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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진 세상에 /길 위에서

한국인 사용자의 ‘아이폰(iPhone) 유감’

by 낮달2018 2026. 7. 28.

혁신의 아이콘이라지만, 사용자에게는 ‘불편하고 불편하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 아이폰도 구독시대를 시작하였다. 미국에서는 7월 28일부터 임대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애플이 ‘아이폰(iPhone)’을 발표하며 멀티터치와 앱스토어 중심의 혁신을 연 건 2007년 이후다. 당시 경북 북부의 소도시에서 근무할 땐데, 어느 날 반의 여학생이 그때만 해도 고액의 아이폰을 가져왔다. 아이의 아버지는 당시 아이폰을 처음으로 출시한 통신사에서 근무한다고 했었다.
 
혁신의 상징 애플의 ‘아이폰(iPhone)’
 
그때만 해도, 이른바 ‘스마트폰’이 현실감이 거의 없어서 나는 멀거니 바라보기만 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동료들도 대체로 비슷했던 것 같다. 도스(DOS) 시절부터 컴퓨터에 입문하고, 운전도, 디지털카메라도 남 먼저 배우고 시작해서 벗들로부터 ‘얼리어답터’로 불리었지만, 그게 어쩐지 당장 내 삶에 필요한 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었다.
 
국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산 것은 2012년 고향 근처로 학교를 옮기면서였으니, 구형 휴대폰을 5년쯤 더 쓴 것이다. 애플에 이어 구글이 모바일 플랫폼의 후발주자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한 건 2008년이었지만,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전략으로 세계적인 점유율을 만들어냈다.

▲ 아이폰을 쓰기 전까지 나는 주로 엘지 폰으 썼다. 그러나 엘지는 2021년에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다.

2012년에 처음 안드로이드 폰을 산 이후, 나는 엘지에서 출시한 몇 대의 단말기를 거쳤다. 단말기를 갈게 되는 건 걸핏하면 떨어뜨려서 액정이 깨져서였다. 나는 단말기가 낡거나 속도가 떨어지는 것을 개의치 않고, 안드로이드 폰의 기능 전체를 제대로 알고 쓸 수 있게 되었다.
 
2024년,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안드로이드 폰을 졸업하고 아이폰으로 갈아탄 게 2024년이다. 액정 곳곳에 금이 가서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된 놈을 보고 아이들이 아이폰 15를 사 준 것이다. 처음으로 아이폰을 쓰게 되었지만, 나는 아이폰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고, 다만 애플이 주도한 ‘혁신’의 상징으로 그것을 이해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 내가 아이들에게서 선물로 받은 것과 같은 아이폰 15. 나는 이 폰을 3년째 쓰고 있는데, 액정이 매우 튼튼해서 흠집이 잘 나지 않았다.

아이들은 안드로이드처럼 버벅대지도 않고, 액정도 매우 튼튼하고, 직관적인 기계 메커니즘이 매우 마음에 든다는 둥 아이폰의 장점을 우호적으로 평가해 주었다. 애플이 아이폰 출시로 스마트폰 시장을 열고, 앱스토어(App Store)를 통한 생태계 구축, 그리고 자체 칩(M/A 시리즈)으로 하드웨어 성능을 극대화한 것 등의 혁신 사례가 드리우는 일종의 아우라로만 나는 아이폰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게 손안에 든 아이폰은 일단 가벼워 이른바 ‘그립감’이 괜찮은 데다가 화면에 보호필름을 굳이 붙이지 않아도 자잘한 흠집도 거의 나지 않았다. 그렇게 믿어서인지 사진도 안드로이드 폰보다 훨씬 선명하고 좋아 보였다. 조심한다고 하면서도 적지 않게 떨어뜨렸지만, 뜻밖에 액정도 이전의 폰에 비해 단단해서 3년째인데도 흠집 하나 없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의 불편한 아이폰
 
소식이 있을 때마다 빼먹지 않고 업데이트해 왔지만, 그간 내가 아이폰에 대허 느낀 불만은 아내의 그것과 겹치면서 점점 커졌다. 아이들은 아내의 폰도 갈 때가 되자, 아이폰 16으로 바꾸어 주었는데, 디지털에 둔한 아내는 낯선 새 기계를 몹시 마뜩잖아했다. 일흔을 코앞에 둔 노인에게 생애 최초의 아이폰이 얼마나 생소한 물건인가는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아이들이 거금을 모아 사 준 물건이 마음에 안 든다고 불평을 해대는 것도 못 할 일이라, 나는 불평을 안으로 욱여넣었지만, 가끔 속이 부글부글 끓곤 했다. 애플의 독자적인 모바일 운영체제인 ‘아이오에스(iOS)’는 안드로이드와는 다른 독자적인 체제고, 안드로이드에 익숙한 사용자에겐 불편하기 이를 데 없는 체제임을 분명했기 때문이다.
 
