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역 코레일 직원 사망 사고 관련 국토교통위원회 현안 질의
지난 5일 오후 8시 37분께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구내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30대 직원이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직원 A씨는 입환(철도 안에서 차량을 이동시키거나 연결·분리하는 작업)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오봉역 코레일 직원 사망 사고 발생, 국토교통위 원희룡 장관의 관점
고용노동부는 감독관을 파견해 해당 작업을 중지시키고, 코레일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코레일에서 발생한 4번째 사망 사고라고 한다.
[관련 기사 : 코레일 노동자 야간작업 중 열차 치여 사망...올해만 4번째]
숨진 A씨의 유가족(여동생)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코레일의 부실한 대응을 고발하며 사고의 진상규명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 8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글에서 오빠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고, 사고 후에 코레일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노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숨진 코레일 직원 유족 “생일 맞아 집에 온댔는데, 싸늘한 주검으로” 울분]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오봉역 등 철도 사고 현안 질의가 이루어졌다. 이 회의에서 원희룡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근무 인력 문제, 안전, 예산 등 지적과 질타에 대해 답변하면서 노동조합에 상당한 책임을 미루었다. 다음은 원 장관의 주요 발언이다.
“국토부와 같이 승인해 인원 확보를 하면서 근무 시간 개선을 하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 압력에 의해 그대로 끌려간 철도공사의 리더십이 심각하다고 본다.”
“안전 인원 3인 1조 근무란 원칙을 자체 용역 결과로 해 놓고 이를 지키지 않고, 현장에서 관철시키지 못한 조직 체계. 코레일 내부 요인 리더십 부재, 이걸 고치지 않고 어떻게 인원과 예산만 얘기하나”
“당장 코레일 사장부터 바꾸지 않고 예산 투입, 인원 추가 투입을 얘기하는 건 원인과 결과가 바뀐 것”, “내부 구조가 밑 빠진 독, 자기 이익만 감싸주는 체계를 고치지 않고는 이런 사고가 계속 나게 돼 있다.”
한편, 어명소 국토부 2차관도 사고 직후 현장을 방문해 “관행적인 안전 무시 작업 태도를 타파하고 안전 습관이 생활이 되도록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었다.
“노조 탓이 윤석열 정부 국정 기조입니까?”
<민중의 소리>에서 만든 영상 “노조 탓 열폭 원희룡에게 묵직한 핵직구 날리는 장철민. 감동이네~”에서 원희룡 장관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교대제가) 자기들의 이익, 그리고 야합하지 않고 제대로 짜여지고 있는지가 먼저 철저히 개선된 후에 자원은 추가 투입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당연히 안전을 확보해야 되는데 인원이 부족해진 이유는 근무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현재 인원들의 근무 형태를 근무제를 바꿔 버렸기 때문에 노조의 압력에 의해서 그대로 끌려간 철도공사의 리더십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고요.”
이에 분노한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남 탓이 윤석열 정권의 국정 기조냐”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질타했다. 그는 원 장관의 인식과 발언에 분노했지만, 목소리를 낮추어 조곤조곤 따졌다.
“장관님, 참사가 발생했을 때 개인 탓하고 현장 탓하고 하는 게 지금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인가요? 계속 그러시는 거 같아서, 개인 탓 현장 탓하고…, 오늘은 노조 탓으로 프레임 잡은 거 같은데, 그게 윤석열 정부 국정 기좁니까? 그러면 재발 방지가 되나요? 사장 바뀌면 재발 방지가 되나요?
차관님이 현장 가셔서 관행적인 안전 무시 작업 태도 타파해야 한다 했다던데 모든 의원님들이 이것 때문에 열 받으신 거 같은데 제가 보기엔 오늘 듣기로는 딱 한 단어만 바뀌면 사실이긴 해요. 관행적인 안전 무시하는 ‘관료’들의 태도가 타파되면 진짜 좀 바뀔 거 같거든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지금 안전을 무시하고 있는 게 현장인가요? 목숨 걸고 이렇게 처절하고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시는 그분들인가요? 그분들이 안전을 무시해서 돌아가시는 거예요? 본인 목숨 걸고 교육이 잘 안 돼 가지고. 그게 돌아가신 분이나 돌아가신 분의 유족에 대한 예의입니까? 그게 리더십입니까?
