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강제노역’에 대한 이견으로 이태째 불참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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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키로
한국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이 주관하는 사도(佐渡) 광산 추도식 불참을 결정했다. 추도사에서 일제강점기에 사도 광산에 강제 동원된 한국인 노동자들이 ‘강제 노역’을 했다는 내용에 대한 한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까닭이다. 모두가 일찌감치 예견되던 바다. [관련 기사 : 정부, 일본 사도 광산 추도식 올해도 불참…‘강제성’ 표현에 이견]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2015) 후 일본의 약속 위반은 똑같은 패턴으로 거듭되고 있다. ‘군함도’로 불리는 하시마섬에서 한국인들의 강제 노역 사실을 감추었던 일본은 결국 한국의 반대에 직면하자, 이를 인정하고 정보센터 설치 등을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본은 정작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역사를 왜곡하기까지 했다. 이에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의 개선을 요구했었다. [관련 글 : 다시 불려 나온 군함도, 강제동원 역사 왜곡하는 일본]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행태는 다시 사도 광산 세계유산 등재에서 다시 되풀이되었다. 2022년 신청 뒤 유네스코의 지적으로 이듬해 다시 신청하였고, 한 차례 반려되었다가 강제 동원된 조선인의 강제 노역 역사를 반영하라는 권고를 받은 뒤 2024년에 등재에 성공하였다. 등재에 반대해 온 한국 정부가 일본이 사도 광산과 관련한 전체 역사를 반영하고, 조선인 강제 노역과 관련한 전시물도 설치한다는 조건 아래 등재에 동의해 준 것이다. [관련 글 :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 ‘왕도는 없다’]
그러나 일본은 다시 군함도에서 보여준 약속 위반을 태연히 재연했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입구에 만든 최신 전시 시설인 ‘키라리움 사도’가 아니라 현장에서 2km 떨어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안에 별도 장소를 마련해 전시를 공개했다. 전시는 향토박물관 한구석 여섯 평, 방 한 칸 규모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데, 그 내용은 한국 정부의 동의가 무색한 것이었다.


거듭되는 일본의 약속 위반과 강제노역 부정
전시의 제목은 ‘강제동원’이 아니라, ‘한반도 출신자를 포함한 광산 노동자의 생활’이다. 안내판에는 가혹한 노동조건과 한국인에 대한 차별, 그리고 ‘1944년부터 조선 반도에 <징용>이 도입’됐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한다. 얼핏 보면, 일제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 같지만, 거기엔 “징용은 ‘법령’에 근거, 노동자에 업무를 ‘의무’로 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는 당시 징용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조선인에게 요구한 ‘강제 노동’을 ‘의무’라는 표현으로 왜곡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2015년, 군함도 등재 당시 일본 정부가 조선인에 대한 ‘강제 노동’을 인정한 것에서 명백히 후퇴한 것이었다. [관련 글 : 위치도, 내용도, 제목도 흉내만 낸 사도광산 ‘강제동원’ 전시관]
결국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해에 처음 치러지는 추도식에 한국 정부와 유족은 불참했다. 일본 정부를 대표해 참석하는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전력 논란에다, 일본 정부 대표의 추도사에 강제성을 나타내는 직·간접적인 단어는 없고 외려 강제동원이 합법적이라는 인식이 담기면서다.
그리고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2025년 두 번째 추도식에서도 지난해 상황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한 채 연속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처럼 강제동원 유가족을 위한 별도의 추도식을 사도시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과거사 문제를 현안 논의에 연계 않는다는 현 정부의 투트랙, 문제해결의 실마리 풀까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앞으로 추도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일본 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헤아리고 애도할 수 있도록 일본 측과 계속 협의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의 불참 결정은 일본과 미래지향적 발전을 도모하면서도 과거사 문제에 분명히 대응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대일 ‘투 트랙’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사 문제도 양국 관계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가 앞으로 일본의 진전된 변화를 끌어낼지가 과제로 꼽힌다. [관련 기사 : 사도광산 추도식 또 ‘반쪽’ 개최…정부 “일본 전향적 입장 변화” 촉구]

과거사 문제에 관한 한 일본은 약속 위반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상습범이다. 이들에게는 국제사회의 여론이나 이목도 아랑곳하지 않고,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이미 역사적으로 입증된 사실 관계조차도 부인하고, 자국에 유리하게 왜곡하는 것이다.
일본의 선의에 기대는 윤정부의 대일 ‘물컵 반’ 외교의 끝
전임 윤석열 정부는 “수십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고, “100년 전 일어난 일 때문에 일본에 사과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2023.03.)라며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했었다. 윤석열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안’ 등으로 한·일관계의 정상화와 발전을 강변했다.

이러한 사실상 굴욕적인 저자세 외교를 펴면서 윤석열은 “한국 국익, 일본과 제로섬 아냐…윈윈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박진 당시 외무부 장관은 이른바 ‘물컵 반’ 론으로 일본의 호응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후, 일본의 호응 따위는 없었다.
강제동원 문제에 관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마음 아프지만, 이는 정부 아닌 개인 입장”이라는 개소리를 시전했고, 12차례나 한일정상회담을 치렀지만, 단 한 번도 사과나 반성의 뜻을 표명하지 않았다. 2023년 이후, 강제동원 배상에 일본기업의 참여는 전무했고, 일본 정부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계속되었다.
일본의 <외교청서>에는 독도 영유권 주장이 7년째 이어졌고, 독도 영유권 주장이 23종의 중학교 사회 교과서마다 실렸다. 여성 인권 문제를 논의한 유엔 회의(2024.10.에서, 일본 대표가 “위안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역사적 사실을 정면으로 부인했고, 날 선 공방을 벌인 북한 대표와는 달리 한국 대표는 침묵했다.
컵조차 깨져버린 형국, 과거사 문제는 어디로
그리고 이태째 사도 광산의 추도식 관련하여 한일 정부가 합의 결렬로 불참이 결정된 것이다. 사실상 사도 광산 관련 일본의 약속은 사실상 파기된 것이나 다름없게 된 것이다. 결국 “양보만 하다 일본에 ‘뒤통수’, 물컵까지 뺏긴 ‘물 반 잔’ 외교”(MBC, 2024.11.23.)라는 비아냥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어쩌면 이제 컵조차 깨진 형국이 되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재명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을 치렀지만, 과거사 문제를 따로 논의하지 못했다. 과거사 문제를 현안 논의와 연계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투 트랙’ 원칙을 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론과 피해자 유족은 현 정부가 과거사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가는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붙임 : 관련 민족문제연구소 성명]

2025. 9. 6.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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