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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부정회귀2

‘병’과 ‘빙’, 혹은 ‘빙모’와 ‘병모’ 경상도 사람들의 이중모음 발음 우리말에서 모음은 단모음이 10개(ㅏ, ㅐ, ㅓ, ㅔ, ㅗ, ㅚ, ㅜ, ㅟ, ㅡ, ㅣ), 이중(복)모음이 11(ㅑ, ㅒ, ㅕ, ㅖ, ㅛ, ㅠ, ㅘ, ㅙ, ㅝ, ㅞ, ㅢ)개로 모두 21개다. 단모음은 발음할 때 입술의 형태가 바뀌는 모음인 이중모음과 달리 발음할 때 입술의 형태가 바뀌지 않는 모음이다. 당연히 발음하는 데 드는 수고가 적으니 발음하기가 쉽다. ‘과자’를 [가(까)자], ‘경남’을 [갱남]으로 읽는 까닭 아이들이 ‘과자’를 ‘가자’, 또는 ‘까자’로 발음하는 것은 그게 발음하기 쉽기 때문이다. 어른들도 다르지 않다. 경남 사람들이 [경남]이라고 발음하는 대신 [갱남]이라고 발음하는 것은 이중모음 ‘ㅕ’보다는 단모음인 ‘ㅐ’가 발음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요즘 미.. 2020. 8. 5.
‘몇일’은 없다 ‘며칠’은 있어도 ‘몇일’은 없다 어형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에 ‘부정회귀(不正回歸)’가 있다. 이는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어형을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것으로 되돌리기 위하여 오히려 바른 어형까지 잘못 고쳐버리는 것’을 이른다. 이 현상은 주로 우월한 방언(주로 서울 방언)에 대하여 그렇지 못한 지역과 사회 방언의 사용자가 말을 고상하게 하려고 방언이나 비속어 냄새가 나는 말을 지나치게 바로잡으려는 데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예가 ‘길쌈’이다. ‘길쌈’의 옛말은 ‘질삼’이다. 그러나 ‘질’은 주로 방언에서 쓰이는 소리(길 : 질, 기름 : 지름, 길다 : 질다)여서 사람들은 이를 ‘길’로 되돌린다. 결국, 멀쩡한 ‘질쌈’은 사투리로 떨어지고, 잘못 돌이켜진 ‘길쌈’이 표준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 2020.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