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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학문 자유 수호에 헌신”했다고?

by 낮달2018 2025. 10. 7.

위안부는 매춘”···‘제국의 위안부저자 박유하, 출판문화협회 특별공로상 취소

▲여론의 반발에 결국 출협은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의 특별 공로상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MBC 뉴스(10.2.) 화면 갈무리.

그가 “학문의 자유와 언론 출판의 자유를 지켜내는 데 헌신”했다고?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주는 특별공로상을 받을 뻔하다가 취소되었다. 출협 측은 그가 “출판, 판매금지 소송 등에 휘말려 1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치열한 법적 투쟁을 벌였고, 2025년 마침내 학문의 자유와 언론 출판의 자유를 지켜내는 데 헌신”했다며, 학문과 출판의 자유를 강조하는 취지에서 공로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을 두둔하고 전시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왜곡한 저자와 발행인에게 공로상을 주는 게 타당한가 하는 여론의 비판과 분노가 거세게 일어났다.

 

김동규 동명대 교수는 최근 <프레시안> 기고문에서 “법적 쟁송 대상이 되고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형식논리에 기초해서 수상이 결정된 게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가 등장했음에도, ‘친일 정부’ 비판을 받았던 윤석열 정부의 그림자가 완전히 걷히지 않은 징표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첫째, 박유하 교수의 책이 학술적 차원에서 참담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역사 연구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실증성조차 탈락된 임의적 강변이 가득하다. 자료 수집, 해석의 타당성이 부족하고 심지어 단일 연구의 인용 자료 내에서조차 심각한 의미적 충돌이 발견될 정도다.

 

둘째, 명색이 <공로상>이라면 출간 서적의 가치뿐 아니라 그것을 쓴 저자의 학문적, 윤리적 업적에 대한 평가가 동시에 실행되어야 함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과연 그러한 영광을 누릴 만한가.

     - 김동규, 박유하의 수상은 위안부 할머님들에 대한 모욕이다 중에서

 

‘위안부’가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으며 “매춘”이었고, 일본의 ‘강제 연행’ 등은 없었나?

 

또, 이 문제에 관한 한 사실상 당사자라고도 할 수 있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법리적 해석으로 현실의 법정에서 최종 무죄를 받았다고 해도 있는 역사를 부정하고 피해자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은 것까지 무죄일 수는 없다”라고 하면서 강한 항의의 뜻을 밝히고 공로상 수여를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입장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박유하 교수에 대한 특별공로상 수여를 즉각 취소하라!”] [관련 기사 : 출협, ‘제국의 위안부박유하·정종주 특별공로상 비판에 수상 취소]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역사 정의를 왜곡하고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아 논란을 일으킨 것이 ‘공로’인가?”,

“역사 부정행위를 장려하고 권장하는 것이 이 상의 의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피해자에 대한 역사 부정 세력의 명예훼손과 모욕 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는 이때 피해자들이 직접 고소해 재판까지 진행한 책의 저자를 버젓이 수상자로 정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 위안부로 끌려갔던 고 박영심 할머니(왼쪽)와 일제의 위안부 강제연행에 대한 증거문서(오른쪽)

형식적 재판의 승리로 그는 면책될 수 없다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이른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저서 <제국의 위안부>를 출판한 것은 2013년이었다. 출판 의도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포장되었지만, 책은 ‘일본군 위안부’가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으며 “매춘”이었고, 일본의 강제 연행 등은 없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검찰은 2015년 12월 박 교수를 ‘허위 사실을 써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했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박유하는 2심에서는 검찰이 기소한 표현 중 일부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라고 보고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강제 연행이라는 국가 폭력이 조선인 위안부에 관해서 행해진 적은 없다”, “위안부란 근본적으로 매춘의 틀 안에 있던 여성들”이라는 표현이 문제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 문제로 학계에서 논란이 이어지면서 2023년 10월 대법원은 기소 부분이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으로 볼 수 없다며 파기 환송했다. 2024년 4월,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재상고하지 않아 무죄가 확정됐다.

한편, 지난 7월,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김정민)는 2015년 2월 결정된 <제국의 위안부> 출판 등 금지 가처분 결정을 취소했다. 저자 박유하가 책 내용으로 고소·고발을 당한 지 11년 1개월, 법원의 삭제 가처분 결정을 받은 지 10년 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훼손과 인격권 침해 가능성을 이유로 일부 내용이 삭제됐던 책 <제국의 위안부>가 온전히 출판될 수 있게 됐다.[관련 기사 : 박유하 제국의 위안부’, 삭제·수정된 내용 다시 살아난다···가처분 10년 만에 취소]

 

그의 논리는 사법적 판단 아닌 인간과 양심의 법정에서 단죄되어야

 

사법적 판단이라는 형식적 측면에서 보면 박유하에겐 아무런 흠집도 없다. 그는 최종 무죄 선고를 받았고, 삭제 가처분 결정도 취소되었으므로 이제 온전한 내용으로 책을 출판해 판매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법적 판단에서 무죄 판결이 난 것은, 그가 제시한 학문적 주장(‘일본군 위안부’가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으며 “매춘”이었고, 일본의 강제 연행 등은 없었다 등)의 정당성과는 무관하다.

