본인은 뜻하지 않았겠지만, 이번에 그는 자신의 밑천을 고스란히 내 보이고 만 것 같습니다...

 

정운현 2011/06/03 13:06

씁쓸하군요.

김용택 시인에 대해서는 저도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만,

굳이 여기서 뇌까리지는 않겠습니다.

 

문여사 2011/06/03 14:51

저 역시 그렇습니다. 섬진강 시인으로 맑고 깨끗하고 뭔가 정의롭지 않을까하는 것은 나만의 판단일뿐 그 사람의 정체는 아닌듯 싶습니다.

이미 몇년전에 깊이 실망한적이 있지만 구구하게 읊고 싶진 않네요.

가엾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단루호 2011/06/03 13:14

사람 관 뚜껑에 못질 한 후에 평가 하랬지요.

또 100리 가는 사람은 90리가 반이라 했던가요.

잘 살다가 겨우 남은 말년 못 버티고 더럽게 변절하는 인간도 종종 있지요

 

비지트 2011/06/03 13:17

그러니까....

자기처럼 대단한 시인에게 왜 이제야 청탁을 했느냐 이거군요?

그런 기관지가 있었는데 왜 나에게 갖다 바치지 않아서 내가 몰랐느냐 이거군요?

자기처럼 잘나가는 시인의 원고료를 왜 다른 부스러기들과 같은 값을 매기느냐 이거군요?

그동안 수상하긴 했었지만 전교조 출신이라 해서 의심을 거뒀었습니다.

그 의심이 괜한 것이 아니었군요..

전교조 가입은 얼떨결에 하셨고, 평생 회비는 자동이체로 나갔겠네요..

 

boinda 2011/06/03 13:25

진실을 알게 될 때는 그 불편함이 더하지요

오늘 참 불편합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입니다

늦기 전에 알려줘서

늦기 전에 알게되어서

원로대접을 받고 싶은게 여기 저기 보입니다

조직에서 나와서 대접 받도 살다 보면 그 불편함을 이겨내기 힘들겁니다

 

성광 2011/06/03 14:13

김씨 한 번 강연료 장난이 아닙니다.보통 50만원.

곡성의 모중학교에서 강연료로 책정된 예산이 30만원이라 미안해 하며 강연 요청을 하였다고 합니다.

담당 선생님이 돈 예기를 꺼내자 교과서 시인 왈"평교사 하고는 이야기가 안 통해,교장 선생 바꿔요."라고 했다나요.

 

관료적 시인 2011/06/03 14:29

김용택 시인 잘 나가서 하시는 처신이 똥폼 잡는 관료를 닮아가는군요.

사무실의 청결 상태에서 삼성전자 콜센터처럼 친절하지 못한 동료활동가들을 비판하는

대목은 시인의 글이라기보단, 큰 회사 상무이사님이 하급 직원들을 책망하는

어투와 비슷하군요. 자신을 원로처럼, 더 받들어주지 않는다는 투정이 곳곳에 배어있습니다.

배부른 시인이 뭐 아쉬운 게 있으리오. 조선일보도 좋고 한겨레도 좋고

자기를 알아 모셔주는 사람 있으면 진 땅 마른 땅을 가리지 않는 그야말로 실리적인

시인에게 뭐 얻을 게 있다고 강연 요청인지 모르겠군요?

 

성광 2011/06/03 14:39

섬진강 시인이자 교사였던 김용택 시인이 지난 5월 초 전교조 소식지 <교육희망>에 글 한 편을 보냈습니다. 제목은 '한심한 당신들의 동지'. 혁신 깃발을 든 전교조에 아픈 충고를 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나 봅니다. 내리치는 죽비소리가 이어집니다.

......

전교조에서 상근하고 있는 한 선생님은 "김용택 시인 말씀이 줄줄이 옳으며 이제 우리가 '무엇'과 '어떻게'를 함께 고민할 때가 됐다"고 했습니다.

 

전교조 위원장님의 김용택 씨에 대한 인식이 이렇습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 중의 내용입니다.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白山 2011/06/03 14:58

김용택 시인의 망발,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다들 말씀하시니 더 덧붙이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이 참에 전교조 내부에도 반성할 점이 없는가 되새겨보는 지혜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의 글에서도 나오지만, 전교조 분위기가 너무 뻣뻣하다든가 성의가 없다든가 하는 식의 지적을, 전교조에 호의를 가진 분들로부터조차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 더불어 자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들길 2011/06/03 15:22

글 잘 읽었어요

지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야 참 염치없는 일이지요

너무나 잘 알기에 말입니다

잡지 마지막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애벌레 2011/06/03 15:28

역시나 핵심은 피하시는군요....왜 다들 자신을 꾸짖는 소리에는 귀를 막을까요... 전교조 조합원 교사가 교총 회원 교사들과 다를 바 없는 요즈음......"마음을 문을 열어라", 이말 한마디라도 해주는 누군가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도시 농부 게릴라 2011/06/03 15:34

시인의 강연을 한 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꼈던 것은 좋게 말하면 보수적이구나였고

나쁘게 말하면 꼴통 기질이 있구나였습니다.

그때 기억으로는 조선일보를 꽤 오랫동안 구독하고 있다고 했었는데 그의 강연이 마치

조선일보를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도 나쁜 신문에 중독되었을까요.

 

낮달 2011/06/04 09:54

그에 관해 전해 들은 평가들이 다 그만그만한

근거에 따른 것이었음을 실감합니다.

 

발자국 2011/06/03 15:40

시인의 은유를 더 깊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문장 "한심하게도 나는 당신의 평생 동지였다"를 동지이다로 바꿨어야 마음이 편했을 텐데(나 같은 범인이 보기엔)..22년 회비내고 평조합원으로 살아온 교사가.민중들의 삶과 사랑을 강물처럼 보듬고 살았던 시인이 단 한편의 글로 변절자가 되었군요.