저는 정말로 자괴감이 느껴져 가지고 질의 준비하는데 맘이 너무 안 좋더라고요. 장관님께서 말씀하신 리더십의 모습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저는 현장에서 진짜 본인들 목숨 걸고 본인들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해서 이 위험한 환경에서도 대한민국의 철도를 위해서 교통을 위해서 일하시는 현장 노동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게, 그게 리더십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까 근본 원인 근본 원인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계속 개인 탓만 하시는데 현재는 그렇죠. 위험한 환경에서 뭔가 적당하지 않은, 이 산재에서는 불완전 행동이라는 전문 용어를 쓰는데 불완전 행동이 위험한 환경에서 이루어졌을 때 사고가 납니다. 근데 불완전 행동이란 막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 그냥 지나가다 넘어지기도 하잖아요. 그냥 지나가다 뭐 떨어뜨리기도 하고 왜냐면 사람이기 때문에 그래서 위험하지 않은 환경을 만드는 게 우리 산업안전 정책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요. 그래서 개인 탓이 전혀 적당하지 않다는 겁니다. 위험하지 않은 작업환경을 만들고 거기에서 일할 권리를 갖게 하는 게 우리의 일이고 관료들의 일이죠. 그게 책임이고 리더십이고요.
그거 중에 뭐 했습니까? 그러면서 장관님은 왜 노조 탓하고 이렇게 탓 탓 탓만 합니까? 본인 탓은 왜 안 하십니까? 그게 리더십입니까? 정말, 정말 황당해요. 우리 인력 문제 얘기합니다. 도대체 얘기도 교대제 탓으로 하시는데 야간근무를 연속으로 했을 때 사고 위험이 증가합니까, 내려갑니까?
노사합의로 위험한 교대제 바꾸는 게 왜 문제입니까
이거 뭐 제가 데이터를 들이대지 않아도 야간근무를 많이 하면 당연히 사고 위험이 증가합니다. 힘들거든요. 굉장히 피곤하거든요. 특히나 야간근무가 예전 같은 경우에 3조 2교대 방식으로 있을 때 저녁 7시에서 다음날 9시까지 이루어졌습니다. 그걸 이틀 연속했습니다. 교대제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구조적인 위험 요소입니다.
그런데 그거를 노사 합의로 위험하지 않은 방안을 찾겠다(목소리가 높아짐) 그런 노력을 한 거를 가지고 노조에 굴복했다니, 지금 너무 위험해서 지금의 교대제가 위험해서 그거를 바꾸어 가려는 노력에 관료들이 중앙정부가 도와줘야죠. 그게 책임이죠. 그게 리더십이죠. 저는 지금의 이 관행적인 안전 무시 국토부 행태가 바뀌지 않으면 기재부 행태가 바뀌지 않으면 사고 또 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아무리 자기 생명과 목숨을 걸고 아무리 큰 헌신을 하고 어떤 긴장을 해도 사고 또 납니다. 그 부분에 대한 반성과 자기 성찰과 근본 구조적인 원인에 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노력, 그게 우리 국회와 정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장 의원이 조곤조곤 따지기 시작하여 말을 맺을 때까지 5분쯤 걸렸는데, 원 장관은 한마디 대꾸도 하지 못하고 줄곧 침묵했다. 장 의원의 낮은 목소리에 실린 분노와 진정성이 느껴지는 발언에 압도당한 것 같았다. 장 의원의 추궁 앞에 사고를 노조 탓으로 돌리고, 노조와 근무제를 합의한, 전 정부가 임명한 철도공사 사장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국토교통부 장관의 황당한 태도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모처럼 가슴을 후려치는 장면이어서 나는 동영상을 여러 차례 반복 시청했다. 그리고 국회 누리집에서 장철민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그는 1983년생, 우리 나이로 갓 마흔이다. 서대전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대전 동구에서 당선하여 21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이다. 공동 발의 외에, 54건의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가운데 이탄희 의원을 눈여겨보고 있는데, 거기에 망설이지 않고 장철민의 이름을 하나 더 보탠다. 그를 뽑은 대전 동구의 유권자를 부러워하면서.
언제쯤 우리 지역에서 표를 던져도 좋을 만한 정치인을 발견하고, 그가 국회에 들어가는 걸 볼 수 있을까. 전국의 대통령 지지율이 30% 미만일 때도 50%에 가까운 지지를 아끼지 않는 이 보수의 본 고장에서 그런 희망은 언제쯤 가능하게 될 것인가.
20220. 11. 13.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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