 

재판부는 학문적 주장과 의견을 사법적으로 판단하는 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사회 일각의 지적에 동의하고 그에 동조한 것일 뿐이다. 또 사법적 판단을 피하긴 했지만, 그의 주장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분노와 아픔을 다시 헤집어 낸 2차 가해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 박유하가 2013년에 펴낸 제국의 위안부와 일본 메이지 카쿠인 대학 교수 정영환의 역저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

정영환이 제기한 <제국의 위안부>의 반역사성

 

무엇보다도 학자로서 그는 주장의 근거가 되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오도했다는 역사가들의 통렬한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재일 조선인 3세인 정영환 일본 메이지 카쿠인(明治學院)대학 교수의 역저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는 에두르지 않고 박유하의 논리와 주장을 통렬하게 반박한다. 이 책은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 논란의 전면적이고 종합적인 비판서로 부제가 ‘<제국의 위안부>의 반역사성’이다.

 

정영환은 대체로 박유하의 주장이 사료의 오독, 증언의 자의적 해석과 취사선택, 연구 성과에 대한 잘못된 이해 등에 의해 도출된 억측에 지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실제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는 기왕의 연구와 ‘위안부’들의 ‘증언’을 기대어 자신의 논리를 세워가고 있는바, 정영환은 주관적 독해로 말미암아 그 연결점이 객관적 근거가 되지 못함을 명쾌하게 밝히는 것이다. [관련 글 : <제국의 위안부>, 일본제국 논리로 위안부문제를 재해석했다]

 

박유하에게 공로상을 주겠다는 사실에 대한 비판과 분노에 출협은 백기를 들고, 이 시상을 전면 취소했다. 출협은 “일제 식민 지배를 겪은 우리 국민의 고통스러운 역사와 위안부 할머니들, 또 그의 아픔에 동감하여 활동하고 성원해 온 많은 분의 아픔과 분노를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라며 “국민과 위안부 할머님 당사자들은 물론 함께 염려하고 활동해 온 많은 분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힐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월, 법원의 <제국의 위안부> 출판 등 금지 가처분 결정을 취소에 고무된 박유하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이제야 2억 7천만 원의 배상금 요구와 감옥 혹은 벌금의 국가 처벌로부터의 해방에 이어 군데군데 찢겼던 제 책도 온전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된 셈”이라며 기꺼워했지만, 그의 출판공로상 수상은 불발됐다.

 

 “어이없는 비난”이라며 ‘수상 결정’만으로 보상받았다는 박유하

 

박유하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뒤늦게 페북에서 어이없는 비난들을 봤다”라며 “내가 취소해 달라고 했으니 엉뚱한 곳에 가서 힘 빼지 마시기 바란다. 나는 수상 결정만으로 충분히 보상받았다. 그들에 대한 평가는 후대가 해 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썼다.

 

<제국의 위안부>와 출판공로상 비판에 대해 ‘어이없는 비난’이라고 폄하한 박유하의 의식은 여전히 ‘제국’과 ‘위안부’와 ‘매춘’과 ‘강제 연행은 없다’에 머물러 있다. 비록 수상이 취소되었지만, 박유하는 별로 잃은 게 없다. 오히려 박유하의 ‘학문의 자유와 언론 출판의 자유’를 위한 ‘헌신’에 감읍한 대한출판문화협회만 출판계와 독자들로부터 신뢰를 고스란히 잃었을 뿐이다.

▲ 경북지역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군위군(현재 대구시로 편입)의 평화의 소녀상.

허위가 입증된 램지어의 주장에 동조한 박유하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존 마크 램지어(John Mark Ramseyer)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매춘부(prostitute)”라 칭한 허위 논문 사건은 해당 논문의 1차 근거자료인 ‘조선인 위안부의 계약문서’가 없는 줄 알면서도 조작 논문을 작성, 학술지에 기고하고 게재된 세계적 사건이다. [참고 : 위 김동규 교수의 프레시안 기고문]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2천여 명이 넘는 미국 학자들이 램지어의 주장을 반박하는 연판장에 서명하게 되면서 램지어는 결국 스스로 자기 논문의 허위성을 완전히 인정하고 해당 학술지가 논문 게재를 취소한 바 있었다. 해당 이슈가 개시될 시점에 박유하는 램지어 논문을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정확한 건 말할 수 없지만”이라고 말하면서 (램지어의 주장이) 역사적 디테일에선 크게 틀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램지어가 스스로 “거짓과 허위인 줄 명백히 알면서도” 일본 극우세력의 논리를 복제한 논문을 '숙독'이라는 최소한의 학문적 성실성도 생략한 채 맨 앞 열에서 지지한 것이다. - 위 ‘기고문’ 중에서

 

이미 허위 조작 논문으로 증명된 램지어의 주장조차 부정하지 못하는 박유하의 모습은 그가 <제국의 위안부>를 통해 입증하려는 ‘매춘’과 ‘강제 연행 없음’ 따위의 주장이 허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 줄 뿐이다. 출협이 연출한 이 이 소극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은 여전히 일제의 전쟁범죄를 두둔하면서 각지 평화의 소녀상을 모욕·훼손하고, 일본대사관 앞을 선점하여 수요집회를 방해하고 있는 극우세력이 온존해 온 이유일지도 모른다.

 

 

2025. 10. 5.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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