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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 논란 예상되는 일본 ‘관함식’… 우리 해군 참가할까

by 낮달2018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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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의 관함식마다 욱일기는 뜨거운 감자였다

▲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의 출항 모습. ⓒ해상자위대 유튜브

우리 해군이 오는 11월 일본에서 열리는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관함식에 초청받았다. 정부는 일본의 초청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참가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관함식(觀艦式, Fleet Review)은 ‘국가적 경사 등에 국가 원수가 해군 함정을 모아놓고 그 위용을 검열하는 의식’이다. 관함식은 해군이 각종 함선을 모아놓고 사열 의식을 벌이는 것이니, 이는 해상에서 펼치는 ‘군사 퍼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관함식은 자국의 해군력과 국력을 과시하고 주력함을 소개하고 신형 함선 공개 등이 이뤄지는데 국제관함식도 더러 있고, 관함식을 벌일 때 이웃 나라의 함선을 초대하기도 한다. 구 일본 제국은 1940년 10월 요코하마 근해에서 일왕의 참관 아래 열린 ‘미카마루(三笠丸)’ 대전함의 진수식 때도 관함식을 벌였다.

당시 <매일신보> 학예부장이었던 문학평론가 백철이 조선 특파 문인으로 여기 참가한 뒤 <삼천리> 12월호에 ‘천황폐하 어친열(御親閱) 특별 관함식 배관근기(拜觀謹記)’를 기고했다. ‘천황’이 친히 사열한 이 관함식은 군국주의 일본의 위용을 과시하고자 한 행사로, 백철은 이 글에서 신의 이미지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천황을 찬양했다.

마치 백주(白晝)에 직사하는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려는 어리석은 어린애와 같이 바라보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욱 그 열광(熱光) 앞에서 시력을 잃고 나중에는 눈앞이 캄캄해져서 아무것도 안 뵈는 것과 같이, 나와 같은 미천지신(微賤之身)이 일단(一旦)에 신상(身上)에 남아 넘치는 광영을 힘입어 황공하옵게도 폐하를 이처럼 머지않은 거리에 모시게 될 때에 내 감격은 너무 높고 컸으며, 그 높으신 어능위(御稜威) 앞에 오직 형용할 수 없는 성엄(聖嚴)의 순간을 가질 뿐이요, 그 감격을 분석하는 소이성(小理性)은 이 순간에는 광채를 잃고 무색해지는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 ‘천황폐하 어친열 특별 관함식 배관근기’ 중에서 <친일인명사전>에서 재인용

 

▲ 해상자위대(JMSDF)의 해군기(1954~현재) ⓒ 위키백과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제주에서 국제관함식을 열었다. 국내외 함정 39척이 참가했는데, 이때 욱일기 게양 문제로 일본은 참여하지 않았다. 일본의 참여에 걸림돌이 된 욱일기(旭日旗)는 자위대의 공식기, 구 일본 제국의 군기였다.

일제강점기 때는 욱광(旭光, 솟아오르는 아침 햇빛) 문양이나 해군 군함기로 썼다. 일본군이 아시아 침략 및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까닭에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등에서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3~4년 주기로 서태평양 지역 등 우방국 함대, 항공기 등을 초청하는 관함식을 여는 일본은 2019년에 한국 해군을 초청하지 않았었다. 2018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에 우리 해군함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 사건이 일어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2015년에 열린 일본 관함식에는 우리 해군의 대조영함이 참가했는데, 이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탄 함선에 욱일기가 걸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식민 지배의 과거사를 온전히 청산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가 욱일기를 단순한 깃발로 바라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2018년 베풀어진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모습. ⓒ 연합뉴스

논란은 반복될까. 2018년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우리 정부가 해상자위대에 욱일기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하자 이에 반발한 일본이 불참한 이후, 일본은 이듬해 관함식에 우리 해군을 초청하지 않았다. 욱일기 문제는 어쨌든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 충돌 없이 해결방안 찾고 있는 중"이고, "과거사 양보와 이해 통해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 합리적인 방안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 협의회에 피해 당사자와 지원단체 등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다. 또 일본 정부가 이 문제에 관해 매우 강경한 태도로 보이면서 당장 문제 해결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일본의 관함식 초청을 받아들일까, 아니면 국민감정을 따라 불참하게 될까.

 

2022. 8. 22. 낮달

 

 

'욱일기' 논란 예상되는 일본 '관함식'... 우리 해군 참가할까

한일 양국의 관함식마다 욱일기는 뜨거운 감자였다

www.ohmynews.com


▲ 국방부는 일본의 관함식에 참가하기로 결정하면서 자위함기는 욱일기와 형태가 다르다고 해명하고 있다. ⓒ MBC 갈무리

마침내 정부는 다음 달 초 일본에서 열리는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관함식에 우리 해군 함정 1척을 보내기로 했다. 국방부와 해군은 1만 톤급 군수지원함인 소양함이 관함식 본행사에 참가한 뒤 다른 참가국 함정들과 인도주의적 연합훈련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해군은 2002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일본 관함식에 함정을 보냈는데, 이번에는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지난 2015년 관함식에선 우리 구축함에 도열한 장병들이 욱일기가 걸린 일본 함정에 탑승한 아베 신조 총리를 항해 거수경례해 논란이 됐고 그 뒤에는 관함식에 함정을 보내지 않았다.

 

일본 제국주의 상징으로 여기는 욱일기 문양으로 된 일본 해상자위대 깃발을 향해 경례하는 건 매우 뜨거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인 민주당에선 “식민 지배에 대한 정리가 안 된 상태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상황에서 가서 경례할 수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마당이다.

 

국방부는 “자위함 기가 욱일기와는 형태가 다르고, 모양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국제사회도 이 자위함 기를 정식 수용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관함식 참석 여부는 이례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에서 결정됐는데, 이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 특히 군사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이번 정부 기조가 반영된 것이다.

▲ 2015년에 열린 일본의 관함식에서 우리 장병들이 욱일기가 걸린 일본 군함에 경례하고 있다.&nbsp;ⓒ MBC 갈무리

일본의 욱일기는 깃발이 사용된 근대적 맥락과 긴밀히 연결되어 태평양전쟁 전범국인 일본의 상징으로 동아시아 여러 나라에선 제국주의 침략이나 식민 지배를 환기한다. 그러나 나치독일의 만자(卍字, swastik)와 이를 사용한 하켄크로이츠와 달리 동아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욱일기에 대한 인식은 매우 미흡하다. 나치기와 달리 욱일기가 서구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유다.

 

일본과의 제한적 군사협력 자체를 금기시할 일은 아니지만, 욱일기에 한국 장병들이 거수경례해야 하는 관함식의 의례를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것이 윤석열 정부가 희망하는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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