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감1 ‘낡고 오래된’ 차 이야기 (1) 13일, 금요일의 행운 현재 내가 타고 있는 차는 세피아Ⅱ인데 1997년 12월식이다. 오는 12월이면 꽉 찬 10년이 된다. 대략 16만 5천여 킬로미터를 탔다. 10년이 다 됐지만 차는 여전히 무던한 편이고, 무엇보다 차를 바꿀 만한 여유가 없으니 당분간(이게 몇 년쯤이 될는지는 알 수 없다.) 더 곁에 두어야 하는 물건이다. 차도 사람처럼 늙는다. 해수 앓는 노인처럼 호흡이 고르지 않기도 하고 관절이나 뼈마디가 탈이 나 움직일 때마다 우둑우둑 소리를 내기도 한다. 사람과는 달리 얼마간의 돈을 들이면 관절이나 장기를 바꿔 낄 수도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젊어서 곱고, 씩씩하다가 늙으면 미워지고 기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람을 닮았다. 그러다 보니 갓 사서 반짝이는 차는 품 안의 각시처럼 애지중.. 2020. 8.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