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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앱 <시요일>, 독자의 발걸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

by 낮달2018 2022.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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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출시한 시 앱 <시요일(詩曜日)>

▲ 앱 < 시요일 > 의 첫 화면

출판사 창비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최고의 시 애플리케이션 <시요일(詩曜日)>’을 내놓았다. 무려 3만3천여 편에 이르는 방대한 시편을 독자들이 친근하게 만나고 손쉽게 누릴 수 있도록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 북을 선보이는 것’이란다.

 

시를 ‘스마트 기기에서 즐기는 감각적 콘텐츠’로

시는 시대상을 가장 예민하게 반영하는 장르다. 그러나 시대와 매체 환경이 급변하면서 종이책 시집을 찾는 독자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이제 독자들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감각적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고 있다.” 창비가 <시요일>을 내놓은 배경이다.

 

한편으로 시는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스마트 기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적화되어 있는 장르이다. 따라서 이러한 매체 환경이 ‘역설적으로 시를 가장 널리 전파해 누리게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시요일>에는 ‘창비 시선’에 참여한 시인 220여 명의 시집들, 고은·신경림·정희성·천양희 등 원로와 김사인·정호승·도종환·안도현 등 중진 시인, 문태준·손택수·김선우·박성우 등 중견 시인, 안희연·신미나·박연준 등 신진 시인들의 시집을 담았다.

▲ 배달된 7편의 시

창비 시선 외에도 전작시 <만인보>(전30권) 등의 단행본 시집과 권태응의 <감자꽃>을 비롯한 동시집과 청소년 시집까지 만나볼 수 있으며 192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대표작, 대표시집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창비는 앞으로도 선집과 시전집(<신동엽 시전집>, <김남주 시전집> 등) 단행본을 추가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며, 번역 시, 고전(시조 등)은 물론, 참여를 원하는 출판사의 시선 시리즈와 시인들의 작품집도 적극적으로 앱에 탑재할 예정이라고 한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시요일>(58.63M)을 내려받아 실행해 보았다. 첫 화면에 이어 ‘오늘의 시’가 뜬다. 일주일 치인 7편의 시가 1~3행으로 소개되는데 아래쪽의 ‘더 보기’를 선택하면 시 전편을 읽을 수 있다.

▲ 배달된 7편의 시 가운데서 최영미의 시 '선운사에서'를 선택해 보았다.

현재 4월 말까지 ‘출시 기념 무료 체험 이벤트’가 시행 중이다. 이 기간에 출시 기념 한정 특가로 ‘앱 1년 이용권과 특별 한정판 시집 5종’을 묶은 ‘시요일 스페셜’과 시요일 1년 이용권이 각각 할인 판매 중이다. 5월부터는 월 3900원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시요일 누리집 참조]

 

이른바 스마트 기기 시대를 맞아 국내 굴지의 출판사 창비가 벌이는 이 야심 찬 시 애플리케이션 사업이 어떤 성과를 얻게 될지가 궁금하다. <시요일>이 수십만 부씩 팔리던 베스트셀러 시집의 시대도 잠깐, 이미 종이책에서 멀어져 버린 독자들의 발걸음을 과연 되돌릴 수 있을까.

 

 

2017. 4. 12. 낮달

 

**아마 이 시도는 실패한 듯하다. 더는 이와 관련한 기사를 찾아볼 수 없으니 말이다.(202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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