나는 무엇보다도 안드로이드에서 아주 손쉽게 썼던 파일 관리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에 실망해 마지않았다. 그러나 자꾸 불만을 드러내는 게 아이들을 민망하게 하는 일이라 여겨서 나는 가능하면 아이들 앞에선 그런 말을 삼갔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애플 아이폰의 단점 같은 걸 검색해 보면 뜨는 불만 사항이 만만찮다. 더구나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겐 더할 나위도 없다.
 
아래 표는 인터넷에서 확인되는 아이폰의 장단점을 구글의 AI 제미나이와 각종 블로그, 유튜브 등에서 여과 없이 가려 뽑은 것이다. 여기 제시되는 장단점이 모든 아이폰 이용자의 공감과 동의를 얻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은 들여다볼 수 있을 듯하다.

▲ 구글 AI 제미나이와 인터넷의 블로그, 동영상 등에서 확인한 아이폰의 장단점.

아이폰의 장점
 
아이폰의 장점은 ① 강력한 애플 생태계 연동성, ② 뛰어난 중고 방어와 기기 수명, ③ 독보적인 영상 및 사진 감성, ④ 압도적인 브랜드 가치로 요약된다. ① 애플 생태계라면 맥북이나 아이패드 등 다른 애플 기기와의 연동성을 말하는바, 이는 다른 애플 기기를 가진 이에게나 적용되는 사항이다.
 
② 아이폰이 중고로 되팔 때도 상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방어’나 3~4년 이상 쓰는 기기 수명은 분명한 강점이다. 물론 아이폰의 인기가 젊은이들한테서도 예전 같지 않다는 최근에도 여전하지는 않다고 하지만.

▲ 삼성 갤럭시 Z 폴드8은 짧아진 세로 길이와 넓어진 가로 폭으로 수첩 같은 디자인을 갖췄다.
▲ 삼성전자는 개성 표현과 AI 경험에 최적화된 새로운 폼팩터인 갤럭시 Z 플립8을 내놓았다.

③ 아이폰 사진이 독보적이라는 평가는 이제 얼마간 빛이 바랜 게 아닌가 싶다. 요즘 삼성의 사진도 어떤 분야에선 아이폰을 능가한다고 하니까 말이다. 글쎄, 이건 순전히 주관적 평가지만, 20년쯤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온 나는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사진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선 기술적으로 디지털카메라 사진을 뛰어넘는다고 하지만, 여전히 나는 사진을 디카로 찍는 건 그 때문이다. 동영상은 통과. 나는 동영상을 잘 찍지 않는다.
 
④ 아이폰이 예전 같지 않다고는 하여도 브랜드 가치가 ‘압도적’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려운 듯하다. 중고 방어와도 연결되지만, 예전처럼 혁신과 품질로 어필하지 못하여도 여전히 아이폰은 그 후광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아이폰, 장점보다 단점이 더 잘 보인다
 
아이폰의 단점은 사람에 따라, 주로 쓰는 기능에 따라서 엇갈리는데, ① 통화 녹음의 제약은 은퇴자라 무관하고, 일상에서 통화를 녹음할 일이 잘 없으니 거리낄 게 없다. ② 불편한 금융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가 제한적으로 쓰인다고 하지만, 이 역시 내겐 별 영향이 없다. 특정 카드를 가지고 있어서 최근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③ 폐쇄적인 파일 관리는 당장 불만스러운 점이다. 나는 한글 문서를 만들어 이를 스마트폰으로 주고받는 일이 많은데, 아이폰에서는 이 작업이 만만치 않다. 몇 단계의 과정을 거쳐 주고받는 건 되는데, 거기서 더 나아가려면 복잡해진다. 노래 파일도 아이폰에선 따로 음악에 저장하지 못하니 일반 파일로 관리하는 게 고작이다.
 
④ 높은 수리비와 부대 비용 문제는 아직 수리한 적이 없으니, 당장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한국을 만만하게 보는지 판매 가격도 수리 비용도 다른 나라보다 비싸다는 건 문제다. 애플이 이런 ‘갑질’에 매우 능하게 된 데는 아이폰 앞에서 스스로 ‘을’이 되는 걸 불사하는 아이폰 마니아 덕분일지 모른다.
 
