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바람과 먼지의 세상, 그 길 위에 서서
이 풍진 세상에 /시사 만사

지방선거, 나름대로 용을 쓰긴 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by 낮달2018 2026. 6. 18.

다시 들여다본 경북의 지방선거 결과,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 실상은 좀 민망하다

*PC에서 ‘가로 이미지’는 클릭하면 큰 규격(1000×667픽셀)으로 볼 수 있음.

▲ 경북 구시군의회 의원은 지난 지선에 비해 민주당이 선전했다고 하지만, 국민의힘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쪽팔림’은 왜 그들 몫인가

 

경북이나 대구가 선거에서 일방적인 결과를 내는 걸 모르는 이들은 없다. 그런데 그게 언론에서 거듭 보도되는 상황에서 정작 그 결과와는 무관한 투표를 한 이들은 민망하고 창피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 결과를 무심히 만들어내는 이들에게는 당연히 어떠한 저항도 없으니, 이른바 “‘쪽팔림’은 왜 우리의 몫이어야 하는가”하는 항변은 이유 있다.

 

선거가 끝난 뒤 쓴 글에서 밝혔듯 진보 후보를 냈지만, 교육감 선거에서는 현직 교육감이 무난히 3선에 성공했다. 그리고 나머지 선거 결과도 따로 이를 만한 게 없다. 도지사는 말할 것도 없고, 22개 구·시·군의 구청장, 시장, 군수도 죄다 국민의힘 후보(18)와 무늬만 무소속(4) 후보가 가져갔다. [관련 글 :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대구·경북에 남은 문제들’”]

 

광역의회 의원(도의원)도 국민의 힘이 90%(지역53+비례5석)를, 무소속이 5%(3석)을 가져가고, 더불어민주당은 비례 3석으로 체면치레했다. 그나마 기초의회(구시군 의원) 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60석(21%)을 얻어, 지방선거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한다. 무소속이 32석(11.3%)을 차지했지만, 국민의힘의 점유율은 67.2%(191석)에 이른다. 속된 말로 이래서 ‘게임이 되는가’ 말이다.

 

단순히 전체 의석 수만 들여다보았을 뿐, 시군 의회들의 구성이 어떤지는 유념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14일 자 <한겨레> 기사는 좀 의외다. 민주당이 경북 최초로 기초의회 과반을 차지했고, 문경·성주·울릉·군위에 첫 기초의원 당선자를 냈다는 기사다. [관련 기사 : 민주당, ‘경북 최초안동시의회 과반문경·성주·울릉·군위 첫 기초의원]

▲ 이번 지선의 구시군의원 선거 결과. 시군별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입이 쓰다.

문경·성주·울릉·군위에 첫 기초의원 당선자를 냈다?

▲ 이번 선거로 안동시의회는 민주당이 제1당이 되었다. 경북 초유의 일이다.

경북 기초의회 가운데 최초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이룬 곳은 안동시의회다. 선거 결과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6으로 동수, 그런데, 국내 최초 10선 기초의원 당선자인 이재갑 안동시의원이 민주당에 공식 입당함으로써 민주당이 1당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전국 유일의 녹색당 당선자 1명과 무소속이 3명.

 

어쨌든 이는 전국 뉴스를 탈 만한 소식이었다. 민주당과 국힘이 동수를 이룬 것도 상상 밖의 일인데 제1당이 되다니……. 2022년 8회 지선 결과는 어땠나 싶어서 찾아보니 3:9로 국힘이 3배였다. 글쎄, 나도 안동에서 20년 가까이 살았지만, 이 결과는 예사롭지 않다. 아마 대통령이 안동 출신인 점이 영향을 미친 셈인가. 하긴 안동시장 선거에서도 49% 득표한 민주당 후보가 국힘 후보에 1천599표가 뒤져 낙선했다.

 

뒤이은 소식은 경북의 문경·성주·울릉과 대구 군위에는 첫 민주당 기초의원 당선자가 나왔다는 것. 아하, 문경과 성주, 울릉, 그리고 지금은 대구광역시로 편입된 군위에는 그간 민주당이 당선된 적이 없다는 얘기 아닌가. 그래서 찾아보니 아뿔싸, 그러고도 고령·청송·영양·봉화·울진 등 5개 군에는 민주당 당선자가 없다.

 

그래도 고령·청송·영양·봉화·울진엔 민주당 당선자가 ‘없다’

 

2022년에는 경주·영주·영천·문경 등 시 지역을 비롯하여 모두 9개 군 지역에 민주당은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이쯤 되면 더 이를 말이 없다. 기초의회에는 민주당은 21명의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으니, 올해 60석이라는 결과에 흥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구미는 인구가 많은 도시 지역이어서 농촌 군 지역보다 상황이 낫지만, 이번 선거도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전에 살던 안동에서도 소수지만 민주당 당선자가 있었고, 구미도 명색이 경북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여서 민주당도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해왔다. 도시 지역에는 기본적으로 민주당 표가 일정하게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지만, 올해 구미의 시의원 선거 결과에 나는 머리를 갸웃했다.

 

구미 10개 선거구 중 6곳 국힘 복수 당선자, ‘견제와 균형’은 어디에

 

지역구 22석 가운데 민주당은 6석을 얻었다. 2인 선거구 8곳, 3인 선거구가 2곳이었는데, 국힘은 선거구 6곳에서 복수 당선자를 내어 16석을 얻었다. 그리하여 구미시의회는 비례 포함하여 7:18의 의석이 구성된 것이다. 적어도 경북에서는 의회가 지방 권력을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는 기능을 한다는 지방자치의 원리가 관철되지 못하는 셈이다. 

 

보수단체에 화답하면서 대중가수 공연을 취소했다가 1심에서 1억 2천5백만 원 배상 판결로 패소한 시장에게 18석 의석은 안전판이고, 천군만마일까. 지방 정부의 예산을 심의하고, 행정을 감시하고 통제해야 하는 의회가 특정 정당의 과점으로 이어질 때의 역기능은 어떨지에 대해서 지역 주권자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일까.

▲ 2026년 6월2일 당시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대구 동성로에서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마지막 유세를 펼치고 있다. ⓒ한겨레

지난 글에서 지적했듯, 온 힘을 기울인 마지막 도전에서, ‘대구의 발전’을 내걸었지만, 결국 대구 시민은 김부겸 후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로써 대구 ‘변화의 단초’는 보수의 심장을 지켜낸, 익숙하고 완고한 선택에 가로막혀 내쳐졌다. 이후, 대구가 맞닥뜨려야 할 현실은 온전히 시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현타’를 대구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2026. 6. 17. 낮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