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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꺼림직하다’나 ‘추켜세우다’도 표준어다

by 낮달2018 2018.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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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2018년도 1/4~3/4분기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주요 내용 공개

▲ 국립국어원이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국립국어원이 2018년도 1/4분기에서 3/4분기까지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주요 내용(30개)을 공개했다. 핵심 내용은 2017년 국어심의회 결정에 따라, 그동안 비표준어로 다루어 왔던 ‘꺼림직이, 꺼림직하다, 께름직하다, 추켜세우다, 추켜올리다, 치켜올리다’의 전체 또는 일부를 표준어로 변경한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북한어로 표시되는 표제어들이 있다. 이들 낱말은 북한에서는 문화어’, 즉 표준어의 지위를 갖지만, 남한에서는 비표준어로 처리된다.

 

북한어는 《조선말 대사전》(1992)에 수록된 단어 가운데 남한에서 쓰임이 확인되지 않은 단어와 어문 규정의 차이로 달리 표기하는 단어를 편찬 원칙에 따라 선정하여 수록하였다. 남한에서 쓰는 단어라도 북한에서만 쓰는 용법이 있다면 북한어 뜻풀이를 덧붙였다.

 

<예>

 

밥공장(-工場)

「명사」『북』

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주식물을 공업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서 근로자들에게 공급하는 공장.

 

규률(規律)

「명사」『북』

‘규율’의 북한어.

 

궁전05(宮殿)

「명사」

「1」 =궁궐(宮闕).

¶ 이 궁전은 바로크 양식의 대표적인 건물로 손꼽힌다.

 

「2」『북』 어린이들이나 근로자들을 위하여 여러 가지 교양 수단들과 체육ㆍ문화 시설을 갖추고 정치 문화 교양 사업을 하는 크고 훌륭한 건물.

 

- <표준국어대사전> ‘일러두기’ 중에서

 

흔히 쓰이는 ‘북한어’를 ‘표준어’로

 

이번에 표준어로 변경된 북한어들은 사실상 남한에서도 쓰이는 낱말이다. “마음에 걸려서 언짢고 싫은 느낌이 있다.”는 뜻의 표준어는 ‘꺼림칙하다’였다. 그러나 국어를 가르쳤던 나도 한동안 ‘꺼림직하다’를 표준어로 알고 더 자주 썼다. 언중들에게 이 낱말은 남북한 구분이 없었던 셈이다. 이번 조치는 아마 이러한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뜻인 ‘꺼림직이, 께름직하다’도 한꺼번에 표준어가 되면서 사전에 표시되었던 ‘북한어’라는 정보를 삭제하였다. 이들 북한어가 표준어로 들어오면서 당연히 기존 표준어인 ‘꺼림칙스럽다, 꺼림칙이, 꺼림칙하다, 꺼림하다, 께름칙하다, 께름하다’ 등의 뜻풀이가 수정되었다.

 

‘추켜세우다, 추켜올리다, 치켜올리다’도 마찬가지다. 이들 낱말의 남한어, 즉 표준어는 “①옷이나 물건, 신체 일부 따위를 위로 가뜬하게 올리다. ②실제보다 과장되게 칭찬하다.”는 뜻의 ‘추어올리다, 치켜세우다’ 둘뿐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언중들은 ‘치켜세우다’보다는 ‘추켜세우다’나 ‘추켜올리다’에 더 친숙하다. 그런 까닭에 이들이 표준어로 변경된 것이다. ‘북한어’ 정보가 삭제되고 원 표준어도 뜻풀이가 수정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품사 추가 - ‘성숙하다’ 형용사 추가

 

품사가 추가된 낱말로 동사 성숙하다가 있다. ‘성숙하다의 뜻은 생물의 발육이 완전히 이루어지다. 몸과 마음이 자라서 어른스럽게 되다. 경험이나 습관을 쌓아 익숙해지다. 어떤 사회 현상이 새로운 발전 단계로 들어설 수 있도록 조건이나 상태가 충분히 마련되다.”이다.

 

그러나 ‘성숙하다’는 형용사로도 쓰인다. ‘성숙한 여인’처럼 ‘성숙하다’가 관형어로 쓰일 때는 “몸과 마음이 자라서 어른 같은 데가 있다”는 뜻이라고 본 것이다.

 

뜻풀이 추가

 

뜻풀이가 추가된 경우는 ‘-02’, ‘파생01’, ‘하다01’ 등 셋이다. ‘-는 그간 “‘차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만 풀었으나, “동안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를 추가했다. ‘파생 사물이 어떤 근원으로부터 갈려 나와 생김.”의 뜻뿐이었으나, “②『언어실질 형태소에 접사가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를 만듦. 또는 그런 일.”의 뜻을 더했다.