⑤ 제한된 개인화와 편의 기능은 정말 불만스러운 부분이다. 무슨 기술의 문제가 아닌데도 연락처 초성 검색 기능이 없고, 조금만 방심하면 통화 목록의 통화자들에게 저절로 전화가 걸리는 걸 보고 기함한 적이 있다. 그걸 방지하는 방법이 인터넷에 적지 않지만, 그게 문제를 정리해 주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전화 뒤에는 반드시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는 등으로 대처한다.
 
⑥ 멀티태스킹과 뒤로가기 문제는 화면 분할은 잘 안 쓰니까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에서 고정된 ‘뒤로가기’ 버튼이 없어서 앱마다 헷갈리니, 안드로이드의 ‘뒤로가기’가 얼마만 한 만병통치약인가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가장 불만스러운 것은 음성과 문자 입력 기능
 
개인적인 불만으로 최악이라고 여기는 것은 음성 입력 기능이다. 나이가 나인인지라 문자 입력보다 손쉬운 음성을 입력할 때가 많은데, 아이폰은 그야말로 ‘더 이상 나쁠 수 없다’다. 나는 데스크톱과 중국산 태블릿도 쓰는데, 가장 입력이 잘 되는 기기는 데스크톱이고, 태블릿도 괜찮은데 아이폰은 전혀 아니었다.
 
물론 내 목소리가 상당한 저음이어서 기계가 음성을 인식하는 데 장애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한국어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한국어에 맞는 입력 기능을 고려함 직도 한데 그렇다. 어절 단위로 입력되고 삭제도 그걸 따르니, 글자 단위로 수정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나, 윈도가 얼마나 가상한지! 물론 어절 단위 입력을 끌 수도 있는데, 그러면 다른 불편을 감수해야 하니 참 이용자에겐 선택지가 마땅찮다.
 
나는 아이폰에서 수신되는 문자를 거래와 프로모션, 스팸과 알 수 없는 발신자 등으로 구분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걸 구분하는 게 이용자에게 어떤 편리를 제공하는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분명 문자가 하나 왔는데,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해서 헤맬 때마다 ‘지랄’을 내뱉는 이유다.

▲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하여 출시된 아이폰 17프로. 메모리 가격 상승과 관세 영향으로 인해 2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는 아이폰을 찬양하는 이들을 적지 않게 만났는데, 우리 아이들까지 포함하여 그들은 당연히 아이폰 사용자였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실제로 적지 않은 불편을 아이폰의 명성과 브랜드 가치로 눙치고 있지는 않은가 하고 의심한다. 아이폰의 불편을 지적하는 순간에 그는 자신의 선택을 얼마간 접어주어야 하고, 그러기에는 아이폰에 들인 비용과 그것이 보여주는 과시 효과 따위를 포기하여야 할 경우도 있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아이폰이 맞은 전환기에 마니아들이 져야 할 몫 
 
애플 아이폰은 현재 인공지능(AI) 경쟁 지연, 하드웨어 혁신 부족, 그리고 글로벌 사법과 규제 리스크 등으로 복합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탄탄한 생태계 충성도 덕분에 이 위기를 유예하고 있으며, 몰락보다는 전환기의 도전에 맞닥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은 생성형 AI 트렌드 대응이 늦어지며 자체 AI 기능(애플 인텔리전스)의 완성도와 출시가 지연되었고, 챗 지피티 등 외부 모델 협력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AI와 실시간 번역 등에서 이미 삼성 갤럭시에 뒤지고 있으며,
폴더블폰 등 새로운 하드웨어도 도입이 늦어지며, “경쟁사 대비 교체 수요를 자극할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미국과 EU의 반독점 소송과 공급망 리스크 등 거시적 불확실성 증대되는 것도 만만치 않다.

▲ 베이징의 애플 스토어에서 전시 중인 아이폰 17 프로. 너무 비쌌는데, 이제 아이폰은 구독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한다.

물론 이를 위기로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기존 사용자 이탈률이 낮아 안정적인 매출 구조 유지할 수 있다는 점과 서비스 부문의 성장, 즉 앱스토어와 구독 서비스 등 비(非) 아이폰 매출 비중 확대 가능성이 여전히 긍정 요인이라는 것이다.
 
애플 아이폰이 이러한 도전에 맞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애플의 선택이다. 그러나 불만을 불만으로 말하지 못하는 충성 고객이 애플의 위기를 유예하고, 개선의 기회를 빼앗고 있는 건 아닌지, 고객의 넘치는 사랑이 그 제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건 아닌지를 성찰해 볼 필요는 없는가를 되물어 보아야 한다는 얘기다.
 
 

2026. 7. 28.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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