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 세상에 /퇴직일기37 묵은 책을 버리며 미련도 함께 버리다 서가를 정리하면서 마침내(!) 책을 좀 ‘버리기’로 했다. 크고 작은 서가 여섯 개가 가득 차게 된 게 꽤 오래전이다. 새로 서가를 들일 공간도 없고 해서 칸과 칸 사이의 여백에다 책을 뉘어서 넣거나, 크기가 작은 책은 두 겹으로 꽂는 등으로 버텨왔다. 삼십 년이 넘게 모아온 책이지만 어차피 장서가(藏書家) 축에 들 만한 규모도 아니고, 그걸 추구한 적도 없다. 그러나 조그만 책꽂이에다 꽂으며 불려온 책이 하나씩 들이는 서가를 채울 만큼 늘어나면서 그걸 바라보는 마음이 넉넉해졌던 것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책 읽기의 강박 30년, 책을 버리다 대학 시절에야 워낙 궁박한 처지여서 책도 마음대로 한 권 못 샀고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곤 했다. 매달 책을 사서 읽게 된 것은 초임 발령을 받아 아이들을 가르치게 .. 2019. 2. 22. 이전 1 2 3 4 다음