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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자 말’? 그냥 ‘편집자’로 쓰면 안 되나?

by 낮달2018 2022.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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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편집자 주’ 표기 방식 유감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쓰는 용어로 ‘편집자 주(註/注)’가 있다. 이는 스트레이트 보도 기사가 아닌 특집이나 기획 기사 등에서 마치 ‘전문(前文)’처럼 쓰는 기사를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주’는 ‘글이나 말의 어떤 부분에 대하여 그 뜻을 자세히 풀어 주거나 보충 설명을 더하여 주는 글이나 말로 ‘주낼 주(註)’ 자와 ‘물댈 주(注)’자를 모두 쓰는 거로 나와 있다.’(표준국어대사전)

 

그러니까 편집자 주는 어떤 기사의 성격과 방향, 목적과 취지, 배경과 전망, 필자 소개와 연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일종의 기사 안내문이다. 독자의 처지에서 보면 기사를 읽기 전에 충분한 사전 예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생광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주(註)’는 본 기사의 작성자가 주를 쓴 기자와 다를 경우 둘을 아주 분명하게 구분해 주는 이점이 있다.

▲< 오마이뉴스 > 에서는 지난해까지는 '편집자주', '기자주'로 표기했다 .

‘편집자 주’는 신문이나 잡지 편집에 있어서 일종의 관행처럼 쓰인다. 대부분 신문·잡지 등에서와 마찬가지로 <오마이뉴스>에서도 이 ‘편집자 주’를 심심찮게 써 왔다. 그러나 ‘편집자 주’는 어디까지나 <오마이뉴스>의 상근 편집 기자들만이 쓸 수 있는 말이다. 당연히 시민기자들은 이와 비슷한 성격의 전문을 쓰면서 ‘기자 주’란 새로운 용어를 개발(?)했다.

 

일부의 보수 일간지를 빼면 요즘 모든 신문은 한글만으로 지면이 만들어지게 되면서 한자 없이 ‘주’로만 쓰면 뜻을 헤아리기 어려울 수도 있을 듯하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지 <오마이뉴스>에서는 ‘주’를 대신하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즉 ‘편집자말’, ‘기자말’의 형식으로 말이다.

 

한자어를 대체한 우리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생각보다 사람은 관습의 구속으로부터 별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여전히 <오마이뉴스> 기사를 읽으면서 ‘편집자말’(‘주’든 ‘말’이든 띄어 써야 하는데 <오마이뉴스>에서는 붙여서 쓴다.)은 눈과 마음에 자꾸 걸린다.

 

“그걸 꼭 ‘편집자의 말’이라고 써야만 하나?”

“그렇지 않으면 독자들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가?”

▲ < 오마이뉴스 >에서는 올해부터는 '주'를 모두 '말'로 적기 시작했다 .

‘편집자’로 쓰거나, 아예 ‘쓰지 않거나’

 

곰곰 생각해 보니 굳이 ‘말’을 붙일 까닭도 없다. ‘편집자’라고 쓴다고 해서 독자들이 그게 ‘편집자가 붙인 주’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닐 거라는 얘기다. ‘편집자’라는 말조차 떼어내 버려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다른 신문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나 살펴보았다.

 

<한겨레>는 지면(종이 신문)에서는 물론이고 <인터넷 한겨레>에서도 더 이상 ‘편집자 주’를 쓰지 않고 있었다. 다만 본기사와 구별하기 위해 지면에서는 글꼴을 달리하여서, 인터넷에선 글자색을 달리해서 표기하고 있었다.

▲ <한겨레>에선 '편집자 주'를 버렸다. 인터넷 한겨레에서는 글자 색을 달리했다.
▲< 한겨레 >의 지면에서는 글꼴에 변화를 주어서 본기사와 구별하고 있다 .

<경향>의 경우는 아직도 과도기가 아닌가 싶었다. <경향>은 ‘편집자 주’를 쓴 기사가 있는가 하면 아예 글자 색을 달리하여 ‘주’를 생략한 기사도 있었다.(위키리 경향 포함) 그리 봐서 그런지 ‘편집자 주’는 마치 사족처럼 보였다.

▲ < 경향 >에선 '편집자 주'를 쓰는 방식과 쓰지 않는 방법이 섞여 있다 .

내겐 ‘편집자 주’를 아예 생략해 버린 <한겨레>의 선택이 훨씬 시원해 뵌다. 그러나 만약 본 기사와의 구별이 애매하다고 느낀다면 ‘편집자말’에서 ‘말’을 줄이는 걸로도 이 어정쩡한 ‘편집자말’ 시대를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오마이뉴스>에서 판단하고 결정할 일이다. 국민의 눈과 귀가 되는 언론이 쓰는 언어는 규범에 맞아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바른 말글살이의 본이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뜻의 차이가 따로 없는데도 구태여 묵은 관행을 따르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과유불급, 지나치지 않는 범위라면 언론이 독자들의 말글살이를 앞장서 이끌 수 있다면 더 바랄 일이 없겠다.

 

2009. 7. 28. 낮달

 

*십 년이 지났는데도 <오마이뉴스>에선 여전히 ‘편집자말’, ‘기자말’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게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실제로 편집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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