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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번안곡3

“꽃잎처럼 향기로운 입술”, 정훈희의 ‘마음은 집시’ 70년대 칸초네 번안곡 ‘마음은 집시’ 어제 의성의 벗에게 다녀오는 길에 우연히 ‘마음은 집시’라는 옛 노래를 들었다. 70년대 초반, 고등학교 시절에 유행했던 노래였는데 뜻밖에 그것은 정훈희의 목소리였다. 나는 칸초네 번안곡인 그 노래를 이용복의 높고 가느다랗고 떨리는 목소리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용복의 부른 기억 속의 노래에 비기면 정훈희의 그것은 밋밋하고 단조로웠다. 그러나 무언가 갈증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 나는 그 노래를 다시 한번 반복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운전하는 내내 그걸 되풀이해 듣고 있었다. 익숙한 가락인데도 매번 새롭게 들려오는 노랫말도 마음에 감겨왔다. 70년대 칸초네 번안곡 ‘마음은 집시’ 정훈희는 매우 매력적인 음색을 가진 가수다. 감미롭다고 할 만한, 가늘지만 높지는 않은.. 2021. 7. 31.
왜 ‘미친 사랑(crazy love)’은 ‘서글픈 사랑’이 되었나 블루진의 ‘서글픈 사랑’이 된 폴 앵카의 ‘크레이지 러브’ 고등학교 신입생이던 1972년 겨울쯤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동아리 친구 녀석이 ‘요즘 유행하는 노래’라며 노래 한 곡을 들려주었다. 단박에 느낌이 달랐다. 쥐어짜는 듯한 가수의 목소리가 떠난 사랑을 추억하는 노랫말과 맞춤하게 어울리는 노래였던 까닭이다. 그게 ‘서글픈 사랑’이다. 친구 녀석은 동무들 가운데 드물게 집에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고작 라디오를 통해서 인기 가요를 익히고 있었던 우리와 달리 녀석의 집에는 이른바 ‘엘피(LP)’판이라는 음반이 수북했다. 당연히 대중문화를 받아들이는 데는 녀석이 훨씬 빨랐음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가 이내 그 노래를 배워 흥얼거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쇠라도.. 2020. 9. 10.
두 개의 ‘웨딩 케이크’, 그 삶과 사랑 트윈 폴리오의 번안곡 ‘웨딩 케이크’ 추석 연휴 때다. ‘트윈폴리오’ 멤버가 나온 한 예능 프로그램을 아주 흥미롭게 시청했다. 어느새 이순을 훌쩍 넘긴 저 70년대 통기타 가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내외는 묘한 감회에 젖었다. 그 시절, 그들이 부른 노래는 우리 세대가 누렸던 젊음과 자유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트윈폴리오, 70년대의 ‘젊음과 자유’ 70년대 초중반, KBS-TV에서 방영하던 ‘젊음의 행진’이란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주역들이 바로 청바지에 기타를 메고 나와 이야기와 함께 포크송을 들려주던 트윈폴리오였다. 송창식과 윤형주, 그리고 그들이 부른 노래와 세월이 마치 빛바랜 무성영화처럼 떠오른다. 솔로로 활동할 때의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지만, 웬일인지 ‘트윈폴리오’에 대한 기억.. 2019.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