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들여다본 경북의 지방선거 결과,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 실상은 좀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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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팔림’은 왜 그들 몫인가
경북이나 대구가 선거에서 일방적인 결과를 내는 걸 모르는 이들은 없다. 그런데 그게 언론에서 거듭 보도되는 상황에서 정작 그 결과와는 무관한 투표를 한 이들은 민망하고 창피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 결과를 무심히 만들어내는 이들에게는 당연히 어떠한 저항도 없으니, 이른바 “‘쪽팔림’은 왜 우리의 몫이어야 하는가”하는 항변은 이유 있다.
선거가 끝난 뒤 쓴 글에서 밝혔듯 진보 후보를 냈지만, 교육감 선거에서는 현직 교육감이 무난히 3선에 성공했다. 그리고 나머지 선거 결과도 따로 이를 만한 게 없다. 도지사는 말할 것도 없고, 22개 구·시·군의 구청장, 시장, 군수도 죄다 국민의힘 후보(18)와 무늬만 무소속(4) 후보가 가져갔다. [관련 글 :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대구·경북에 ‘남은 문제들’”]
광역의회 의원(도의원)도 국민의 힘이 90%(지역53+비례5석)를, 무소속이 5%(3석)을 가져가고, 더불어민주당은 비례 3석으로 체면치레했다. 그나마 기초의회(구시군 의원) 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60석(21%)을 얻어, 지방선거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한다. 무소속이 32석(11.3%)을 차지했지만, 국민의힘의 점유율은 67.2%(191석)에 이른다. 속된 말로 이래서 ‘게임이 되는가’ 말이다.
단순히 전체 의석 수만 들여다보았을 뿐, 시군 의회들의 구성이 어떤지는 유념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14일 자 <한겨레> 기사는 좀 의외다. 민주당이 경북 최초로 기초의회 과반을 차지했고, 문경·성주·울릉·군위에 첫 기초의원 당선자를 냈다는 기사다. [관련 기사 : 민주당, ‘경북 최초’ 안동시의회 과반…문경·성주·울릉·군위 첫 기초의원]

문경·성주·울릉·군위에 첫 기초의원 당선자를 냈다?

경북 기초의회 가운데 최초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이룬 곳은 안동시의회다. 선거 결과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6으로 동수, 그런데, 국내 최초 10선 기초의원 당선자인 이재갑 안동시의원이 민주당에 공식 입당함으로써 민주당이 1당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전국 유일의 녹색당 당선자 1명과 무소속이 3명.
어쨌든 이는 전국 뉴스를 탈 만한 소식이었다. 민주당과 국힘이 동수를 이룬 것도 상상 밖의 일인데 제1당이 되다니……. 2022년 8회 지선 결과는 어땠나 싶어서 찾아보니 3:9로 국힘이 3배였다. 글쎄, 나도 안동에서 20년 가까이 살았지만, 이 결과는 예사롭지 않다. 아마 대통령이 안동 출신인 점이 영향을 미친 셈인가. 하긴 안동시장 선거에서도 49% 득표한 민주당 후보가 국힘 후보에 1천599표가 뒤져 낙선했다.
뒤이은 소식은 경북의 문경·성주·울릉과 대구 군위에는 첫 민주당 기초의원 당선자가 나왔다는 것. 아하, 문경과 성주, 울릉, 그리고 지금은 대구광역시로 편입된 군위에는 그간 민주당이 당선된 적이 없다는 얘기 아닌가. 그래서 찾아보니 아뿔싸, 그러고도 고령·청송·영양·봉화·울진 등 5개 군에는 민주당 당선자가 없다.
그래도 고령·청송·영양·봉화·울진엔 민주당 당선자가 ‘없다’
2022년에는 경주·영주·영천·문경 등 시 지역을 비롯하여 모두 9개 군 지역에 민주당은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이쯤 되면 더 이를 말이 없다. 기초의회에는 민주당은 21명의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으니, 올해 60석이라는 결과에 흥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에 살던 안동에서도 소수지만 민주당 당선자가 있었고, 구미도 명색이 경북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여서 민주당도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해왔다. 도시 지역에는 기본적으로 민주당 표가 일정하게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지만, 올해 구미의 시의원 선거 결과에 나는 머리를 갸웃했다.
구미 10개 선거구 중 6곳 국힘 복수 당선자, ‘견제와 균형’은 어디에
지역구 22석 가운데 민주당은 6석을 얻었다. 2인 선거구 8곳, 3인 선거구가 2곳이었는데, 국힘은 선거구 6곳에서 복수 당선자를 내어 16석을 얻었다. 그리하여 구미시의회는 비례 포함하여 7:18의 의석이 구성된 것이다. 적어도 경북에서는 의회가 지방 권력을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는 기능을 한다는 지방자치의 원리가 관철되지 못하는 셈이다.
보수단체에 화답하면서 대중가수 공연을 취소했다가 1심에서 1억 2천5백만 원 배상 판결로 패소한 시장에게 18석 의석은 안전판이고, 천군만마일까. 지방 정부의 예산을 심의하고, 행정을 감시하고 통제해야 하는 의회가 특정 정당의 과점으로 이어질 때의 역기능은 어떨지에 대해서 지역 주권자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일까.

지난 글에서 지적했듯, 온 힘을 기울인 마지막 도전에서, ‘대구의 발전’을 내걸었지만, 결국 대구 시민은 김부겸 후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로써 대구 ‘변화의 단초’는 보수의 심장을 지켜낸, 익숙하고 완고한 선택에 가로막혀 내쳐졌다. 이후, 대구가 맞닥뜨려야 할 현실은 온전히 시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현타’를 대구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2026. 6. 17.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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