 

지나가던비 조합원 2011/06/03 17:38

시인이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것 같습니다. 그저 개인의 의견일 뿐... 원고 청탁 당시 어떠어떠한 식으로 써달라고 부탁했을 것이고, 시인도 (그저) 개인적인 의견을 투고했을 뿐이고~~

편집 방향에 맞지 않았으면 애시당초 게재하지 말아야 했을 것을, 칼럼란에 버젓히 올린 <교육희망> 편집부의 잘못이 가장 큽니다. 이런 사태를 예고했을 텐데 말이죠~

개인적인 의견을 올린 한 시인은 신문발행 이후 '나쁜 인간'으로 낙인 찍히고 말았군요.

 

전 시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입니다.

 

대갈장군님 2011/06/03 18:29

욕 먹고 비판받은 것만 억울하여 앙앙불락하면 안 된다. 전교조는 초심을 망각하고 관료화, 권력화,독 선화된 과두조직으로 변한 걸 아마 전교조나 그 구성원들은 깨닫지 못하고 잇을 것이다. 당신들이 존경은 몰라도 우호적으로 대하는 김일성 주석도 당원들에게 항상 자아비판을 강조했던것을 기억 하겠지? 전교조가 정말 참교육을 지향하는 생명 있는 조직으로 살아 남고 싶다면 조직의 경직화,관료화,부패를 막을 수 있는 부단한 자아비판이 있ㅇ야 할 것이며 그것이 어려운걸 안다면 남의 비판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스스로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원래 2011/06/03 18:44

원래 자신의 신념을 떠나 사회적으로 이름 올리기를 좋아하는 문화권력자들은 조중동에 늘 글을 올리곤 했죠. 조중동에 칼럼 쓰는 원고료가 보통 60만원(8년전)내외였으니까 글 한번 써도 그 정도인데 전교조 신문에는 고작 20만 원밖에 안 주니....

 

생명 2011/06/03 19:32

전교조 혹은 민주노총에 가하는 비판은 때론 너무 가혹할 정도로 잔인하다.

그들이 진정 지향하는 바가 뭔지 알고 있고, 현실에서 받는 왜곡된 탄압을 알기에 더욱 잔인하게 느껴진다. 이런 상황이니 잘못은 덮어야 하고, 비판은 삼가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김용택 씨의 글에는 정작 애정 어린 비판이나 희망 섞인 기대감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불편하다.

"전교조에 반감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단순하면서 사소한, 때로는 왜곡된, 때로는 자기편의주의적인 감정의 결집체로서의 반감.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왜곡된 비난을 감내하면서도 교육 현장을 변화시키고, 지키고 있는 전교조에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 진정으로 인간의 희망을 찾으려고 치열하게 싸우는 전교조에 마음을 담아 존경과 지지를 보낸다. 내가 지지하는 전교조가 만약 초심을 잃는다면 그때 나도 따끔하게 비판하겠다. 애정을 담아.

 

굴렁쇠 2011/06/05 22:59

에다가와 조선학교 살리기에 나설 때는 정말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었는데요...

 

김용택 시인은 참 솔직한 사람 같습니다. 저렇게 욕먹을 줄 뻔히 알면서도

속엣말을 저리 다 토해내니요. 글 잘 쓰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멋진 성찰의 글로

자신도 '한심하지 않은 동지'의 신분으로 빠져 나가고, 전교조도 비판하고 그럴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았네요. 노욕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자기감정에 충실한 '칼럼'이라 생각해요.

 

그는 '합리적 모순'에 빠져 있어요. 톨스토이가 그랬습니다.

"모든 사람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고 말예요. 김용택 시인이 고민해야 할 점입니다.

 

낮달 2011/06/07 07:58

에다가와에 그가 힘을 보태주었던 모양이지요.

그의 삶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건 일정한 부분밖에 없지요. 교사였고, 유명시인이고... 그러나 그는 균형을 갖지 못한 사람 같습니다. 그건 그의 시에 감동했던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일인데... 안타깝지요...

 

담양댁 2011/06/06 10:53

아참, 쓴물이 올라오네요.

완장에 취해 늙은 안병직 꼬라지 되는 건

시간문제겠군요.

지금 하는 짓 봐서는...

(마음이 허둥거려 가끔 들려서도 알량한

댓글 하나 못올렸습니다~~ㅎㅎ)

 

낮달 2011/06/07 08:00

이런저런 경로로 그에 대한 평가를 알고 있었지만

늘그막에 그가 밑천을 다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안병직이야 하다 못해 한때는 좌파(!)였기나 했지요. 제가 보기에 김용택은 한 번도 마음으로 조합원이었던 적이 없었던 사람입니다.^^

 

바쁘시고, 이래저래 경황이 없으니 괜찮습니다. 그냥 편하게 출입하시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고마우니까요.

 

고딩선생 2011/06/22 00:28

넉넉한 마음으로 나이든 노인네 넋두리를 받아주는 대승적인 마음의 전교조가 됩시다. 우리 전교조는 그 정도 성숙됐다고 생각되는데...

서정주보다는 덜하잖아여. 아직 애들한테 그 여자 네 집과 섬진강을 들려줘야 하는데...

 

낮달 2011/06/23 19:27

그러지요, 뭐. 까짓것...^^

 

아무개 2011/06/24 22:49

이 양반(김용땍) 글을 읽고 참 좋게 생각했었는데...

소화불량 걸렸습니다. 토 나올 거 같아요.

 

교육 이야기 2014/08/03 16:00

저는 이 사람과 동명이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늘 욕을 먹고 삽니다.

 

낮달 2014/08/04 19:00

예, 선생님. 그 심정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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