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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노동절부터는 모든 노동자가 ‘법정휴일’을 쉴 수 있다

by 낮달2018 2026. 3. 24.

노동절을 국가공휴일로 하는 공휴일법 개정안, 국회 행안위 법안심사제1소위 통과

▲ 민주노총이 지난해 5월1일 서울 중구 숭례문 근처에서 연 2025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노동절이 복권된 게 지난해의 일이다. 1890년 첫 메이데이 행사 이후, 한국에서 노동절 행사가 이루어진 것은 식민 치하의 1923년이었다. 해방 이후, 좌우익의 대립 속에서도 노동절은 이어졌지만, 노동절의 계급성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못하는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 때 노동절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산도당’의 날이라고 여긴 이승만의 입김에 노동절은 5월 1일에서 3월 10일로 바뀌었고, 박정희는 노동절 이름마저 ‘근로자의 날’로 바뀌었다. 근로자의 날이 원래의 5월 1일로 바뀐 건 김영삼 정부 때,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래 노동단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다.

 

그러나 여전히 ‘근로자의 날’이었던 5월 1일이 ‘노동절’이라는 본 이름을 되찾은 것은 2025년이 되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실천하고자 2025년 10월 국회에서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의결한 것이다. 그래서 마침내 올해 5월 1일은 1957년 노동절 이래 69년 만에 명(名)과 실(實)을 되찾은 날이 되게 된 것이다. [관련 글 : 메이데이,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복권]

 

그러나 이 노동절은 그래도 불완전한 것이었다. 노동절은 1994년 유급휴일로 법제화됐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교사·공무원과 택배 노동자 등 특수고용 노동자(노무 제공자), 플랫폼 노동자 등은 휴일을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노총(위원장 공주석)과 공무원노조(위원장 이해준)가 지난 18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절 휴무를 요구한 이유다.[관련 기사 : 공무원도 노동자노동절 공휴일 지정 촉구]

▲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 18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노동절 휴무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화답하듯, 오늘(24일) 노동절을 국가공휴일로 하는 공휴일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이 행안위 전체 회의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본회의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이르면 올해부터 노동절에 모든 노동자가 쉴 수 있게 된다. 또 노동절이 주말과 겹칠 땐 대체공휴일을 지정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관련 기사 : ‘51일 노동절을 공휴일로법 개정안, 국회 행안위 소위 통과]

 

노동절은 전 세계 약 80개국 이상에서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기념되고 있다. 5월 1일을 공휴일로 지내는 국가는 유럽의 대부분 국가를 비롯하여 아시아에선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태국, 북한 등이, 중남미도 브라질, 멕시코 등 대부분 국가, 아프리카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 등 여러 나라다.

 

5월 1일이 아니라, 다른 날짜를 공휴일로 쉬는 나라는 대표적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들 수 있다. 이 나라에서는 ‘Labor Day’라는 이름으로 9월 첫째 월요일을 공휴일로 쉰다. 일본도 11월 23일을 ‘근로 감사의 날’로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호주도 주(State)마다 다르나 보통 3월 또는 10월에 노동절을 지낸다고 한다.

▲ 세계에서도 노동절은 법정휴일로 쉬는 것이 대다수다.

어쨌든, 이번 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 공무원, 교원 등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가 법정휴일로 메이데이를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공휴일 법상 국가공휴일은 3·1절, 제헌절(7월17일), 광복절(8월15일), 개천절(10월3일), 한글날(10월9일) 등 ‘5대 국경일’과 새해 첫날(1월1일),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8일), 어린이날(5월5일), 현충일(6월6일), 설·추석 연휴, 성탄절(12월25일), 선거일 등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여기에 노동절이 추가된다.

 

지난해 노동절에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일하는 사람이 주인공인 나라,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것은 정치의 책무”이며,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아야 청년도 꿈꾸고, 중장년도 도전하고, 고령자도 당당히 살아갈 수 있”다며, “급변하는 노동환경 변화 속에서도 모든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의례적 치사가 아니라 실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가 이루어지기 위해선 넘어야 할 게 많다. 한꺼번이 아니라도, 조금씩이라도 우리 사회가 그런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6. 3. 24.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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