 

‘하다’는 ‘보조동사’로 쓰이는 경우에 “⑨((일부 동사 뒤에서 ‘-어 하다’ 구성으로 쓰여))앞말이 뜻하는 대상에 대한 상태나 태도를 드러냄을 나타내는 말. ”을 추가했다. 예컨대 “그는 첫사랑을 못 잊어 한다. / 아들은 개학 첫날부터 학교 수업을 못 견뎌 했다.” 등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뜻풀이를 수정한 경우도 단단하다’, ‘동상09’, ‘아주높임  9개가 있다. ‘단단하다 속이 차서 야무지고 실속이 있다에서 야무지고를 뺐다. 부사 단단히도 마찬가지다. ‘동상(銅像)’ 구리로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만들거나 그런 형상에 구릿빛을 입혀서 만들어 놓은 기념물.”에서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으로 만든 기념물. 주로 구리로 만든다.”로 고쳐 뜻의 범위를 넓혔다.

 

‘목물01’은 “②팔다리를 뻗고 엎드린 사람의 허리 위에서부터 목까지를 물로 씻겨 주는 일”에서 “②상체를 굽혀 엎드린 채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허리에서부터 목까지 물로 씻는 일”로 바꾸었다. ‘돕는 이의 행위’에서 ‘도움을 받는 이의 행위’로 뜻을 변경했다.

 

‘삭발’은 “①머리털을 깎음. 또는 그 머리.”에서 “①머리털을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아주 짧게 깎음. 또는 그 머리”로 구체화했고, 격조사 ‘을02’는 “⑤‘가다’, ‘오다’, ‘떠나다’ 따위의 동사들과 어울려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이동하고자 하는 곳을 나타내는 격조사. ‘에’보다 강조하는 뜻이 있다”에서 “⑤‘가다’, ‘오다’, ‘떠나다’ 따위의 동사들과 어울려 이동하고자 하는 곳을 나타내는 격조사”로 간단히 줄였다.

 

높임의 등급에서 ‘아주높임’과 ‘예사높임’의 뜻풀이도 바꾸었다. ‘아주높임’은 “①인칭 대명사에서, 가장 높여 이르는 말. ‘어르신’, ‘각하’ 따위가 있다. ≒극존칭ㆍ최존칭.”에서 “①인칭 대명사에서, 가장 높여 이르는 말. ‘당신’, ‘이분’, ‘저분’ 따위가 있다. ≒극존칭ㆍ최존칭.”로 바꾸어 ‘어르신’과 ‘각하’를 삭제하는 대신 ‘예사높임’에서 쓰이는 ‘이분, 저분’을 추가했다.

 

‘예사높임’은 “①인칭 대명사에서, 예사로 높여 이르는 말. ‘당신’, ‘그대’, ‘노형’, ‘이분’, ‘저분’ 따위가 있다. ≒보통 존칭.”에서 “①인칭 대명사에서, 예사로 높여 이르는 말. ‘당신’, ‘그대’, ‘노형’ 따위가 있다. ≒보통 존칭”로 바꾸었다. ‘아주높임’으로 옮겨 간 ‘이분, 저분’을 삭제한 것이다. 따로 설명이 붙어 있지는 않으나 예사높임에서 ‘각하’ 같은 권위주의 시대의 낱말을 삭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어 정보 삭제· 뜻풀이 수정

 

‘합성01’의 뜻은 “⑥『북한어』『언어』자립적인 단위끼리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를 만듦. 또는 그런 일. 자립적인 단위로는 ‘단순한 것, 확대된 것, 문법 형태를 가진 것’ 따위가 다 될 수 있다. ≒합침.”이었다. 이를 “⑥『언어』둘 이상의 실질 형태소를 결합하여 하나의 단어를 만듦. 또는 그런 일.”로 뜻풀이를 수정하면서 기존의 ‘북한어’ 정보를 삭제했다.

 

‘파생’도 그랬지만 언어에서 중요한 문법 요소인 ‘합성’의 뜻풀이가 따로 없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파생이나 합성은 우리 조어법의 근간이 되는 요소인데 말이다. 정작 북한에서는 이를 뜻풀이에 포함하고 있었던 것이다.

 

‘외화벌이(外貨--)’도 뜻풀에에서 ‘북한어’ 정보를 삭제했다. “외화를 벌어들이는 일.”은 남북을 막론하고 공통으로 쓰이는 낱말이 된 것이다.

 

문법 정보와 용례 수정

 

‘보이다01’는 “((‘…으로’나 ‘-게’ 대신에 평가를 뜻하는 다른 부사어가 쓰이기도 한다))”에서 “((‘…으로’나 ‘-게’ 대신에 평가를 뜻하는 다른 부사어가 쓰이거나 ‘-아/어 보이다’ 구성으로 쓰이기도 한다))”로 바꾸어 ‘문법 정보’를 수정했다.

 

종결어미 ‘-ㄹ걸’은 ‘용례’ “① ¶그는 내일 미국으로 떠날걸. / 너보다 키가 더 클걸.”을 “① ¶우리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은 기차역일걸. / 그는 내일 미국으로 떠날걸. / 누나는 너보다 키가 클걸. / 날이 풀려서 곧 밭을 갈걸. / 선생님은 편찮으셔서 댁에 계실걸.”로 바꾸어 용례를 추가했다.

 

* 자세한 내용은 국립국어원 자료 참고

 

2018. 12. 8. 낮달

 

 

이제 '꺼림직하다'나 '추켜세우다'도 표준어다

국립국어원, 2018년도 1/4~3/4분기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주요 내용 공개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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