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의 하락세 완전 회복
국경 없는 기자회(RSF : Reporters Without Borders)가 발표한 ‘2020 언론자유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41위에 이어 42위를 기록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6, 70위대로 떨어진 순위는 문재인 정부 들면서 40위대를 회복한 뒤 이 순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 31위로 최고 순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박근혜 정부 때부터 하락을 거듭하여 2016년에는 70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63위로 반등하면서 이후 40위대에 안착했다. 이러한 언론자유지수의 회복은 지난해 국경 없는 기자회에서 발표한 것처럼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언론자유지수가 크게 떨어진 한국은 문재인 정부에서 10년 동안 이어져 온 공영방송의 갈등을 해결한 것을 평가한 데서 드러났다.
지난해보다 순위가 1단계 내려간 것은 이후 국경 없는 기자회가 계속 지적해 온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제도 독립성을 보장을 위한 개선’과 ‘국가보안법 등 표현의 자유 제한 제도’ 등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2020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언론 자유와 독립, 다양성에 위기가 증폭되는 등 앞으로 10년은 저널리즘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공중보건 위기는 권위주의 정부에게 악명 높은 ‘충격적 독트린’을 실행할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하여 코로나19 발생 정보를 검열한 중국(177위)과 이란(173위), 관련 거짓 정보에 중형으로 벌하는 입법을 한 헝가리(89위) 등의 상황을 환기했다.
2020 언론자유지수에서 지난해에 이어 노르웨이는 1위를 지켰고, 북유럽의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등이 차례로 2~5위에 올랐다. 유럽 국가는 독일(11위), 프랑스(34위), 영국(35위) 순이었고, 이탈리아는 우리보다 1단계 앞선 41위였다. 미국은 45위로 지난해보다 3단계 상승했다.
아시아권에서는 대만(43위)이 한국 순위 다음이었고, 일본(66위), 홍콩(80위) 등이 뒤를 이었다. 러시아(149위), 싱가포르(158위), 중국(177위)에 이어 북한은 최하위인 180위에 머물렀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공개한 언론자유지수 지도에는 색깔이 진할수록 언론 자유가 나빠지는데,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북부 쪽이 검정으로 표시된 이유다.
국제 비정부 기구 국경 없는 기자회는 1985년 프랑스의 라디오 기자 로베르 메나르에 의해 파리에서 조직되어 전 세계에서 언론 자유 증진 및 언론 상황 감시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세계에서 발생하는 구금 또는 살해된 저널리스트의 구출과 가족을 지원하며, 각국의 미디어 규제의 움직임을 감시, 경고하는 것을 주된 활동이다. 2002년 이후, ‘세계 언론자유지수(Worldwide press freedom index)’를 매년 발표(2011년은 거름)하고 있다.
언론자유지수는 4개의 단체와 130명의 특파원, 저널리스트, 조사원, 법률전문가, 인권활동가 등이 각국의 보도의 자유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50개 문항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작성된 지표를 바탕으로 발행된다. 이는 뚜렷한 기준 없이 발표되는 언론사 사주들의 모임인 국제언론인협회(IPI)의 감시대상국 지정과는 달리 인권단체, 전문기자, 법률전문가들의 지원과 조사 문항에서 객관성을 지켜 이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이 <경향신문>의 자당 비판 칼럼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가 취소하면서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야당이 줄곧 지적해 온 정부의 언론 장악, 관제 언론 시비, 언론 보도의 편파성 따위의 주장은 이 국제 비정부 기구의 언론자유지수 발표로 무색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2020. 4. 22.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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