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절도 사건, 무너진 상식과 분노한 민심

노동자가 협력업체 사무실 냉장고에서 초코파이와 커스터드 간식을 꺼내먹은 일로 기소되었다. 그가 먹은 간식은 초코파이 450원, 커스터드 600원으로 모두 1,050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협력업체는 그를 절도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에서 그는 약식명령(검사의 청구에 따라 지방법원이 공판절차 없이 서면심리만으로 벌금, 과료, 몰수 등의 재산형을 부과하는 형사절차)을 받았으나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무죄를 다투고 있다. 그는 절도죄로 유죄 판결이 나면 직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 동료 수십 명 “우리도 먹었다”…‘초코파이 사건’ 2심은 무죄 나올까?]
소액 절도 사건의 파장
사건은 지난해 1월 전북 완주군 현대차 전주공장 출고센터 내 물류회사 사무실에서 발생했다. 하청업체 소속 보안 근무자 ㄱ(41)씨는 새벽 근무 중 협력업체인 물류회사 사무실 냉장고에 있던 초코파이와 커스터드를 꺼내먹은 혐의(절도)로 물류업체에 고발당했다.
1심에서 벌금 5만 원을 선고받은 ㄱ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1심에서는 사무실 냉장고에 있는 간식을 그가 무단으로 꺼내 먹은 거로 판단했지만, 이번 항소심에선 수십 명의 동료 노동자들이 자신들도 그 간식을 먹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내, 재판의 귀추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동료들도 일제히 간식을 꺼내먹었다고 밝힘으로써 사무실 냉장고의 이용이 관행이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절도죄는 피해자(권리자)의 승낙이 있으면 처벌할 수 없다고 보는데, 여기서 승낙은 사회 통념상 허용된 범위라면 묵시적 승낙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ㄱ씨도 항소심에서 물류회사 사무실 냉장고를 보안업체 직원과 탁송 기사 등도 관행적으로 썼다는 증언이 확보되면, 원심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항소심 첫 공판에서는 재판부조차 “각박하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적잖이 개탄하는 분위기다. 일단, 이 사건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매우 동정적이다. 이들은 1,050원어치 간식을 먹었다고 협력업체에서 노동자를 고발한 데 대해 혀를 찬다. 아무리 그게 절도로 인식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고발까지 하냐는 것이다.
1,050원어치 간식 … 벌금 5만원
불은 기소한 검찰과 재판부에까지 번졌다. 고발에 따라 기소한 검찰도, 무죄 선고 아닌 벌금 5만 원을 선고한 법원에도 눈을 흘기는 것이다. 검찰이나 법원이 기소나 심리 과정에서 객관적인 사실(절도)을 무시할 재량이 없다고 할 수 있다는 것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 다분히 감정적인 반응이다.
관련 보도 <‘씁쓸한’ 초코파이 절도 사건…내막 들여다보니 ‘반전’?>(2025.09.22, MBC뉴스 바로가기 )에 딸린 2100여 개의 댓글에 드러나는 여론도 비슷하다. 대중들은 주로 법원 쪽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 그것은 현재 사법부가 처한 신뢰의 위기와 이어지는 듯하다. 댓글에서는 사법부의 기존 판결을 소환하며 법원을 직설적으로 공격하기도 한다.

사건으로 불붙은 민심, 사법부 신뢰 위기 재확인
- 초코파이로 절도, 버스 요금 800원으로 절도 판결 내렸던 재판부는 50억 곽상도에게는 무죄를 주었다. 이것이 대한민국 사법부를 개혁해야 하는 이유다 !!!!! 김학의 성접대 의혹 재판에서 무죄 준 게 천대협 대법관 아닌가요?(@보스톤**)
- 400원엔 저리 법리를 따지는 사법부가 퇴직금 50억 원엔 어찌 저리 마음이 태평양 같을까. (@윤***)
- 50억을 받고도 법의 처벌을 받지 않는데 초코파이 하나로 법정에 서야 하다니 이게 무슨 나라냐. (@***-e8p)
- 권력엔 약하고 힘없는 국민들에겐 한없이 강대한 것들이 법원이다. (@리피플***)
-버스요금 800원 횡령으로 해고된 버스 기사도 노조 활동과 관련해 회사에 밉보여서 당한 것임. 그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던 판사가 현 대법관 오석준으로 5.1 사법 내란 가담자임. (@JHL***)
- 저건 재판관들이 더 큰 문제야. 저런 건 사전에 기각을 했어야지. (@197***)
- 지들은 수십 수백억을 해 먹어도 괜찮지만 서민들은 800원 천 원만 먹어도 아작 나는 나라. (@alman****)
- 배심원제 좀 제발 해라. 정신병자 같은 판결 안 나오게. 40대가 10대 여아를 임신시켜도 무죄가 이게 뭐냐. (@jhero****)
초코파이 간식 관련한 이 사건은 ‘관용’과 ‘각박’ 사이, 그리고 ‘관행’과 ‘절도’ 사이에 놓여 있다. 그리고 그 틈새를 바라보면서 분출하는 시민들의 여론과 개탄은 노동조합 활동을 두고 노자의 대립과 갈등을, 이런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될 수밖에 없어서 제기되는 ‘사법 자원의 낭비’, ‘소액 절도 기소의 적절성’ 등을 환기하고 있는 것이다.
2025. 9. 27. 낮달
초코파이 사건 노동자, 2심에서 무죄
이른바 ‘초코파이 사건’으로 기소된 노동자가 항소심에서 2년여 만에 혐의를 벗었다. 전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도형)는 27일 절도 혐의로 기소된 ㄱ(41)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5만 원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관련 기사 : 1050원 ‘초코파이 재판’ 2심 무죄…2년 누명 벗었다]
이 사건은 언론의 보도로 여론이 들썩이지 않았다면, ‘법의 이름으로’, ‘법은 법대로’ 그 노동자는 전과자가 되고, 생업에서 쫓겨났을 것이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법언(이런 말은 소크라테스는 물론 어떤 사람도 한 적이 없는 말이다.)을 들먹이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나갔을 수도 있었다.
검찰이 해체를 앞둘 만큼 그 해악을 이야기했지만, 내가 보기엔 사법부도 만만찮다. 그들은 단지 그 어렵다는 사법시험에 붙은 것만으로, 모든 재판의 심판자가 되었지만, 그걸 마치 주권자의 선택보다 더 강고한 기득권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은가.
사소한 교통 규칙 하나를 어기면서도 등허리가 서늘해지는 서민들이 있는 반면에, 마땅히 중형을 받아야 할 더 큰 범죄자들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으로 기득권을 유지하게 해 주는 이 기막힌 사법의 기술들 앞에 대중은 우울하기만 하다.
2025.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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